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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특집]학교 밖에서 하는 공부 ‘홈스쿨링'

[밴쿠버 중앙일보] 기사입력 2007/01/04 16:10

“교육의 선택기회로 정부가 공식 인정”


교육 시스템과 자치단체.지역사회의 지원 제대로 갖춰져
캐나다 학부모들의 합리적인 치맛바람 “우리의 교육을 위하여”

[2007 새해특집] 학교 아닌 학교 밖 공부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학교가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고 의지하기 보다는 직접 자신의 자녀를 가르치는 부모들의 적극성에서 배울 점이 많다.
공교육 시스템과 조화롭게 자녀를 직접 가르치는 캐나다의 홈스쿨링 시스템을 들여다 보았다.

이명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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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주의 홈스쿨링(Homeschooling)은 주 정부에 의해 합법화되었다.
‘합법화’라는 말은 홈스쿨링이 교육의 선택권 중의 하나로 정부에서 인정했다는 의미다.
이는 학교에 가지 않더라도 부모가 직접 혹은 다른 대안 교육시스템에 의해 공부하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의미다.


우선 자신의 자녀가 학교를 다니지 않고 홈스쿨링을 하기로 했다면 캐나다에서는 그 사실을 공식적으로 등록을 해야 한다.
공립학교든 사립학교든, 아니면 온라인 교육시스템이든 학생이 홈스쿨링을 한다는 것을 등록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또한 홈스쿨링은 유치원부터 12학년(K-12) 학생에 이르기까지 모든 학령기에 가능하다.


이런 등록 과정을 통해 각 주의 교육부는 홈스쿨링의 학생 수를 파악하고 그에 대한 자금을 지원한다.
일반 학생의 경우 1년에 지원되는 자금은 캐나다화로 350 달러, 그러나 홈스쿨링 학생은 이의 절반에 해당되는 175 달러를 지원 받는다.
단 공립학교나 어떤 독립적인 학교(사립학교 포함)에 등록을 했을 때 지원이 된다.
아무런 등록 없이 홈스쿨링을 한다면 정부에서는 파악이 안되며 지원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한국과는 달리 지방 정부, 즉 주 정부의 자치권이 크므로 홈스쿨링 역시 각 주의 교육법에 의해 규정되고 운영되고 있다.
국가에서는 가장 원초적이고 기본적인 교육 방식이라는 홈 스쿨링에 대해 인식을 가고 있으며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다.
지역 단위인 커뮤니티 별로 홈스쿨링 관련 단체들이 결성되어 있으며 공립 도서관이나 교육부의 자료, 지원 프로그램들도 활성화되어 있다.


<학교에 적응 못하거나, 너무 뛰어나거나>

첫째 부류는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다.
단체 생활에 힘겨워 하거나 규칙적인 학교 시스템에 맞지 않는 경우, 혹은 학업이 부진해 따라가기 힘든 경우,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는 경우 등을 들 수 있다.


공립학교 시스템이 모든 학생들에게 최선일 수는 없으며 학교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 정도로 민감하고 소심한 성격이라면 학교는 오히려 학생에게 해가 될 수 있다.


둘째 부류는 평범한 학교 프로그램에서 공부하기에는 부족할 정도로 뛰어난 학생의 경우다.
흔히 말하는 영재성이 있는 학생은 그 능력을 더욱 발휘하기 위해서 개별적인 특별 교육이 필요할 수도 있다.


또한 어떤 특별한 분야에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경우 그 부분에 집중하는 교육을 해주고 싶을 때 일률적인 학교 교육을 떠난 다른 대안 교육을 생각하게 된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미국의 귀족층 홈스쿨링 - 훌륭한 개인교사를 과목별 채용해 특별 교육하는 방식 - 도 이 유형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셋째는 종교적인 이유를 들 수 있다.
캐나다의 공립학교는 종교와 관련된 교육 프로그램을 금지하고 있다.
독실한 크리스천들은 자신만의 종교적 철학 하에서 자녀들을 교육시키고 싶어한다.
기존의 종교재단 사립학교 보다는 종교적 바탕 하에서 자신의 가정만의 특별한 교육을 시키고 싶을 때 홈스쿨링을 선택하고, 비슷한 종교적 신념을 가진 가족끼리 그룹을 만들어 사회성을 보완해 나가는 게 보통이다.


그밖에 부모의 직업이 이동이 많아 해외 곳곳을 이동해야 하는 경우 자녀의 교육 스케줄을 신축성 있게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선택하는 경우, 해외 주둔 군 가족의 경우도 불가피하게 홈스쿨링을 이용해 캐나다식 교육을 시키기도 한다.

