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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산책] 소설가 송상옥의 이민문학

장소현 / 시인·극작가
장소현 / 시인·극작가  

[LA중앙일보] 발행 2019/11/12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9/11/11 13:06

미주한인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중 한 명인 송상옥 선생이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10년이 되어간다. 10주기에 즈음해 유고 장편소설 '가족의 초상'이 발간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고인을 기리는 후배와 제자들, 뜻을 함께하는 문학단체들이 마음을 모아 맺은 결실이어서 한결 더 고맙고 반갑다.

소설가 송상옥은 21세 때인 195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이후, '흑색 그리스도' 등의 많은 문제작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으며, 50여년간 꾸준한 작가생활을 했다. 작가 자신이 꼼꼼하게 정리한 연보에 따르면 발간한 소설집과 장편소설이 14권에 이른다.

이와 같은 한국문단에서의 활동도 중요하게 재평가 받아야 마땅하겠지만, 미주에 사는 우리가 송상옥 선생을 고맙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미주한국문학에 기여한 공로 때문이다.

1981년 미국 이민 온 그는 1982년 '미주한국문인협회' 창립에 앞장섰고, 초대 회장과 2대 회장을 맡아 협회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어서 13대, 14대, 15대 회장으로 6년간 활동하면서 협회의 중흥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한국정부의 문예진흥기금을 받아, 일년에 한 번 나오던 회원작품집 '미주문학'을 계간으로 발간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를 계기로 '미주한국문인협회'는 미주 전역에서 가장 큰 핵심단체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이어서 '미주한국소설가협회' 창립을 주도했고, 고문으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그리고, 미주 중앙일보와 한국일보 문예작품 공모의 심사위원으로 봉사하면서 신인 작가를 발굴하고 격려하는 일에도 힘썼다. 많은 작가들이 선생의 격려를 기억하며, 전형적인 경상도 사나이답게 별로 말 없고 무뚝뚝했지만 마음은 매우 따스한 분이었다고 그리워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작가 송상옥의 작품들이다. 미주한인사회를 소재로 한 그의 작품들은 이민문학 또는 디아스포라 문학의 한 전형으로 평가된다. 작가 송상옥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민'이라는 말을 극도로 싫어한다. 고국을 떠나 미국에 '잠시 머무는' 상태가 자꾸 '연장'되고 있을 뿐이라고 여긴다. 물론 당연히 한국국적을 고수하고 있다."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그는 '미국에서 사는 한국인들의 삶의 모습에 촉수를 뻗어' 많은 작품을 썼고, 작품을 통해 이민이란 무엇이고 아메리칸 드림이란 무엇인가, 조국과 고향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통렬하게 물으며, 정체성 확립을 호소했다. 그렇게 나온 작품집이 '소리', '세 도시 이야기', '광화문과 햄버거와 파피꽃' 등이다.

작가 자신은 장편 '세 도시 이야기'를 대표작으로 내세운다. 자전소설인 이 작품은 그가 성장하고 활동한 마산, 서울, LA라는 공간적 배경을 무대로 한국전쟁, 5.16군사쿠데타, 10월 유신 등 한국 현대사의 정치사회적 사건과 미국에서 겪은 노스리지 지진, 4.29폭동 등을 배경으로 폭넓은 이민서사를 구축하고 있어서, 디아스포라 문학의 지평을 넓힌 것으로 평가된다.

송상옥 선생의 유고 장편소설 '가족의 초상'에 거는 기대가 크다. 선생을 기억하는 많은 문인들이 책을 내는 일에 십시일반으로 동참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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