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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빛을 사랑한 모네의 43년 그림 속 마을

지베르니(Giverny)

모네가 살던 집은 현재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모네가 살던 집은 현재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클로드 모네(Claude Monet)는 86세까지 장수한 화가다. 젊어서는 여러 곳을 전전했다. 그러나 마지막 43년은 지베르니라는 작은 마을에서 살았다. 바로 노르망디 레지옹 동쪽 끝에 위치해 있는 마을이다. 모네의 집으로 가는 길은 고즈넉한 시골길이다. 길가의 한 카페가 보인다. 모네가 친구들과 앉아 커피를 마시던 곳이다. 앞에는 빨간 파라솔이 있는 가든 카페도 있다. 모네가 살던 집은 현재 박물관으로 운영된다. 모네가 좋아한 분홍색과 초록색의 예쁜집이다. 박물관 내부에는 일본 그림과 일본 도자기가 여러 개 진열돼 있다. 젊은 시절 모네는 일본 채색판화(우키요에)에 크게 심취했었다. 당시 우키요에는 파리만국박람회를 통해 유럽에 전해졌다. 이때 모네를 비롯한 인상파 화가들은 깊은 인상을 받았다. 모네의 집에 일본인들의 방문이 유난히 많은 이유다.

대나무 숲을 지나면 일본식 홍예교가 있는 연못이 나온다.

대나무 숲을 지나면 일본식 홍예교가 있는 연못이 나온다.

에트르타, 르아브르, 트루빌, 옹플뢰르, 루앙 대성당 등 늘 야외에서 그림을 그린 모네. 생활이 조금 나아지자 그는 점찍고 있던 지베르니에 둥지를 틀었다. 그리고는 직선형 패턴의 화단을 만들고 수 천 개의 꽃을 정원에 심는다. 데이지와 양귀비, 장미와 코스모스 그리고 희귀한 품종의 꽃들이다. 그는 돈이 들어도 새로운 품종을 찾았고 친구들도 모네를 도왔다. 그는 '내가 버는 돈은 모두 정원 가꾸는데 들어 간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정원이 아름답다는 소문이 나자 '전원생활' 잡지사에서 취재한 후 극찬하기도 했다. 1890년, 모네는 집 아래에 있는 넓은 땅을 구입한다. 이곳에 그는 작은 수로를 만들고 주위에는 대나무, 버드나무, 등나무 등을 심었다. 연못에는 군데군데 수련도 심었다. 후에 수련은 멋진 군락을 이루게 된다. 모네는 흐뭇해 하며 연못 위로 일본식 홍예교까지 만들었다. 이제 모네는 날씨에 관계없이 원하는 그림을 실컷 그릴 수 있었다. 수련, 붓꽃, 모네의 집 정원, 뱃놀이, 일본풍 다리 등이 모두 이곳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연작인 루앙 대성당도 1882년과 1883년 사이에 그린 것이지만 마무리는 이곳에서 했다. 울창한 나무 사이 연못 위로 수련의 아련한 모습이 보인다. 모네의 정원은 정말 아름답다.

지베르니에는 모네의 정원 외에도 인상파 미술관(Musee des Impressionnismes Giverny)이 있다. 프랑스 인상주의 예술의 영향을 받은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는 곳이다. 산뜻한 현대식 건물에는 미국의 대표적인 인상파 화가들과 모네의 자화상 등 많은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미술관을 나오면 장미, 튤립 등 다채로운 꽃들로 꾸며진 정원이 나온다. 모네의 정원만큼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뒤뜰로 가니 건초더미(Les Meules)가 몇 개 보였다. 그림으로만 보던 건초더미를 미술관 뒤뜰에서 본 것이다. 모네는 1891년 이곳 들판에서 건초더미를 그렸다고 한다. 건초더미가 있던 장소에 인상파 미술관이 세워진 것이다. 모네는 지베르니로 이사하고 몇 년 후부터 건초더미 연작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는 여러 개의 캔버스를 놓고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그렸다. 햇빛과 대기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색채의 변화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미술품 수집가와 관람객들은 건초더미 작품에 열광했다. 모네는 25개의 건초더미 작품을 비롯 모두 2500점이 넘는 회화, 데생, 파스텔화를 남겼다.

지베르니의 인구는 모두 500명이다. 그러나 지베르니를 방문하는 관광객은 매년 60만 명이 넘는다. 이것은 노르망디에서는 몽 생 미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방문객이다. 만약 모네가 이곳에 이사하지 않았다면 지베르니는 프랑스의 평범한 시골로 남았을 것이다. 현재 지베르니의 주민 중 약 25%는 모네의 집 또는 미술관에 직장을 갖고 있다. 모네 덕분에 살고 있는 것이다.




곽노은 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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