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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직접 피해지역 아니면 집값 영향없어

지진과 집값 연관성

타주 강진 때 가주 리스팅 가격 하락 한 달 만에 회복
구매 결정 자체보다 내진 설계 새집 선호 때문에 타격


최근 남가주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 4일 리지크레스트에서 규모 6.4 지진이 발생했고 하루 뒤 규모 7.1 지진이 이어졌다. 규모 7.1은 뒤에 6.9로 수정됐지만 20년 만의 강진은 잠시 잊고 있던 '빅원'의 공포를 되살렸다.

흔히 빅원은 가주의 태평양 해안선을 거의 평행을 이루며 750마일 뻗어있는 샌안드레아스 단층에서 발생하는 규모 8.0 이상의 지진을 가르킨다. 더욱이 샌안드레아스 단층은 샌프란시스코와 LA, 샌호세 같은 남가주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지역을 지난다.

물론 이번 지진은 샌안드레아스 단층과는 무관하다. 진앙에서 가까운 리지크레스트를 제외하면 당장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리얼터닷컴의 대니엘 헤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리지크레스트 지역에서는 단기적으로 주택 시장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피해를 본 주민으로 가까운 곳에서 주거지를 마련하려 할 것이기 때문에 인근 지역은 반짝 호황을 누릴 수 있다.

리지크레스트를 제외하면 남가주 다른 지역의 부동산 시장에서 지진의 영향은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진이 주는 충격과 공포를 우려한다. 12일에도 리지크레스트에서는 규모 4.8 지진이 발생했다.

남가주에서 다시 강한 지진이 발생하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이 없다고 장담할 수 없다. 부동산 전문 사이트 옥션닷컴의 대런 블롬퀴스트 부사장도 이를 우려한다.

노스리지 지진처럼 직접적인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도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지진 단독으로 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여건과 맞물려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금의 상황이라면 너무 비싼 집값 때문에 망설이던 이들이 주택 구매를 단념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집값 하락 속도는 조금 빨라진다.

2016년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은 지진이 집값 하락에 영향을 준 사례를 분석했다. 셰일 가스 채굴이 늘면서 지진 활동이 급증한 오클라호마 지역을 대상으로 연구 결과 진도 4.0~5.0의 지진이 발생했을 경우 집값은 3~4% 하락했다. 진도 6 이상의 지진 발생 시 집값은 9.8% 이상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해 규모 7.1 지진이 발생한 앵커리지의 경우 결과가 복잡했다.

질로우의 제프 터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당시 앵커리지 부동산 시장은 전년도와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다. "강진이 발생했지만 앵커리지 지역의 매물은 급증하지 않았다. 실제로는 지진 발생 이후 매달 리스팅이 줄었다." 반면 이 지역의 집값은 지진 이후 하락세를 보였는데 집값과 매물 사이의 연관성은 분명하지 않았다.

푸에르토리코 사례는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투자 심리가 집값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허리케인 마리아가 쓸고 간 푸에르토리코에서는 집값이 폭락했다. 당연해 보이는 현상이긴 하지만 투자자들이 떠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자연재해가 미치는 심리적 위축은 캘리포니아에서도 있었다.

최근 텍사스 A&M 대학의 아미르 페크라자드 교수가 발표한 최근 논문은 이를 잘 보여준다. 논문에 따르면 다른 주에서 강진이 발생했을 때 캘리포니아 부동산의 리스팅 가격은 3% 떨어졌다. 하지만 이런 집값 하락 효과는 지진 발생 한 달 뒤에는 사라졌다.

일반적으로 집값이 떨어지는 원인은 두 가지다. 매물 증가와 수요 감소다. 대규모 직접 피해가 아닌 이상 지진이 집값에 미칠 우려는 시장 전체로 볼 때 시간 차이가 있을 뿐 결국 사라진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비싼 집값과 생활비를 피해 캘리포니아를 이들이 늘었다. 한데 이들이 가장 많이 가는 곳이 오리건주와 워싱턴주다. 두 곳 모두 가주처럼 지진 위험 지역이다. 부동산 구매자들의 첫 번째 회피 요인이 지진이 아니라는 것이다. 캘리포니아로 이주해 오는 이들 중 최대 그룹 중 하나는 외국인이다. 이들이 캘리포니아가 지지 위험 지역임을 모르진 않을 것이다. 터커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주에서 집을 살 때 지진 위험은 결정적인 고려 요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지진이 주택 구매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면 집을 살 것이냐 말 것이냐가 아니라 어떤 집을 살 것이냐는 선호 주택 변화라고 예상했다. 지진이 걱정된다고 해도 집을 안 사는 것이 아니라 내진 설계가 된 집을 선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헤일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오래된 집이 새집보다 싼 데는 (내진 설계 같은) 최신 장치들이 없는 것이 반영됐다"며 "잠재적인 지진 피해를 우려하는 구매자들은 내진 설계가 된 새집을 선호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안유회 기자 ahn.yooho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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