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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내 성범죄 이제 꺼내놓고 얘기하자"

[LA중앙일보] 발행 2018/08/21 종교 22면 기사입력 2018/08/20 18:37

[윌로크릭교회 논란으로 본 교회 성범죄]
SNS에는 피해 사례 속속 올라와
교회 성범죄 은폐되기 쉬운 환경

최근 열린 남침례교단(SBC) 연례 회의에서 목회자들이 교단내에서 발생한 성범죄에 대한 방지 대책을 협의한 뒤 피해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AP]

최근 열린 남침례교단(SBC) 연례 회의에서 목회자들이 교단내에서 발생한 성범죄에 대한 방지 대책을 협의한 뒤 피해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AP]

교인들도 목사의 성문제 함구해
남침례교단은 무관용 정책 시행

문제 발생하면 전문가 도움 필요
교회로부터 독립된 기관이 조사


요즘 미국 교계는 빌 하이벨스 목사(윌로크릭교회)의 과거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크다. <본지 8월14일자 A-22면>. 한국 역시 한 대형교회에서 미주 한인 교계 출신의 1.5세 목회자가 교인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드러나면서 오늘날 교회내에 잠재돼 있는 목회자의 성문제가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목회자 개인의 일탈 원인부터 교회가 성문제를 수습하는데 있어 미흡한 대처까지 각종 문제를 담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교계의 유명 여성 인사 140명은 '침묵은 영적인 게 아니다(#silence is not spiritual)'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 여성 교계 인사들은 "아직도 교회내에서는 성폭력 이슈를 공개적으로 나누는 일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며 "성폭력에 대항하기 위한 행동과 피해 사례를 밝히는 일을 교회 공동체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견해가 다수"라고 지적했다.

이는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 Tooㆍ나도 당했다)' 캠페인이 종교계로도 확산되면서 '처치투(#Church Tooㆍ교회에서도 당했다)' 운동으로까지 번지는 계기가 됐다.

처치투 트위터에는 피해 경험담이 그 수를 일일이 세기 힘들 정도로 올라왔다. 그만큼 교계내 숨겨진 성폭력의 실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성역으로 인식되는 종교 기관의 특성과 비밀스러운 성문제가 엮이면 '진실'이 드러나기란 쉽지가 않다.

이번에 불거졌던 빌 하이벨스 목사의 의혹도 그랬다. 30여년 전의 일이 이제서야 수면으로 올라온 것은 그만큼 교회 내에서 발생하는 성문제가 은폐되고 덮여지기 일쑤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통계로도 뒷받침 된다.

기독교 여론조사 기관인 라이프웨이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목회자의 부적절한 행동을 인식했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13%의 응답자만이 "조사 과정을 모든 교인에게 밝혀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73%의 응답자가 "조사할 동안 철저히 비밀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비밀리에 진행되는 조사가 얼마나 철저하고 독립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

빌 하이벨스 목사에 대한 성추행 의혹 역시 피해자의 제보가 접수되자 교회 측은 4년 전 비밀리에 내부 조사를 실시했었다. 지난 3월 시카고트리뷴이 이를 보도하기 전까지 윌로크릭교회 교인들이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심지어 당시 교회 측은 여러 의혹에 대해 조사를 펼쳐 자체적으로 증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최근 구체적인 피해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이 교회는 조사가 독립적이고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점을 인정했다.

그렇다면 성문제가 불거졌을때 교회가 이를 자체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절차나 한점의 의혹도 없이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을까.

최근 한국의 온누리교회에서 불거진 논란을 보면 수습 과정에 있어 문제 해결 보다는 논란을 덮기에만 급급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교회는 재빨리 해당 목회자를 해임시키고 공개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그동안의 모든 일들이 사과문에 담긴 '불륜'이란 단어 하나로만 규정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LA지역 김모 목사는 "그 문제 하나만 덮는다고 다음번에 교회내에서 그런 일이 또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느냐"며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은 당연하고 사과문에서 그칠게 아니라 그동안의 문제를 철저히 조사한뒤 이 결과를 교인들에게 정확히 발표해야 또다른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교계 내에서 성문제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 보다 전문적인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노범영 카운슬러는 "교회들을 보면 상담 등 목회자들이 본인들의 전문 분야가 아닌데도 그런 것을 쉽게 생각하는 경우를 본다"며 "특히 성범죄와 관련해 피해자와 상담을 할 때는 비전문가가 상담을 하는 것을 매우 주의해야 하며 차라리 교회가 상담기관 등과 연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미국 최대 교단인 남침례교단(SBC)에서도 20여년 전 교단 내에서 발생했던 목회자의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이 드러나 논란이 됐었다.

이때 SBC에서 차세대 리더로 떠오르고 있는 데이비드 플랫(39) 목사는 이번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처음부터 법집행기관 및 외부 기관에 이번 사건을 의뢰했다.

이번 사건을 대하는 교단이 주관적일수 있다는 판단하에 독립적인 외부 기관에 철저한 조사를 일임시키는가 하면, 교회내 성적 문제에 대한 무관용 정책을 다시한번 천명하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다.

실제 처치투 운동이 일어나자 미국 교계에서도 그동안 다소 미흡했던 성문제 대처를 다시한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토런스 지역 다인종교회 출석중인 레이 김(라이트하우스교회)씨는 "요즘 미국 교계에서는 '미투' '처치투' 운동에 대해 곳곳에서 칼럼과 자성의 목소리, 성폭력 예방책 수립 등의 여론이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특히 한인 교인들은 그런 문제가 발생했을때 교회 이미지 훼손을 걱정하는데 그보다는 성범죄에 대한 심각성부터 인식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성범죄 방지를 위한 공적 논의와 성폭력에 취약할 수 있는 종교계 현실에 새로운 제도적 방지책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데이브 노 목사(어바인)는 "성희롱, 불륜, 남녀차별 등 각종 성관련 문제는 성별과 직분에 상관없이 어느 종교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며 "사실상 종교계는 사회 기관과 성격이 달라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절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미비하고 이에 대한 예방책이나 교육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게 현실이라서 이번 기회에 그런 부분을 새롭게 논의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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