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폐·혼돈·기업 편향…‘트럼프 실정’ 쟁점화

바이든 ‘4가지 실정론’ 공격
“한국에서 검사 늘릴때 방치”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사진) 전 부통령 측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실패를 부각하기 위해 ‘4C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네 가지 키워드는 ‘중국 정부(Chinese Government)’, ‘은폐(Cover-up)’, ‘혼돈(Chaos)', '기업 편들기(Corporate Favoritism)’이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대선 정국을 집어 삼켜버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실정론’을 쟁점화함으로써 승기를 잡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22일 이러한 여론전 전략 내용이 담긴 바이든 캠프 문건을 입수해 보도했다.

‘트럼프의 코로나바이러스 실패 관련’이라고 돼 있는 A4 5쪽 분량의 이 ‘메모’는 바이든 캠프가 민주당 전략가와 당직자, 대외홍보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전날 보낸 것으로, “많은 이들이 트럼프와 바이러스에 대해 어떤 식으로 이야기해야 할지에 대한 캠프 차원의 지침을 문의해왔다”는 문구로 시작된다. 이 문건은 “트럼프는 상상할 수 없는 고통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으며, 이 점을 분명하고 결연하게 미국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에 대처하는데 있어 도널드 트럼프가 한 실수는 셀 수 없이 많다. 그리고 그는 그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러한 혼란상을 파헤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실패와 관련, 4C에 초점을 두고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뒤늦게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섰지만, 정작 초기 국면에서 중국 정부의 주장을 믿고 위험에 대해 눈을 감아버렸다는 점,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축소·묵살하고 대응을 지연시켰다는 점, 대응 과정이 혼선의 연속이었다는 점, 손실을 우려한 대기업들의 로비에 넘어가 국방 물자생산법(DPA) 발동에 늑장을 부렸다는 점 등이 문건에 나열된 반트럼프 여론전의 4대 포인트이다.

특히 바이든 캠프의 여론전 지침에는 ‘한국’도 등장한다. 문건은 “우리의 동맹인 한국과 같은 다른 나라들이 검사 역량을 총동원, 늘려나가는 동안 도널드 트럼프는 중국 공산당의 주장을 믿고 100년 만에 온 최악의 보건 위기를 맞아 ‘무단외출 상태’였다”면서 “그리고 지금 무고한 사람들이 아무런 잘못도 없이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한국의 대응을 모범사례로 대비시키기도 했다.

이 문건은 또한 여론전에서 사망자 통계 및 실업률을 강조하라는 지침을 제시했다. 4만명이 넘는 미국 국민이 코로나19로 인해 목숨을 빼앗겼다는 점과 역사상 전례없는 속도로 수백만개의 일자리를 잃고 있다는 점을 내세워 유권자의 정서를 자극하라는 득표 전술인 셈이다. 바이든 캠프측은 코로나19 사태가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의 리더십을 대비시켜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11월 대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득점 요인이 되길 희망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