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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고통은 어디서 오는가?

필자가 원불교 예비 교역자 시절, 어느 봄철에 이마에 무엇이 나기 시작했다. 돌기 같은 것이 생겨 외출하는 데 신경이 쓰이고 가렵기까지 했다. 원광대학교 병원 피부과 전문의를 만나보니 의사도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겠다며 조직 검사를 권했다. 조직 검사 후에도 의사는 여전히 그 피부병이 무엇인지 정확하지 않다고 말하며 어떤 연고를 주면서 한번 발라보라고 했다. 그러나 연고도 별 효과가 없어 몇 달 후 대구에 있는 부모님 집 근처 한의원에 가서 얼굴에 솟아난 것의 이유를 물으니 한의사는 진맥 후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근본적으로 신장과 방광이 약하고 화기가 올라와서 생긴 것이니 무엇보다 잘 쉬는 것이 중요하며 약 처방도 크게 필요 없다”는 것이다. 필자는 그럴듯한 말이라 생각하고 두 달 정도 잘 쉬니 얼굴에 생겼던 것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우리는 어떤 문제나 고통을 당할 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필자의 경험처럼 피부에 드러난 현상만 보고, 피곤하여 생긴 근본 원인을 알지 못해 결과적으로 치료를 힘들게 할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며 인간 관계 혹은 금전적 문제 등 제반 고통을 당하고 사는데 이러한 고통과 어려움의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 대종사는 “낙을 버리고 고로 들어가는 원인”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1. 고락의 근원을 알지 못함이요 2. 가령 안다 할지라도 실행이 없는 연고요 3. 보는 대로 듣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자행 자지로 육신과 정신을 아무 예산 없이 양성하여 철석 같이 굳은 연고요 4. 육신과 정신을 법으로 질박아서 나쁜 습관을 제거하고 정당한 법으로 단련하여 기질 변화가 분명히 되기까지 공부를 완전히 아니한 연고요”라고.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와 낙의 ‘근본’ 원인을 잘 모르기 때문인 것 같다. 성경에도 “너희가 나를 아는 지식이 없으므로 망한다”고 했고,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이고 주요한 계명이다”고 쓰여 있다.

우리가 받는 모든 고통은 결국 내가 몸과 입과 마음으로 지은 것의 결과, 즉 ‘인과의 진리’를 확실히 깨달아 믿고 있는가에 우선 달려 있다. “네가 심은대로 거둔다”는 성경의 말씀처럼, 인과의 원리는 종교적 신념이기 보다는 우주의 운영 원리이다.

필자가 현재 근무하는 원다르마 센터는 미국 현지인을 위한 명상 센터이다. 그래서 필자는 정기적으로 영어로 설교를 해야 한다. 9년 전, 일요일에 한 설교를 직접 녹음하여 듣게 되었는데, 많은 부분에 있어서 영어발음이 정확하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 크게 당황한 적이 있다. 그 후 R과 L 발음을 유념, 구분해서 내고, W 발음을 할 때 입을 둥글게 내는 등 하나하나를 유념해서 발음교정 연습을 했다. 처음에는 서른 살이 넘어서 말하는 영어를 시작했는데 발음 교정이 과연 가능할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하나씩 고치면서 꾸준히 노력한 결과 지금은 발음 문제를 거의 극복했다.

각자의 인생에 닥친 고통의 표면적인 이유만을 보지 말고 근본 원인을 잘 살펴보자. 진리를 공부하고 정당한 법에 의지하여 하나씩 습관을 바꾸고 기질을 변화시키자. 이것이 근원적으로 우리의 행복과 불행, 성공과 실패에 직결된다는 것을 깊이 깨닫자. 성자와 현인들은 우리가 어떤 길을 걸으면 자유와 행복으로 다다를 수 있는 것인가를 이미 가르쳐주셨다. 그 길을 걷고 안 걷고 하는 것은 결국 우리 각자의 몫이다.


유도성 / 원다르마센터 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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