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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올림피언 울린 바이러스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 유치전의 경쟁자는 일본 나고야였다. 일본 제3의 도시인 나고야는 에도시대 이후 도쿄와 교토의 가운데 있다 해서 ‘중앙의 수도’, 중경(中京)이라 불릴 정도로 큰 도시였다.

당시 한국과 일본의 경제력, 국제적 위상을 생각하면 서울 올림픽 유치는 놀라운 뉴스였다. 일본은 올림픽 유치전에서 분루를 삼켰고 10년 뒤 나가노에서 동계 올림픽을 치렀다.

최근 올림픽 개최도시들은 모두 막대한 재정적자를 떠안았다. 65조원의 경제효과가 있을 것이라던 평창 동계올림픽도 결코 ‘남는 장사’였다 말하긴 어렵다. 삼수 끝에 치른 동계 올림픽이라는 점과 한국에서 동·하계 올림픽을 모두 치렀다는 의미는 물론 컸다.

이런 이유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최근 올림픽 개최 도시 선정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일본은 세 차례(1964년 도쿄 하계, 1972년 삿포로 동계, 1998년 나가노 동계)나 올림픽을 개최했지만 유치전이 벌어질 때 ‘단골손님’처럼 등장했다. IOC로선 ‘반가운 나라’인 셈이다.



일본은 원래 1940년 도쿄에서 하계 올림픽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중일전쟁과 제2차 세계대전 발발로 무산됐다. 예정대로 치러졌다면 당시 세계신기록 보유자였던 고 손기정 선수가 올림픽 마라톤 2연패를 이뤄냈을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일본 강점기 나라 없는 설움을 다시 겪어야 했겠지만.

올해 도쿄 하계올림픽에 대해 IOC가 연기 결정을 내렸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 ‘팬데믹(대유행)’ 상황으로 번지면서 올림픽을 예정대로 치르는 게 맞느냐는 비판이 거셌기 때문이다.

1896년 첫 근대 올림픽이 시작된 이후 대회가 취소된 건 다섯 차례(하계 3번, 동계 2번)뿐이다. 모두 제1·2차 세계대전 때였다. 감염병 확산으로 인해 올림픽이 취소되거나 연기된다면 이 또한 미증유의 사태가 될 일이다.

가장 속을 태우는 이들은 지난 4년간 ‘최고의 무대’를 위해 땀과 눈물을 흘려온 전 세계의 ‘올림피언’들일 게다. 천문학적 중계권료로 대표되는 요즘 올림픽이 진정한 올림픽 정신과 거리가 멀어졌다지만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출하는 이들이야말로 올림픽의 진짜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이동현 / 한국중앙일보 산업1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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