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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는 '흰색'으로 뭉쳤다

민경원 기자
민경원 기자

[LA중앙일보] 발행 2018/01/30 미주판 4면 기사입력 2018/01/29 20:55

브루노 마스 6관왕
정치색 논란 속에
시청률 21% 급락

28일 뉴욕에서 열린 그래미 시상식에서 케샤(첫줄 왼쪽에서 셋째)와 비비 렉사·신디 로퍼·카밀라 카베요·안드라 데이·줄리아 마이클스가 함께 노래하고 있다. [연합]

28일 뉴욕에서 열린 그래미 시상식에서 케샤(첫줄 왼쪽에서 셋째)와 비비 렉사·신디 로퍼·카밀라 카베요·안드라 데이·줄리아 마이클스가 함께 노래하고 있다. [연합]

이번엔 검은 물결 대신 흰 장미가 넘실댔다.

28일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제60회 그래미 시상식에는 가슴에 흰 장미를 단 가수들이 잇따라 무대에 올랐다. 올해 초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검은 드레스 차림을 주도 화제가 된 성폭력 근절 단체 '타임스 업(Time's Up)'에 연대와 지지를 표현하기 위함이었다.

올해 60돌을 맞아 15년 만에 LA대신 뉴욕에서 열린 그래미는 장소만 바뀐 것이 아니었다. "백인 편향적"이란 세간의 평가를 의식이라도 하듯 브루노 마스(33)에게 '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등 본상 4개 중 3개를 안겼다.

팝.록.포크.컨트리 등 백인 중심 음악에서 벗어나 R&B를 부르는 푸에르토리코.필리핀 혼혈로 하와이 태생인 가수를 택한 것이다.

2016년 11월 발매된 3집 '24K 매직'으로 '베스트 R&B 앨범' 타이틀곡 '댓츠 왓 아이 라이크(That's What I Like)'로 '베스트 R&B 송' 등 이날 6관왕을 차지한 브루노 마스는 "15살 때 하와이에서 노래하던 순간이 떠오른다.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 1000여 명이 즐겁게 춤추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이번 앨범으로 그때처럼 사람들을 기쁨에 넘치게 하고 싶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음악의 장'을 넘어 '정치의 장'이 된 올해 그래미에는 다양한 이슈가 화두에 올랐다.

성추행.성폭행을 당한 경험을 털어놓는 미 투(Me Too) 캠페인처럼 이날 케샤는 자신의 경험담을 담은 '프레잉(Praying)'을 부르다 결국 눈물을 보였다. 그 곁에선 화이트 수트.드레스를 차려 입은 신디 로퍼.카멜라 카베요.줄리아 마이클스.안드라 데이 등 다양한 연령대 여성 뮤지션이 서로 끌어안으며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여성.흑인.장애인 등 다양한 소수자를 위한 무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뒷이야기를 담은 책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를 낭독하는 코미디 영상에서 정점을 찍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이 등장해 "그는 오랫동안 독살당할까 봐 두려워했다. 그가 맥도널드 햄버거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다" 등 책 내용을 읽으며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 트럼프의 정책을 조롱했다.

한편 올해 그래미 시상식의 시청률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29일 나타났다. 유력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은 전날 TV에서 방영된 그래미 시상식을 1764만 명이 시청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과 영국의 '디바'로 불리는 비욘세와 아델이 공연했던 지난해 그래미 시상식 때의 시청자 2600만 명보다 21%나 하락한 수치다.

폭스뉴스는 "시상식에 참석한 스타들은 즐기는 듯 보인 반면 시청자들은 '정치적 장난'에 흥미를 잃은 듯 보였다"고 논평했다.

의회전문지 더힐도 "그래미상 시청률이 정치적 논란에 휘말린 '의식'에 하락했다"고 지적했고 TV위크는 "그래미 시청률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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