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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의 잔혹 복수극 "상상만 해도 죄책감 들었다"

영화 '7년의 밤'서 악역 변신
외동딸 학대하는 아버지 맡아
격투신서 귀 연골 찢어지기도

"촬영 당시 세 살이던 딸아이가 분장한 제 사진을 보곤 '괴물, 괴물' 하더군요. 아빠인 걸 못 알아보고요."

악역으로 스크린에 돌아온 배우 장동건(46·사진)의 말이다. 28일 개봉한 영화 '7년의 밤'(감독 추창민)에서 그가 연기한 오영제는 댐으로 생긴 외딴 저수지 주변 세령마을에서 왕처럼 살아온 유력자다. 자신이 학대하던 나어린 외동딸 세령(이레 분)이 평범한 가장 최현수(류승룡 분)의 차에 치어 호수에 유기되자 잔혹한 복수에 나선다.

장동건은 파격적인 외모 변신으로 '조각 미남' 이미지를 지워냈다. M자형으로 날카롭게 벗어진 이마, 헝클어진 파마머리 등이 예고편부터 화제가 됐다. "변신을 위한 변신처럼 보일까봐 우려했는데, 테스트 해보니 그럴싸하게 어울렸어요. 10개월 동안 면도칼로 밀다 보니 제 머리 같았죠."

영화의 바탕은 정유정 작가의 2011년 베스트셀러 소설. 개봉에 앞서 23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장동건은 "개인적으로 영화화 판권을 알아보기도 했을 만큼 원작 소설을 재밌게 읽었다"면서 "처음부터 오영제 역을 점찍었다"고 귀띔했다. "정서적으로는 오영제가 더 악인이지만, 법적 책임으론 최현수의 형량이 훨씬 무거워요. 인물 사이에 뒤집어진 아이러니가 흥미로웠죠. 한편으로 오영제의 비뚤어진 심리가 이해하기 어려워 자꾸 더 생각이 났어요."



실제 아빠로서 아이를 학대하는 역할을 해내기란 쉽지 않았다. 그는 "상상만으로 죄책감이 들었다"고 했다. 세령마을로 낙점된 촬영지는 전북 완주군의 상관저수지 일대. 그는 "물안개 낀 풍경이 컴퓨터그래픽(CG)로 그린 듯이 소설과 비슷해 연기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소설이 한순간 실수를 저지른 성실한 가장과 사이코패스의 쫓고 쫓기는 스릴러였다면, 영화는 폭력을 대물림한 아버지들의 집착과 트라우마가 한층 강하게 극의 정서를 지배한다. 원작의 장르적 긴장감을 기대한 팬이라면 평가가 갈릴 만하다. 가장 달라진 부분이 오영제 캐릭터다. 원작에선 무감정의 냉혈한으로 묘사된 그에게 영화는 사랑했던 아내에 얽힌 새로운 사연을 부여한다. 정유정 작가는 영화가 재해석한 그를 두고 "짠내 나는 악당"이라 표현했다.

장동건은 "관객이 그와 (그에게서 아들을 지키려는) 최현수 중 누구를 응원해야 할지 딜레마에 빠질 만큼, 오영제란 사람을 설득시키고 싶었다"면서 "매 장면 감정을 열어두고 진심으로 이해가 갈 때까지 반복해 촬영하며 한계를 밀어붙였다"고 했다. 최현수와 격투 장면 중 오른쪽 귀 연골이 찢어져 40바늘을 꿰매면서 귀 모양이 조금 달라진 것도 그에겐 "훈장" 같았다. "배우로서 나 자신이 좀 식상하다 느꼈을 때 '7년의 밤'이 찾아왔다"는 그는 "지금껏 내면 심리를 이렇게까지 고민한 역할은 처음이었다"고 했다.

올해 장동건은 한층 바빠진다. 사랑받아온 주특기와 새로운 시도가 어우러진다. 4월에는 전설적인 변호사로 분한 드라마 '슈츠'로 6년 만에 안방극장을 두드린다. 중국 스타 당예흔과 호흡을 맞춘 로맨스 드라마도 대기 중이다. 연중 개봉할 사극 영화 '창궐'에선 괴물이 출몰한 조선에서 왕권을 노리는 병조판서 역으로, 다시 악역에 나선다. 올 초에는 1인 기획사를 설립했다. "마음에 드는 제3세계 영화를 국내 소개한다든가, 연기 이외의 일들을 가볍게 도전해볼" 참이다. "요즘은 책을 보고 아이들 훈육법도 새로 배우고 있어요. 영화라는 범주 안에서도 또 다른 재미와 보람을 찾아가고 싶습니다."


나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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