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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칼럼] 대신시장

원대현
2017년 텍사스 중앙일보 한인 예술대전
문학부문 시 우수상

그레이프 바인에서 사온
갭 셔츠와
포니 신발과
에이치앤엠 바지를 입고
옛 향기와 정취 그득한
신길7동 대신시장을 지나간다

땀나도록 매운 새빨간 어묵과


이천 원짜리 계란말이, 진미채, 고사리나물처럼
온갖 맛 난 것들이 가득했던 반찬가게와
세상에서 최고로 쫄깃했던 인절미를 팔던 떡집,

유난히 큰 내 발사이즈를 기억하고
굳이 새 신발을 꺼내 와 이리저리 맞춰주던
백발의 신발가게 아저씨와
유행이라는 티셔츠를 꺼내 오며
디자인 전공하는 아들을 자랑처럼 얘기하는
단골이었던 옷 집 아주머니,

모두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데

불현듯 시장풍경이 생소하게 느껴지고
몸에 걸친 이방의 것들이 더 익숙해져서
집으로 돌아오는
찰나에 노란색 신호등만
우두커니 켜져 있다

원대현
2017년 텍사스 중앙일보 한인 예술대전
문학부문 시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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