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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볶음 말 면?'…헷갈리는 '한식 중국어 메뉴'

비즈 포커스

황당한 표기는 많이 줄어
일부 오기나 오역은 여전
관광공사의 자료 등 활용
사진 첨부하는 것도 방법


'남한 매운 소스 변덕스러운 돼지', '김 쌀'. 한글이지만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 이 말은 중국에 있는 한 식당이 한국인 고객을 배려해 메뉴에 적어 놓은 내용이다. 수수께끼같은 이 메뉴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고추장삼겹살과 김밥. 한국어 오역에서 비롯된 웃지 못할 해프닝이다.

최근 LA한인타운을 비롯한 인근 지역 한식당에는 중국어 메뉴가 늘고 있다. 구이집은 물론 설렁탕이나 감자탕, 순두부 등의 업소에도 중국계 고객들이 몰리면서 이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일부 오역이나 오기로 인해 중국계 고객들을 당황스럽게 만드는 경우가 벌어지고 있다.

본지가 일부 업소의 메뉴를 토대로 '한식의 중국어 표기'를 살펴본 결과 '변덕스러운 돼지'처럼 황당한 사례는 없었다. 그러나 아직도 곳곳에서 미비한 부분들이 발견됐다.



'볶음 말 면'과 '볶음 말 밥'

한 중식업소에는 짬뽕과 짬뽕밥을 각각 '炒馬面(한글발음 차오마미엔)'과 '炒馬飯(차오마판)'으로 표기했다. 첫번째 '炒(차오)'는 '볶다' 라는 뜻이고, 마지막 글자인 '面(미엔)'과 '飯(판)'은 각각 '면'과 '밥'을 의미하는 한자이므로 의미는 통한다.

그런데 문제는 두 번째 글자 '馬(마)'에 있다. 馬는 동물 '말'을 뜻하는 한자이므로 馬가 아닌 '麻(마)'가 올바른 표기다. 중국인들은 '입이 얼얼하게 맵다'는 의미일 경우에는 이 글자를 쓴다. 馬와 麻는 발음은 거의 똑같지만 이 경우 '馬'자를 쓰게 되면 중국계 고객은 '볶은 말 면', '볶은 말 밥'이라는 뜻으로 이해가 될 수 있다.

또 군만두를 '餃子(지아오즈)'로 표기한 식당들이 있는데 이것은 완전히 틀린 표기이다. 중국에서 교자(지아오즈)는 물만두나 찐만두의 개념이므로, 구운 교자라는 뜻의 '煎餃(지엔지아오)'나 '鍋貼(궈티에)'가 올바른 표기다. '만토우'라고 발음되는 '饅頭' 역시 속이 없는 밀가루 빵인 '꽃빵'을 가리키는 것으로 만두 표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순대를 '肉腸子(로우창즈)'로 써놓은 식당도 있었다. '肉(로우)'는 '고기'이고, '腸子(창즈)'는 '창자'이므로 직역하면 '고기내장'이라는 뜻이니 틀린 표현은 아니지만, 순대에는 쌀 등 다른 재료들도 많이 들어가니 '米(미)'자를 쓴 '米腸(미창)'으로 표기하는 것이 더 구체적으로 의미를 잘 전달할 수 있고, 혐오감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밀면의 경우 '大麥面(따마이미엔)'으로 표기한 식당이 있는데, '大麥(따마이)'는 '보리'를 뜻하는 중국어이므로, '밀'을 뜻하는 '小麥(샤오마이)'로 표기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핵심 재료 뺀 표기

단어 및 재료 표기 오류도 있었지만 핵심 재표가 생략돼 어떤 음식인지 이해를 하지 못할 내용도 있었다.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열무비빔국수. 한 식당에서는 메뉴에 비빔국수를 '辣拌面(라빤미엔)'으로만 표기를 하고 있었다. '辣拌面'은 그냥 비빔국수라는 의미라 핵심인 열무에 대한 설명이 빠진 셈이다.

또 중국 대륙에서 쓰이는 '간체자'와 대만·홍콩·마카오 등의 지역에서 사용되는 '번체자'가 질서 없이 혼용돼 쓰여진 메뉴도 있었다.

관계자들은 중국어 뿐 아니라 한식의 올바른 외국어 표기를 위해 한국관광공사와 국립국어원, 한식재단 등에서 제공되는 외국어 표기 자료를 참고할 것을 권하고 있다. 또 중국계 고객이나 지인에게 조언을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정확히 번역을 하더라도 한식 이름이 낯설 수 있는 고객들을 위해 메뉴에 사진을 첨부하는 것도 유용하다고 조언한다.


글·사진=김지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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