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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그리운 어머니

사랑 초 잎으로 열고 닫고
수없이 조각낸시간들

음습한 공포의 소문으로
미리 질려버린 일상에
어머니 기일은 빈 문패로
속으로만 적신다



뜨거운 목소리에 선잠으로
철새들 날갯짓 따라
바람으로 뒤척이는데

어디에 어떻게 하나
무엇에 기대어 세울 수 있나

아버지 연각에 이름 새기고
목탁 소리염불 소리로
하얗게 태워버리는 기별에
합장하는 동쪽 하늘

시름시름 애끊는 가슴은
부르기도 전에 먼저
그리운 어머니


박선원 / 시인·웨스트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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