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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크린으로 보는 레이디 가가의 매력

브래들리 쿠퍼의 연출력, 가가의 연기 합격점
두 스타의 케미로 예술가의 사랑과 고뇌 그려

스타 탄생(A Star Is Born)
감독: 브래들리 쿠퍼
출연: 브래들리 쿠퍼, 레이디 가가
장르: 드라마, 뮤지컬
상영시간: 135분


'팝디바'로만 막연히 알고 있던 레이디 가가가 재즈풍의 노래를 부르는 걸 우연히 듣고는 순간 전율을 했던 개인적 경험이 있다.

그 시간 이후 레이디 가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특별히 그녀의 저음 톤의 목소리에 매료되었다. 그러던 중, 2016년 8월 레이디 가가가 '스타 탄생'에 캐스팅에 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녀를 배우로서 빅스크린에서 만나게 된다는 사실은 그녀의 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또한 브래들리 쿠퍼의 감독 데뷔작이어서 영화를 기다리는 팬들의 설렘이 더했다.



아무리 고전이라 해도 한 편의 영화가 3차례나 리메이크되기란 결코 흔치 않다. 영화 스타 탄생은 1937년 최초로 뮤지컬로 처음 세상에 나왔고 그후 1954년, 1976년에 리메이크로 제작되었다. 2011년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비욘세를 주연으로 3번째 리메이크 계획에 들어갔지만 비욘세의 임신으로 중단되었다.

그간 남자 주인공에는 크리스챤 베일, 톰 크루즈, 쟈니 뎁,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이 물망에 올랐다. 제작사 워너브라더스가 브래들리 쿠퍼에게 이 영화를 감독 데뷔작으로 안겨 준 것은 2016년의 일이다.

로버트 드 니로가 한동안 가가의 아버지역으로 거론되었지만 결국 앤드루 다이스 크레이에게 돌아갔다.

영화는, 노래에 놀라운 재능을 가졌지만 인정받지 못했던 무명 가수 앨리가 공연을 하던 바에서 우연히 톱스타 잭슨을 만나게 되고 자신의 모든 것을 사랑해주는 잭슨의 도움을 받아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다는, 전형적 멜로드라마이다.

앨리는 자기 안의 열정을 폭발시키며 최고의 스타로 거듭난다. 잭슨은, 자신도 몰랐던 앨리의 잠재력과 스타로서의 재능을 그녀로부터 끌어 내어 찬란한 빛을 발휘하는 스타로 만들지만, 자신은 어린 시절의 상처와 예술가적 고뇌로 인해 알코올중독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비참한 패자로 전락해간다.

뻔할 것 같은 전개이지만 주연 배우 쿠퍼가 만들고, 신인감독 쿠퍼가 주연을 연기한 이 영화는 레이디 가가가 지닌 개성을 백분 활용하여 심상치 않은 리메이크를 만들어 냈다.

정작 놀라운 것은 레이디 가가의 가창 실력이 아니라 쿠퍼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기타 연주에서 엿보게 되는 그의 음악적 재능이다. 쿠퍼의 연기에는 영혼이 담긴 번민의 모습과 캐릭터의 내면에 깔린 진정성이 배어있다. 그의 무르익은 연기가 가가를 이끌어간다.

영화는 원작에서 보았던 사실적 스토리 전개와 직감적인 낭만주의적 톤을 그대로 지니고 있으면서도 단순한 재탕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원작을 바탕으로 또 다른 '스타 탄생'을 탄생시켰다. 쿠퍼와 가가가 이루어낸 케미는 2018년 가장 감성적인 영화 중 하나로 거론될 게 분명하다.

무엇보다도 레이디 가가의 매력에 한껏 빠질 수 있는 작품이다. 그녀는 노래와 자연스러운 연기로 팬들의 눈과 귀를 녹인다. 화장기 없는 얼굴, 의외로 적은 그녀의 체구에도 무대 위에서 발산하는 그녀의 매력은 가히 폭발적이다.

원작을 능가하는 리메이크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원작에 견줄만한 작품성을 지닌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아카데미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벌써부터 조심스레 점쳐진다. 작품상과 여우주연상, 주제가상의 유력 후보로 언급될 것이 틀림없다. 제75회 베니스 영화제 비경쟁 부문 출품작.

"나를 찾아낸 그대, 우리 모습 이대로 영원할 거야" 라고 노래하는 앨리의 독백에는 스타로서 인기를 누렸지만 외로운 영혼이었던 싱어송라이터 잭슨 메인의 서글픈 인생이 담겨있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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