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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이제 주류정치에도 관심을 쏟을 때

올해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다. 예전 같으면 온 언론이 대선 관련 뉴스로 주요 지면을 장식한다. 공화당이냐? 아니면 민주당이냐? 한마디로 4년마다 찾아오는 미국인들의 축제다. 대선 이슈는 그러나 지난 2월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어젠다 세팅에서 후순위로 밀리고 말았다. 대재앙 앞에서 인간은 풍전등화처럼 위태롭다.

한동안 숨을 죽이던 대선 이슈는 최근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19가 조금씩 진정세를 보이자 경제회복과 맞물려 다시 전면에 부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싱크탱크인 퓨리서치센터는 최근 미국 내 인종별 유권자 분포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11월 열리는 대통령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한인 유권자는 94만4000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아시아계 민족 가운데 5번째 규모다. 중국계 유권자가 257만600명으로 가장 많고, 필리핀계(195만6000명), 인도계(186만1000명), 베트남계(129만1000명)가 뒤를 이었다.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박빙의 승부를 펼치는 선거구에서는 충분히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유의미한 통계치다.

이에 따라 미주 각 한인커뮤니티에선 한국계 미국인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제는 우리의 목소리를 제대로 낼 때가 됐다는 것이다. 지난 1903년 1월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의 계약노동자로 시작된 한인들의 이민역사는 벌써 117년이나 됐다

이같은 흐름에 호응하듯 미주중앙일보에서는 지난 2월 LA지역을 중심으로 ‘[Election 2020] 중앙일보가 지지합니다’라는 캠페인을 실시한 바 있다. 한인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후보 선택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미주 한인 언론 최초로 공개지지(endorsement) 대상 후보들을 선정, 소개한 것이다.

그 결과, 100%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 할지라도 선거 지형을 바꾸는데 어느 정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치 신인들의 용기를 북돋우고, 한인 표 결집 효과를 가져온 것이다.

비록 작은 첫걸음에 불과하나 한인사회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초석이 됐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 발걸음이 미주 전역으로 퍼져 나가 미주 한인들의 정치력 신장 운동에 단초를 제공할 것이다.

애틀랜타 한인사회에서도 몇 년 전부터 이제는 주류사회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관련 단체들이 유권자 등록 캠페인을 전개할 때마다 대학생부터 노인층까지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유권자 등록에 참여하고 관심을 보여 고무적이다. 한인 밀집 카운티를 중심으로 유권자 등록이 투표로 이어진다면 한인들의 정치력을 더욱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주류사회 정치에 관심을 갖는 모임과 단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를 기대해본다.

그래야 한인의 목소리에 주류사회가 더욱 긴장하고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기존의 관심이 수동적이었다면 앞으로는 한인들이 주도해 능동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해야 한다. 우리 세대는 지금 그 과도기에 있고, 또한 터닝포인트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한인들은 그동안 이국만리에 이민을 와서 정착하는 데 피와 땀과 노력을 바쳤다. 이제야 한숨을 돌리고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그리고 그동안 미국에서 태어난 2세와 3세는 당당한 한국계 미국인이다.

그렇다면 미국 시민권을 가진 한국계 미국인에 걸맞은 행동을 하는 것은 마땅하다. 1세대들도 후세들에게 모국인 한국과 밀접한 사회활동을 권유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미국에서 성장하고 살아갈 이들에게 더 필요한 것은 주류사회진출이다. 정치참여는 한인들이 주류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지름길 가운데 하나다.

이 모든 것은 참여함으로써 시작된다. 그렇다고 거창한 것도 아니다. 관심을 가지고 조금만 더 부지런하면 된다.

실례로 2020 인구센서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좋은 정치참여다. 적극적인 투표 참여는 한 걸음 더 나간 것이다. 투표는 유권자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치참여활동은 사회단체 활동과 함께 재미 한인들의 공동체 활동과 귀속의식에 큰 영향을 준다. 한 학술단체의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이러한 활동은 한인공동체 내부의 신뢰도를 높이고 귀속의식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러한 사회단체 봉사활동과 정치단체 활동이 순수한 봉사로 이어지고 민주적 절차에 따라 운영되고 있는지는 별도의 문제다.

그동안 한인사회는 미국보다 한국 정치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젠 미국 주류정치에도 그만큼 관심을 쏟아야 할 때다.


권영일 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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