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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 RYU! 월드시리즈 방불한 '샤베스 러빈'

[LA중앙일보] 발행 2018/08/18 스포츠 3면 기사입력 2018/08/17 20:39

류현진 복귀전 현장

20년동안 '다저 블루'의 사령탑으로 재직한 토미 라소다 전 감독(오른쪽)과 지니 버스 레이커스 구단주가 15일 열렬히 응원을 보내는 가운데 류현진(작은 사진)이 볼을 닦으며 상념에 잠겨있다. [AP]

20년동안 '다저 블루'의 사령탑으로 재직한 토미 라소다 전 감독(오른쪽)과 지니 버스 레이커스 구단주가 15일 열렬히 응원을 보내는 가운데 류현진(작은 사진)이 볼을 닦으며 상념에 잠겨있다. [AP]

지난해말 경험했던 샤베스 러빈(협곡)의 우렁찬 함성이 되돌아왔다. 4만5000관중이 외치는 'RYU! RYU!' 함성이 마치 '우'하는 야유로 착각될 지경이었다. 가주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는 6이닝 무실점 호투가 비록 불펜진의 방화로 승리가 날아갔지만 결과보다는 과정이 빛을 발했다.

이날 날씨는 선선한 편이었다. 수용능력 5만6000석으로 30개 구단 가운데 최대이자 펜웨이 파크.리글리 필드에 이어 56년으로 3번째 오래된 '샤베스 협곡' 다저 스타디움. 차이나타운 인근 좁은 도로가 빈 스컬리 애비뉴까지 주차비(25달러)를 내려는 차량들로 혼잡스러웠다. 개인적으론 34년전 LA올림픽 한일전 관람을 위해 처음 방문한 이후 2009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일본과의 결승전에 구원등판했던 류현진을 처음 봤다. 당시 1실점, 연장 분패를 초래한 상황에 대해 "김인식 감독님이 믿고 맡길수 없을 정도로 내가 못 던졌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분패 이후 오랫만에 찾은 야구장 입구에서 자원봉사자가 눈짓으로 인사하며 쪽문을 열어준다. 가장 높은 9층 톱텍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고소공포증 환자에게는 어지럼증을 유발할 정도로 가파르지만 한눈에 저 멀리 주차장까지 잘 보인다. 1994년 충청도 출신의 한양대생으로 한인 첫 빅리거인 박찬호 투수가 다저스와 계약한 직후 '나는 이곳에서 반드시 메이저리거로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던 바로 그 장소이기도 하다. 이제 류현진이 그 정신을 잇고 있다.

5층서 식음료가 제공되는 VIP용 클럽 스위트룸은 가수 싸이.토크쇼 호스트 래리 킹 등이 다저스 홈경기때마다 애용하는 곳이기도 하다. 우익수쪽 '트라토리아'는 토미 라소다 전 감독이 지분을 갖고 있는 파티용 이탈리아 식당으로 유명하다. 중계 캐스터 역시 브룩클린 시절부터 67년동안 개근해왔던 빈 스컬리가 은퇴하고 류현진과 동갑인 조 데이비스로 바뀌었다.

자신의 피칭 기풍처럼, 부드럽지만 꺾어지않는 '버드나무' 류가 105일만에 등판한 15일은 마침 광복 73주년일이기도했다. 팀 역시 5연패 늪에 빠지며 내셔널리그 3위로 추락한 상황이다. 2013~2014년 이후 어깨 수술 등으로 풀시즌을 안정적으로 제대로 소화해본 적이 없다. 물론 가장 답답했던 것은 본인 자신이었을 것이다. 7개월전 결혼, 아직 신혼으로 스토퍼의 임무를 띄고 등판한 류현진은 긴장한 듯 1회초에 19개의 많은 볼을 던졌지만 결국 6이닝동안 89개의 볼로 무실점으로 임무를 마쳤다. 그러나 경기 내내 굳은 표정으로 일관하며 볼 하나하나에 신중을 거듭했다.

3개월만에 마운드에 오른 '류뚱'을 보기위해 한글로 '류현진'이라 새겨진 99번 티셔츠를 입은 타인종들도 눈에 띄였지만 박찬호의 61번은 전혀 찾아볼수 없어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했다. 1994~2001년까지 다저스의 에이스로 8년간 뛰었던 박찬호의 포스터는 라디오 코리아 부스에서만 보였고 경기장 외벽에는 빠져있었다. 빅리그에서 일본인 동료 노모 히데오보다 많은 승리를 거두었는데도 텍사스 레인저스로 떠난 이후 제대로 된 대접이 아쉬웠다.

상당수 관람객들은 '하이트' '모델로' 맥주캔을 파는 종업원에게 가격을 묻고 '14달러'라고 대답하자 "말도 안돼"라며 포기하는 모습도 보였다. 또 7층의 브루클린 피자가게는 다저스의 뉴욕 시절 명칭을 본딴 곳으로 인기가 여전했다.

이밖에 프레스룸에서 근무하는 마리아 로드리게스는 출장 온 일본 기자가 식당에 들어오자 "무료식사가 6회부터 제공되기 때문에 지금 안된다"고 충고했다가 말을 못알아 듣는다며 통역을 부탁하기도 했다. 재기에 성공한 류현진은 이제 만31세로 올시즌 후 자유계약 신분이 된다. 6년전 입단식에서 존경하는 박찬호 선배의 빅리그 124승 돌파 목표는 다소 어렵겠지만 오는 10월 30년만에 처음이자 통산 7번째 월드시리즈 패권을 노리는 팀에 잔류할지, 떠날지 벌써부터 거취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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