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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소수계 커뮤니티 언론의 역할

코로나19로 인간이 갇혔다. 대신 자연이 자유를 얻었다. 역설이다.

요즘 지역 신문(local news)도 그렇다. 이번 사태로 광고 수입이 감소했다. 콘텐츠의 수요는 되레 늘었다. <본지 4월18일자 a-2면>

‘뉴소노믹스(Newsonomics·뉴스와 경제학의 합성어)’의 저자 켄 닥터는 일련의 현상을 주목한다. 운영면에서는 허덕이지만 열독률이 높아졌고 뉴스 웹사이트의 트래픽이 2배 이상 증가해서다.

역설 현상은 지역 뉴스의 체감 및 커뮤니티 밀접도에 기인한다. ‘아스바레즈(Asbarez)’는 LA지역 아르메니안 커뮤니티 최대 일간지다. 이 신문의 영문판 담당 아라 크라차투리안 편집국장을 인터뷰 한 적이 있다. 그는 지역 언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아르메니안 이민자는 커뮤니티 관련 정보와 뉴스를 우리 신문을 통해 얻는다”라며 “LA타임스나 뉴욕타임스가 과연 아르메니안 커뮤니티 이슈를 ‘아스바레즈’만큼 세세하게 다룰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한인 언론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사태로 그 역할은 더욱 선명히 드러난다. ‘한인'이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바라보는 시각, 취합된 정보들은 한인커뮤니티에 한인언론만이 전달할 수 있는 뉴스들이다.

소수계가 언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크나큰 힘이다. 커뮤니티 언론의 존재는 소수계 또는 지역 이슈에 대해 주류 사회를 긴장하게 한다.

지난 2018년 LA한인타운 일부가 리틀 방글라데시로 분리되는 것을 막을 때도 한인언론의 역할이 컸다. 한인과 방글라데시 커뮤니티의 힘겨루기는 언론 소유의 여부가 승패를 갈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인타운 한복판에 노숙자 임시 셸터가 추진될 때도 반대 목소리를 강력히 낼 수 있었던 것도 한인언론이 커뮤니티를 대변했기 때문이다. 한인사회의 힘을 결집해 주류 사회를 압박했다.

10년 전 LA한인타운 내 성인교육학교(Adult School) 3곳이 LA통합교육구의 예산 삭감으로 폐쇄 위기에 처한 적이 있다. 영어회화반, 시민권준비반, 컴퓨터반 등에 등록된 1000여 명 이상의 한인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 한인들의 제보로 취재가 시작됐고 이후 교육구는 예산삭감안을 재검토, 한인타운 성인교육학교 3곳을 모두 존속시키기로 결정했다.

글렌데일 소녀상 훼손 사건부터 주류 사회에서 활동하는 한인 정치인들의 평가까지 한인언론이 목소리를 내지 않는 영역은 없다.

남가주는 한인 최대 밀집 지역이다. 은행, 영사관, 교회, 비영리 단체 등 한인 사회를 기반 삼은 기관은 많다. 이러한 토양에서 감시 역할도 언론의 몫이다. 재외국민 또는 재외동포 이슈를 한국에 알리는가 하면 미국사회의 시각을 한인사회에 전달하는 가교 역할까지 맡고 있다.

지역 언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지만 뉴스의 사막화는 갈수록 심화한다. ‘뉴스 사막(news desert)’은 언론사가 없는 지역 또는 신문사가 줄어 언론의 기능이 상실된 지역을 일컫는다. 지역 뉴스의 상실은 정보의 빈곤 상태를 가져오고 결국 커뮤니티가 소외된다.

실제 지역 언론사를 잃는 커뮤니티가 늘고 있다. 그로 인해 지역 사회 이슈를 공론화할 방법을 찾지 못하거나 주류 사회로부터 사각지대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커뮤니티만의 뉴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폐해도 생겨난다.

한인사회는 어떤가. 한인언론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면 주류 언론이 간헐적, 표피적으로만 다루는 한인 커뮤니티 소식에만 의존해야 하는 처지에 놓일 수 있다.

언론을 소유한 커뮤니티라는 자부심을 가질 때 한인 사회의 뉴스 사막화도 막을 수 있다.


장열 사회부 부장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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