또한 교육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간의 유대 관계라는 관점에서 가정을 교육의 장을 만들어가는 젊은 부모들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온라인에 의해 평가 받고 졸업인증서도 수여>

캐나다의 홈스쿨링 학생들은 부모의 교육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온라인 교육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어 부모의 교육 외에도 온라인을 통한 진도, 평가, 담당 교사의 조언과 지도도 병행할 수 있다.


부모의 교육의 자유는 좀 침해 당할지 모르겠지만 수백 달러 가치의 교육자료를 활용할 수 있으며 담당 교사와 책임감을 서로 공유할 수 있다.
한 번의 검증 시험으로 졸업 자격을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매년 정기적인 리포트 카드(성적표)를 온라인 교육 시스템을 통해 받고 마지막까지 과정까지 마치면 도그우드 졸업인증서(Dogwood Graduation Certificate)를 받을 수 있다.


홈스쿨링 학생이라도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학생이라면 4-6학년에 의무적으로 치르는 기초 학업 능력 테스트와 10-12학년의 주 정부 시험도 치러야 한다.
대학 입학에 반영되는 내신성적은 홈스쿨링 학생의 경우 온라인 교육시스템을 통해 해온 리포트 카드(성적표)가 그 역할을 한다.


우선 홈스쿨링을 하기로 결정한 부모는 스스로의 필요성에 대한 평가와 자신이 과연 해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 확신을 갖는 것이 기본이다.
그리고 공립학교 교과서로 그대로 공부할 것인지, 지원단체를 통해 제공되는 교육자료들 중에서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자신만의 교육자료를 가지고 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학교가 아닌 대안학교 시스템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이에 대한 지원과 관련 정보들이 매우 풍부해 전혀 거리낌이 없게 되는 것이 캐나다 홈스쿨링 시스템이다.
‘A부터 Z까지’ 교육제도의 한 축이라는 관점을 보여주듯 명확하고 친절하게 단계별로 가이드 한다.


<홈스쿨링의 최적지 BC주>
BC주 홈스쿨 협회의 그레이스 조젠센 회장에 의하면 캐나다 전체의 등록된 홈스쿨링 학생수는 12만명이고 이중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만 1만7천명의 학생이 있다.
현재 온라인 교육시스템의 발달로 그 수는 증가 추세에 있다.


조젠센 회장은 “센터는 홈스쿨링 학부모와 학생들을 지원하는 모든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종일반 등의 일반 수업을 통해서, 혹은 웹 디자인, 퍼브릭 스피킹, 저널리즘, 파워 포인트 등 특별반 등을 통해 학생들은 서로 친구가 되고 학부모들은 서로 만나서 교류하며 정보를 교환한다”고 말했다.


조젠센 회장은 “일반 학교와 달리 다양한 연령층의 친구들을 사귈 수 있다는 점과 자발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통상적으로 일반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보다 2-3년은 빨리 고등학교 과정까지 마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는 홈 스쿨링의 자유에 있어 캐나다에서는 최고 수준이며 홈스쿨링을 최선의 선택으로 만들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면서 “사회성을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지만 시간적 여유 때문에 더 다양한 야외활동, 스포츠, 봉사활동에 참여 오히려 사회성을 더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젠센 회장은 스스로가 세 자녀를 홈스쿨링으로 키운 낸 산 증인이다.
18세인 막내 아들은 음대에 재학중이고 둘째 아들은 의사, 큰딸은 비서관으로 근무할 정도로 제 각기 나름의 분야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조젠센 회장은 “개인적으로 초등학교 학생은 홈스쿨을 하기엔 좀 어리다고 생각한다.
특별한 학생의 경우는 좀 다르겠지만… 고등학교 학생의 경우 시간과 효율 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장래를 고려한 집중적인 교육이 필요하고 이것이 포트폴리오 등 대학입학 시에 중요한 장점으로 작용한다”면서 “여기에는 SAT 등 명문대 진학을 위한 집중적인 교육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홈스쿨링 협회 웹사이트 www.bc.homeschool.org

<공립학교 조기유학의 또 다른 대안으로도>

한국의 경우 학교 교육의 문제점이 심각하게 지적되면서 이로 인해 대안교육이라는 ‘학교 밖 운동’이 오랜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그러나 캐나다의 공립학교 시스템은 한국과는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잘 갖추어져 있다.
학생 위주의 교육 프로그램, 결과가 아닌 과정을 중요시 하며, 전인 교육을 지향하는 방향성이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다.


