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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과일보 등 ‘반중’ 처벌 속도전…트럼프 “홍콩은 지옥 될 것”

민주 인사 탄압, 뜨거워진 홍콩 사태
신문 사주 라이는 ‘지오다노’ 창업자
체포된 지 이틀 만에 보석 석방
중, 예외 없이 법 집행 경고하며
장기 구금 따른 비난 모면 포석

지난 11일 지미 라이 빈과일보 회장이 구금된 홍콩 몽콕경찰서 앞에서 지지자들이 신문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11일 지미 라이 빈과일보 회장이 구금된 홍콩 몽콕경찰서 앞에서 지지자들이 신문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홍콩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 회장이 지난 12일 경찰서에서 풀려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홍콩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 회장이 지난 12일 경찰서에서 풀려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홍콩 사태가 다시 가열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홍콩 민주 진영에 대한 탄압을 본격화하면서다. 지난 10일엔 반중 언론 매체의 사주와 민주화 인사들이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잇따라 체포됐다. 홍콩 안팎에서는 지난달 시행된 보안법에 따른 본격적인 탄압의 신호탄이란 해석이 나온다. 국제사회도 바짝 긴장하면서 중국의 전략과 속셈에 대한 분석이 한창이다. 홍콩 사태가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홍콩의 민주화 진영도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예상보다 일찍 탄압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외신들은 홍콩 경찰이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黎智英) 회장을 체포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에 비판적인 언론사에 대한 본격적인 압박이란 점에서다. 라이 회장은 지난 10일 체포된 뒤 지난 12일 새벽 보석으로 석방됐다. 이틀 만에 풀려나긴 했지만 홍콩 당국이 언론사 사주까지 구금하고 나선 것은 “반중 인사는 누구를 막론하고 엄격히 다루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란 해석이다. 2014년 홍콩에서 발생한 대규모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의 주역인 아그네스 차우(周庭) 등도 체포됐다가 다음날 석방됐다.

이번 사건을 두고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대홍콩 전략을 몇 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첫째, 예외 없이 법을 집행하겠다는 경고다. 홍콩 보안법이 시행된 만큼 반중 인사와 매체의 위법 행위를 반드시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둘째, 기존의 장기간 인신 구금을 반복하며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예상과 달리 구속 직후 보석을 허용한 것도 이 때문이다. 셋째, 인권 보장 등을 통해 공정한 법 집행 이미지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석방된 라이 회장이 BBC 등 서방 언론들과 자유롭게 인터뷰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의도에서다.

AP통신 등은 “최근 홍콩 상황을 보면 중국 정부가 국제사회의 시선을 상당히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하지만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될 땐 과거처럼 강하게 앞뒤 보지 않고 밀어붙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에 맞서 홍콩의 민주 진영도 투쟁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특히 보안법 시행으로 활동이 위축된 상황에서 서방의 적극적인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라이 회장도 중국 정부에 대한 경고와 함께 서방의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전날 미국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온라인 생방송에서 “홍콩의 자유를 위한 투쟁을 미국이 지지해 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어 “국제사회의 노력은 서구의 가치에 반하는 중국의 행동과 태도를 변화시킬 것”이라며 “중국이 서구의 가치에 동화하지 않으면 국제·무역·정치·외교에서의 평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업가 출신인 라이 회장은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를 창업해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1989년 톈안먼 시위 때 유혈 진압을 보고 미디어 산업에 뛰어들었다. 90년 넥스트 미디어에 이어 95년 빈과일보를 창간했다. 94년엔 톈안먼 시위를 강경 진압한 리펑(李鵬) 총리를 비난했다가 중국 본토에 있는 지오다노 매장의 문을 닫아야 했고 결국 의류 사업을 접었다. 2014년 우산혁명과 지난해 송환법 반대 시위에도 적극 참여했다. 지난해 미국을 방문했을 때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을 만났으며 이는 미국의 ‘홍콩 인권법’ 제정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산혁명을 이끌었던 차우도 지난 10일 체포된 이후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보석으로 석방된 뒤 “지금까지 네 차례 체포됐는데 이번이 가장 무섭고 힘들었다”며 “내게 왜 보안법 혐의가 적용됐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콩 보안법은 정치적 탄압을 위해 악용되고 있다. 홍콩의 자유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우는 디즈니 영화 ‘뮬란’의 주인공인 배우 유역비(劉亦菲)와 비교되면서 유명세도 타고 있다. 영화에서 외적과 맞서 싸우는 역할을 맡은 유역비는 지난해 홍콩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한 홍콩 경찰을 지지해 비난을 받았다. 인터넷에는 ‘진짜 영웅은 유역비가 아닌 차우’라는 글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차우는 조슈아 웡(黃之鋒)과 함께 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인 인물로 꼽힌다. 2011년 웡과 함께 학생운동 단체 ‘학민사조’를 결성한 뒤 이듬해 79일 동안 이어진 우산혁명을 주도했다. 이로 인해 ‘학민여신’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최근의 홍콩 상황에 국제사회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중국은 홍콩을 장악할 수 없다”며 “홍콩은 중국이 운영할 경우 절대 성공할 수 없다. 홍콩 시장은 지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실도 “국제 인권법과 홍콩 기본법이 보호하는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홍콩 당국은 이번 (민주 인사 체포) 사건을 재검토하기를 촉구한다”는 성명을 냈다.

이에 대해 중국 국무원의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은 “(반중 인사들에 대한) 체포를 적극 환영한다. 이들은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폭력을 선동했다”고 반박했다. 홍콩 경찰도 민주 인사들과 관련된 시민단체와 온라인 기부자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익재 기자,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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