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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에세이] 이자율 인상과 재정계획

지난해 12월 13일 연방 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연준)이 기준 금리를 0.25% 인상했다. 오는 2월 3일로 4년의 임기가 끝나는 연준의 자넷 엘렌 의장의 마지막 미팅이라고 할 수 있는 그 날의 연준 회의에서, 시중은행 간의 일일 결제에 적용되는 'Federal Fund Rate'를 1.25% 내지 1.5%로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10년 전 재정위기 후 거의 제로 수준으로 내려갔던 이자율을 경기회복과 동시에 지금까지 다섯 차례 인상한 셈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로 증권 시장의 움직임이 보여주는 것과 같이 현재 경제성장이 계속되고 있고 실업률이 낮으며, 앞으로는 공화당이 주도하는 세제 개혁으로 세금이 인하돼 소비가 증가하면 경기가 과열될 우려가 있다. 그래서 연준에선 올해에도 세 차례나 이자율을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빚을 진 국민들이 이자율 상승에 직접적으로 마이너스 영향을 받는다. 크레딧 카드의 평균 이자율은 13%나 되는데, 0.25%의 인상된 이자율이 그대로 크레딧 카드에 반영될 것이다. 미국의 가구당 크레딧 카드 잔고에 대한 이자 지급액이 연 평균 904달러인데, 0.25%의 이자율 인상으로 이자액이 919달러가 된다고 한다. 이자율이 계속 올라가면 이자 부담이 더 늘어날 것이다.



어떤 크레딧 카드는 프로모션을 위해 몇 개월간(보통 6개월) 이자 부담없이 크레딧을 주기도 하는데, 여기서 자금을 빌려 잔고가 있는 크레딧 카드의 빚을 갚고, 이자가 적용되기 전에 그 빚을 청산하면 이자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주택담보 융자(Home Mortgage Loan)는 그 상환기간이 15~30년의 장기여서, 단기 이자율의 영향을 덜 받는다. 작년에 'Fed Rate'가 세 차례 인상됐으나, 모기지론 이자율은 4% 미만으로 유지됐었다. 일반적으로 10년 만기 국채(U.S. Treasury Note) 이자율이 주택 모기지 이자율에 영향을 주는데, 금년에는 아무래도 모기지 이자율이 오르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

주택 모기지론을 가진 주택 소유자, 그 중에서 변동 이자율(Adjustable Rate)을 가진 가정에서는 연방 준비은행의 이자율 상승으로 모기지 부담액이 늘어날 확률이 높다. 중앙은행이 올린 이자율은 모기지 은행에 그만큼 부담을 주고, 이 부담은 은행의 고객들에게 그대로 전가될 것이다.

모기지 이자율이 상승하면 주택 구매가 줄어든다. 줄어든 구매는 주택 가격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치므로 주택 가격이 하락하게 된다. 더구나 지난 연말에 상하 양원을 통과한 개정 세법으로 주택 모기지론의 이자 공제에 상한선(융자액 75만 달러까지)이 생겼고 홈에쿼티론(Home Equity Loan)에 대한 이자가 세금공제 되지 않으므로, 주택시장은 불리한 여건을 갖게 됐다.

학자금 융자(Student Loan)를 갚아야 할 사람들은 두 가지 경우에 놓이게 된다. 고정이자율의 정부 융자는 전혀 변동이 없고, 일반 시중은행에서 빌린 학자금 융자는 점진적으로 이자 부담이 늘어날 것이다. 일반 은행에선 고정이자율보다는 변동이자율의 학자금 융자를 주로 제공하므로, 이제부터 융자를 해야 하는 학생이나 학부모에겐 이자율 상승이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소비자 융자 중에서 자동차 론(Auto Loan)은 이자율 변동에 그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되어 있다.

지난해에는 4년 내지 5년 만기의 자동차 융자에 4.5% 미만의 고정이자율이 적용돼 왔다. 평균적으로 10대의 새 차 구입시 8대는 자동차 딜러, 자동차 제조회사와 연계된 은행, 또는 리스를 통해 융자를 확보하는데, 이자율의 상승으로 판매가 감소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동차 제조회사와 딜러들이 몇 가지의 인센티브를 적용하는 것이 관례로 돼 있다. 즉 이자율이 인상돼 월간 상환액이 거의 오르지 않도록 판매가에 디스카운트를 적용하면, 매상감소와 마켓 쉐어의 축소를 방지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이자율 인상은 유가증권에 투자하는 사람들께도 영향을 미친다. 금리가 인상되면 채권 값이 내려간다. 소유한 장기 채권을 매각하면 손실이 발생하고, 채권 중심의 뮤추얼 펀드는 시장 가격이 인하된다. 대신 은행과 같은 금융업계는 이자율 상승으로 이익이 증가하여, 이들의 주식 가격은 올라간다.


김창수 / CPA·KEB하나은행 USA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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