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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아리 두께 얇아지면 근감소증, 다리 부으면 심부정맥 이상 신호

근육량 가장 빨리 주는 부위
고혈압·당뇨병·치매 발병 연관
신체 활동량 유지…감소 막아야

'건강의 뿌리' 다리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건강관리에도 유효하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건강을 제대로 챙기기 어렵다. 우리 몸에서는 다리가 그렇다. 건강 측면에서 다리가 품은 가치는 어느 신체 부위 못지않다. 다리에는 의외로 전신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질 높은 정보가 담겨 있다. 하지만 겨울철에는 실내·외를 불문하고 꽁꽁 싸매게 돼 상태를 확인하는 데 소홀하기 쉽다. 겨울철 다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건강 체크 포인트를 소개한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줄고 근력이 떨어진다. 힘이 없어 활동량이 줄면 섭취한 에너지(포도당)를 충분히 소모하지 못해 비만과 고혈압·당뇨병의 위험이 커진다. 심장 질환, 치매, 뇌졸중 역시 근육 감소와 관련돼 있다. 이런 '근감소증'을 가장 빨리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다름 아닌 다리다. 경희대병원 어르신진료센터 원장원 센터장(가정의학과)은 "다리는 근육 감소가 가장 빨리 시작되는 부위"라며 "이를 예방해 신체 활동량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거의 모든 병을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check point 1
다리 둘레로 가늠하는 근감소증




근감소증이 다리부터 시작되는 건 근육의 독특한 성질 때문이다. 일반인은 걷고 뛰는 등 짧은 활동을 할 때 다리를 쓴다. 이를 위해 다리 근육도 버티는 데 쓰이는 '지근'보다 빠르게 힘을 쓰는 '속근'이 주를 이룬다. 속근은 지근과 비교해 단련하기 쉽지만, 반대로 쓰지 않으면 더 잘 빠진다. 체내 근육의 70%가량이 몰린 다리는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보통 근감소증을 진단할 땐 전신 근육량·보행능력·악력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한다. 그러나 최근 근감소증을 다리 둘레만으로 손쉽게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제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한국에서 열린 '헬스케어 콩그레스'에서 일본 도쿄대 이이지마 가쓰야 교수가 소개한 '핑거링 테스트'다. 핑거링은 양손의 검지와 엄지를 이어 만든 동그란 원을 가리킨다.

핑거링의 크기와 종아리의 가장 두꺼운 곳에 두께를 비교해 근감소증의 위험도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실제 이이지마 교수팀이 일본의 65세 고령층 2011명을 평균 45개월 추적 관찰한 결과 종아리가 핑거링보다 굵은 그룹을 기준으로 ▶딱 맞는 그룹은 2.4배 ▶부족한 그룹은 6.6배나 근감소증 위험이 컸다. 이이지마 교수는 종아리 굵기가 핑거링보다 굵지 않으면 근감소증 확률이 높다고 봤다.

만일 핑거링 테스트에서 근감소증 위험군에 속하면 계단 오르기, 수영 등 근력 운동을 충분히 실천하고 붉은 살코기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가까이 하는 게 좋다.

check point 2
정강이부터 가려우면 피부 건조증


다리가 가려울 땐 몸의 수분이 부족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겨울에 흔한 피부 건조증도 다리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정강이 바깥쪽에서 시작된다. 가려움증이 정강이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토피 피부염과 구분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강북삼성병원 피부과 남재희 교수는 "다리는 피부 보습을 담당하는 피지가 적게 분비되고 건조한 공기에 노출되기 쉬워 건조증에 취약하다"고 말했다. 건조증일 때 가렵다고 오래, 자주 씻는 건 오히려 증상을 악화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피부를 자극하는 샴푸·비누 등도 적게 쓰는 게 좋다. 이렇게 했는데도 가려움증이 지속하거나 유독 발목·정강이 부위만 심하게 가렵다면 반대로 더 잘 씻어야 한다. 무좀 때문일 수 있어서다. 무좀은 발이 진균(곰팡이)에 감염돼 생기는 질환이다. 불에 가까울수록 열기가 세듯, 발과 가까운 다리에 곰팡이가 과민 반응(이드 반응)을 유발해 가려움증이 심해질 수 있다. 남재희 교수는 "다리만 가렵다고 오는 환자 10명 중 8명은 무좀 환자다. 건조증·무좀과 상관없이 깨끗이 씻고 난 후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이 가려움증을 관리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추천했다.

check point 3
다리 혈색·부기 혈관 상태 점검


추운 겨울은 혈관이 수축돼 급성심근경색·뇌졸중 등 혈관 질환이 생기기 쉽다. 문제는 혈관 건강을 눈으로 확인하기 쉽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리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중앙대병원 혈관외과 김향경 교수는 "심장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혈액 공급량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혈관은 하나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다리에 문제를 보이면 심장·복부 등 주요 혈관도 손상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리 혈관이 막히면 피부색이 변하고 다리가 붓는다. 먼저 피부색은 다리 혈관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다. 동맥이 막히면 피가 아래로 내려가지 못해 다리가 하얗게 변한다. 반면 정맥 질환일 땐 혈액이 올라가지 못하고 붙잡혀 다리가 빨개진다.

다리가 붓는 것은 정맥이 막혔을 때다. 정맥 질환일 땐 혈액이 몰려 혈관이 튀어나오거나 다리가 붓는다. 흔히 알려진 '하지 정맥류'를 떠올리면 쉽다. 정맥은 동맥보다 혈류량이 적어 전신 건강까지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단 갑자기 피부가 빨개지고 눈에 띄게 붓는다면 응급 상황이므로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몸 깊숙한 곳에 있는 큰 정맥(심부정맥)이 피떡으로 막혀 피부 바깥쪽에 혈액이 쏠리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김향경 교수는 "심부정맥 혈전이 폐를 막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며 "하지 정맥류는 작은 정맥의 문제라 크게 위험하지 않지만 심부정맥 혈전증은 즉시 항혈전제 등 응급처치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말했다.

장기 기능이 떨어져도 다리가 붓는다. 특히 '몸속 정화조'로 불리는 콩팥(신장)이 약해지면 세포 사이의 수분(체액)이 하체로 쏠려 다리가 붓는 증상이 나타난다. 고대안암병원 신장내과 김명규 교수는 "한쪽 다리만 부으면 혈관 질환을, 양쪽이 다 부으면 혈관·신장 질환을 모두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동맥이 막히면 다리에 차가운 느낌이 들고 근육에 산소·영양분이 공급되지 않아 통증이 생긴다. 일정한 거리를 가면 근육이 지쳐 더는 걷지 못한다. 다리 동맥 질환은 심장에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사진=프리랜서 김동하


박정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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