이런 탄탄한 교육 시스템은 자치단체와 학부모간의 긍정적이고 합리적인 관계가 그 근간을 이룬다.
캐나다 학부모회(PAC)의 힘은 강력하며 그들의 목소리는 교육 정책에 그대로 반영된다.


캐나다 학부모들의 치맛바람은 “내 자식만을…”이 아닌 “우리의 교육을 위해서” 참여하고 행동한다.
이에 반해 한국의 학부모들은 교육의 문제점을 그 안에서 해결하기 보다는 사교육이나 조기유학 같은 제도 밖에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한국의 조기유학 열풍은 이곳 캐나다 홈스쿨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토론토의 경우 이미 캐나다인 홈스쿨링 가정을 통해 한국 학생의 단기 유학을 대행하는 업체가 있을 정도다.
밴쿠버 역시 홈스쿨링을 통해 영어와 북미의 문화를 배우고 있는 국제학생들이 있다.


이에 대해 조젠센 회장은 “국제학생들이 홈스쿨링을 통해 이곳 학생들과 교류하며 영어를 배우고 서로의 문화도 이해하는 것은 양쪽 학생 모두에게 가치 있는 일이며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단기유학을 오는 국제학생의 경우 1년에 수업료만 1만2천 달러 이상이다.
하지만 30명 정원의 학급에서 현지 학생들과 더불어 언어 등을 배울 수 있는 기회는 극히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측면에서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 단기유학을 계획하는 국제학생들에게 홈스쿨링은 조기유학의 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자격 있는 캐나다인 부모들과의 일 대 일 교육과 현지 학생들과의 친밀한 교류는 학교가 가져다 줄 수 없는 밀도 있는 현지교육이 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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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쿨링으로 자녀를 교육하는 쉐리 크레이돈 씨
“단체생활 어려움, 자신감으로 바뀌었다”

여덟 살 난 아들 알렉스를 둔 쉐리 크레이돈 씨가 홈스쿨링을 시작한 지는 2년이 되었다.
1학년에 입학했던 알렉스는 많은 학생들 사이에서 어울리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친구들과 대화도 없고 혼자 따로 지내며 학교 생활을 힘들어 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쉐리는 홈스쿨링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수줍음을 많이 타고 민감한 알렉스에게는 일 대 일의 부모 교육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홈 스쿨링을 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초기에 홈스쿨링 센터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지금도 매주 월요일 종일반에서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담당 교사의 체크도 받는다.
온라인 교육도 성실히 참가 매년 리포트 카드도 받는다.


2년이 지난 지금 알렉스에게 가장 큰 변화는 자신감을 가지게 된 점이다.
그리고 친구들과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하며 함께 잘 어울려 논다.
또한 선생님께도 자기 의사 표시를 잘 하는 편이다.
학교 가기를 두려워했던 알렉스에게는 짧은 기간 큰 변화가 일어났다.


쉐리는 하루에 1-2 시간을 할애해 알렉스를 가르친다.
남편 역시 적극적으로 도와줘 과학 과목 등은 직접 가르치고 있다.
협회의 과목별 표준을 참고해 시간표를 짜서 매일 계획대로 실천하고 있으며 스포츠, 견학 등 액티비티(activity)도 빠트리지 않는다.


때론 힘들 때도 있지만 함께 공부한다는 자세로 가르치고 있고 아이의 적성을 감안한 프로그램을 스스로 계획해 실천한다.
알렉스는 책 읽기를 좋아하고 특히 과학에 관심이 많아 프로그램에 이를 많이 반영해 실행하고 있다.


또한 무언가 만들고 조립해 세우는 것을 좋아하는 알렉스를 위해 예능 과목에서는 음악과 그림 그리기 보다는 공작 프로그램을 더 강화했다.


쉐리씨는 아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은 것을 후회해 본 적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사회성도 의외로 쉬운 문제였다.
홈 스쿨링 가족들과 유대 관계를 통해 야외 활동에도 참여하고 포트락 파티, 디너 파티 등도 열어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과도 친구가 됐다.
또한 커뮤니티의 관련 단체 모임에도 참여해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
일년에 한 번은 뜻이 맞는 홈 스쿨링 부모들과 함께 긴 여행을 다녀 오기도 한다.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 생활 속에서 탐구하는 학습 태도, 게다가 제대로 갖추어진 온라인 시스템의 피드백은 그 부족함을 메우기에 충분하다.

쉐리도 알렉스도 이제 가르치고 공부하는 것이 즐거운 생활의 한 부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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