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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구글 왜 중국군 돕나" AI 패권 방어나선 미국

중국에 인공지능 연구소 문 열자
미 정계 "미국에 위협" 연일 비난

"미국 극초음속 무기 중국에 뒤져"
피차이 CEO "미군 위해 헌신할 것"

순다 피차이(47)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7일 워싱턴으로 갑자기 소환됐다. 조셉 던포드 합참의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구글이 중국 인민해방군을 돕는다"는 혐의를 씌웠기 때문이다. 피차이는 두 사람을 잇따라 면담한 뒤 "구글은 중국군이 아니라 전적으로 미군을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던포드 의장은 앞서 상원 청문회 등에서 2017년 말 베이징에 문을 연 구글 AI센터를 콕 집어 겨냥했다. "구글의 중국 사업이 간접적으로 중국군을 돕고 있다"며 "구글의 인공지능(AI) 벤처가 중국군에 혜택을 주고 미군의 경쟁력 우위에 도전을 야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16일 트윗에서 "구글은 미국이 아니라 중국과 중국군을 돕는다. 끔찍한 짓"이라고 가세했다. 구글을 향한 공세는 구글이 AI 윤리를 앞세워 미 국방부 드론 자동 영상 감시 사업(프로젝트 메이븐)에서 철수한 데 대한 불만과 동시에 미·중 AI 패권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담은 것이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민군융합 2025' 프로젝트의 추진 위원장을 직접 맡아 중국 인민해방군의 지능화를 추진하고 있다. 수십억개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자가학습 능력을 갖춘 AI 기술을 접목해 차세대 무인 자동무기 개발뿐 아니라 미래 지능전 시대에 대비해 군대 구조, 전술까지 혁신하겠다는 전략이다.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31일 공산당 정치국원 전원이 참석한 AI 학습 모임에서 "중국이 차세대 AI 기술 개발을 선도해 반드시 핵심·원천 기술을 손안에 넣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중국 국무원은 2030년 AI 최강국을 목표로 한 '차세대 AI 발전계획'에서 "중국은 모든 유형의 AI기술을 고도화해 신속하게 국방혁신 분야에 편입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시 주석이 앞서 나가자 트럼프 대통령도 2월 "AI 주도권 유지가 미국 경제와 국가 안보에서 최상의 과제"라며 'AI 이니셔티브'를 발표해 뒤따라 갔다. 연방정부 자원을 AI 연구개발에 집중 투입한다는 내용이다.

던포드 합참의장은 "시 주석은 민군융합으로 군대와 산업 간의 장벽을 허물었다"며 "미 첨단 기업이 중국에서 사업을 하면 자동적으로 회사 내 공산당 조직이 만들어지고, 지식재산은 군으로 흘러가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내 미국 AI 벤처에 대한 우려는 소비 패턴 등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권위주의 정부가 자국 국민을 통제하는 것을 돕는다는 점과 중국군이 실리콘밸리가 개발한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중국군 AI 굴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던포드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이미 로버트 워크 전 국방부 부장관은 "미·중 간 AI 경쟁은 우열을 가리기 힘든 아슬아슬한 상황"이라고 했을 정도다. 폴 셀바 합참 부의장은 "미국이 극초음속 무기와 전자전 분야에선 이미 중국에 뒤처졌다"고 평가했다.

극초음속 무기는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가 지난해 11월 의회 보고서에서 주목한 최신 중국의 첨단 군사기술 4가지 중 첫 번째다.

중국은 지난해 8월 처음으로 극초음속 활강비행체(HGV) 싱쿵-2호를 마하 6(시속 7344㎞)으로 비행 시키는 데 성공했다. 발사체와 분리할 때 발생한 공기충격파로 목표까지 활공하도록 하는 시험이었다. 미국의 보잉은 2013년 같은 극초음속 웨이브라이더 X-51A형을 마하 5.1로 비행하는 시험을 한 바 있다. 별도로 중국은 2017년 11월 둥펑-17호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극초음속 비행체에 탑재해 발사하는 시험도 두 차례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주군을 창설하며 레이건 시절 '스타워즈' 계획을 부활시킨 가운데 중국의 항우주(Counterspace) 무기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2월 중국이 첫 민군겸용 우주왕복선 탕페이-1호 시험 발사를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미중 위원회는 "우주왕복선은 이론적으로 근접 우주 궤도로 지구를 몇 시간 만에 돌며 전통적 대공방어가 불가능하며 미국 우주자산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무인무기 체계도 고도화하고 있다. 중국의 민간 기업이 지난해 5월 시안 상공에서 1374대 회전익 드론을 띄워 정교한 대형 비행에 성공했다. 중국은 같은 달 마카오에 세계 최대 무인함정 연구 시설 건립을 발표한 뒤 남중국해에서 56대의 무인 함정이 대형을 유지한 채 장애물을 피하며 미 항공모함 모양 등으로 운항하는 시험을 선보이기도 했다.

중국은 AI와 로봇공학을 접목해 자율 전투가 가능한 드론을 개발, 수출까지 하고 있다. 중국 군사기업이 개발한 블로피시-A2는 고정 목표에 대한 탐지·정찰 및 정밀타격 능력을 갖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에 이미 수출한 데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과 수출 협상을 벌이고 있다.

그레고리 앨런 신미국안보센터 선임연구원은 "AI를 자율 군사로봇에 적용하는 것을 넘어 전투 지휘통제에 활용하는 데 관심을 쏟고 있다"며 "2016년 이세돌 9단이 구글 알파고와 바둑에서 패한 게 계기가 됐다"고 소개했다. 신장 지역에선 이슬람 테러 기도를 적발하는 데 AI 기술을 실제 활용하고 있다.

왕닝 중국 무장경찰부대 사령관은 지난해 10월 베이징 샹산포럼에서 "신장에서 AI 빅데이터를 활용해 1200개 테러 음모를 공격 계획단계에서 적발했다"며 "스마트 시티 시스템과 안면 인식 프로그램으로 테러 조직원을 식별하고 장소를 찾아낸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중국은 자체 개발한 AI 감시 기술을 중남미·아프리카 및 아시아 국가들에 수출도 하고 있다.


정효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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