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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파헤치기<83>

이형우 부장
이형우 부장

[시애틀 중앙일보] 발행 2009/07/01 미주판 2면 기사입력 2009/07/01 11:22

매도프와 부동산시장 그리고 신뢰
"부동산시장 피해액 아직 계산도 못 해"

버나드 매도프(Bernard Madoff)가 역사상 최대규모의 투자사기 혐의로 기소된 후 뉴욕의 맨해튼 지방법원에서 자신에게 적용된 11개 금융사기혐의를 모두 인정하자 재판장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법원에는 매도프에게 사기당한 피해자 50여명이 지켜보고 있었다.

올해 70살인 매도프. '최고 150년 형이 선고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이때부터 흘러나오기 시작했는데, 매도프는 결국 자신의 변호사가 주장한 12년의 10배가 넘은 150년형을, 지난 6월 29일 애누리없이 모두 선고 받았다. 그의 남은 인생은 700만 달러짜리 뉴욕의 고급 콘도가 아니라 이제는 차디 찬 구치소로 바뀌었다.

매도프의 사기는 형태로 보면 간단하다. 이른바 '다단계 폰지 사기(Ponzi Scheme)'라는 것인데 큰 수익을 준다고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후 나중에 투자한 투자자의 돈으로 앞서 투자한 투자자의 수익을 약속대로 주는 방식이다. 밑에서 빼서 위를 막는, 카드 돌려막기같은 방법이다. 실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언젠가는 자금이 고갈된다. 매도프는 나스닥 증권거래소 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어 그를 의심하는 투자자는 없었다.

피해자의 규모와 거대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와 뉴욕 메츠 구단주 윌폰 가문, 지금은 파산한 GM의 자회사 GMAC 에즈라 머킨 회장 등의 피해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졌고, 각 나라의 국영기업체와 은행, 보험사들도 천문학적인 숫자를 손해 봤다. 한국의 대한생명보험 등 한국 금융권 피해액도 거의 1억달러에 이른단다. 전체 피해액은 500억 달러에 달한다. 서브 프라임으로 초토화된 미국의 금융시장은 매도프의 활약(?)으로 불을 더 지핀 꼴이 됐다.

특히 빌빌거리던 미국의 부동산 시장은 그의 아귀에서 놀아났다. 피해를 본 부동산 업계들은 건설사, 개발업자, 건설 투자회사, 은행 등 개인보다 회사, 유독 상업용 부동산 관계회사가 많다. 당장 투자금 회수도 문제지만 매도프를 통해 투자된 돈을 담보로 대출을 추진중이던 각종 건설계획까지 포함시키면 추가 붕괴도 예측할 수 있다. 검찰은 아직 전체 피해규모도 계산해내지 못 한 모양이다.

매도프의 사기사건이 금융시장에 끼친 가장 큰 피해는 '돈보다 신뢰의 몰락'라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다. 매도프 자신이 월가의 한복판에서 활동하던 거물이었다는 점이 그렇고, 매도프가 20년 가까이 폰지사기를 계속 이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적발해 내지 못 한 금융 단속기관이 그대로 존재한다는 점이 그렇다. 앞으로 월가의 투자는 누구에게 맡기며 누구를 신뢰할 수 있는가라는 신뢰도 추락문제는 당분간 해결되지 못 할 것 같아 보인다.

매도프가 불을 붙인 부동산^금융시장의 불안감, 신뢰도 추락문제로 미국의 경기는 적어도 1년은 더 후퇴했다는데, 본인은 150년을 반성하며 개인의 죄를 사함받을 수 있다손 치더라도 그때문에 뒷걸음질 친 역사의 1년은 누구에게 보상받을 수 있을까.

leehw@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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