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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 재학생 1만3000명 '노숙자 위기'

[LA중앙일보] 발행 2018/03/21 미주판 6면 기사입력 2018/03/20 21:15

이스마엘 차무 버클리 학생 트레일러 전전
캘스테이트 계열 4만4000명도 주거 불안정

트레일러나 자동차 등에서 생활하는 UC계열 캘리포니아 대학 재학생은 1만 3000명에 달한다. 사진은 자동차에서 거주하는 여성노숙자. [AP]

트레일러나 자동차 등에서 생활하는 UC계열 캘리포니아 대학 재학생은 1만 3000명에 달한다. 사진은 자동차에서 거주하는 여성노숙자. [AP]

노숙자가 될 위기에 처한 UC버클리 대학생 이스마엘 차무.

노숙자가 될 위기에 처한 UC버클리 대학생 이스마엘 차무.

노숙자가 될 위기에 처한 UC버클리 대학생 이야기가 LA타임스를 통해 공개되면서 대학생의 주거문제가 조명을 받고 있다.

2014년부터 버클리에 재학 중인 대학생 이스마엘 차무는 트레일러에 살고 있다. 20살 남동생은 물론 14살과 17살 여동생들까지 좁은 트레일러 안에서 생활한다. 전기와 수도도 없는 열악한 환경이다.

그의 하루를 들여다보면 대학생 주거문제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다. 공부하기도 바쁜 21살 대학 졸업반이지만 아침 일찍 일어나서 동생들이 샤워할 수 있는 뜨거운 물을 확인해야 한다. 동생들을 깨워 아침을 챙겨먹이는 것도 그의 일이다. 7시30분이 넘어 여동생 조슬린과 야스민을 걸어서 30분 거리에 있는 학교에 데려다 준다. 가는 길이 갱단 구역이기에 동생들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동생들을 학교에 보내고 난 이스마엘은 버클리로 향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1시간 반 이상 걸리는 긴 거리다. 대학교에서 파트타임으로 일까지 하는 그에게는 부담스럽지만 어쩔 수 없다. 학교에서 가까운 곳은 집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이스마엘은 샌디에이고에서 태어나 남부의 여러 곳에서 살았다. 노스캐롤라이나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살다가 14살 때 북가주로 이사왔다. 이후 수없이 많은 거주지를 돌아다닐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 살던 고모집에서는 몇 달 만에 쫓겨났고 이후 재건축 직전 아파트와 친구집 등을 전전했다. 학교에서 유일한 라티노였던 그는 아버지를 돕기 위해 새벽 4시에 일어나면서도 좋은 성적을 유지해 UC버클리에 입학할 수 있었다.



▶UC, 집 없는 학생 1만3000명

지난 1년 6개월 동안 이스마엘은 침대에서 잤던 적이 없다. 동생들을 침대에 재우고 항상 바닥이나 소파에서 눈을 붙였다. 부모님도 차에서 숙식을 할 만큼 어렵기에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곳도 없다.

이런 학생이 이스마엘 혼자가 아니다.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이 예산부족으로 지어지지 못하면서 많은 사람이 노숙자나 다름없는 상태로 몰렸다.

대학생임에도 불구하고 기숙사에도 살지 못해 갈 곳을 잃은 것이다. UC계열 대학이 자체조사한 바에 따르면 26만 명에 달하는 학생 중 거주지가 일정치 못한 학생은 1만3000명에 달한다. 조사에 참여한 7만여 명 학생 중 5%는 친구집 소파, 길거리, 자동차 안, 모텔 등에서 생활한다고 밝혔다.



▶6달러 도시락이 먹고 싶어

캘스테이트 계열 대학에 다니는 학생 4만1000명과 LA카운티 커뮤니티 칼리지에 다니는 학생 4만4000명도 주거가 불안정한 상태로 추정된다. 이 학생들은 카운티 정부도 대학교도 구제해주지 못해서 잘 곳을 찾아 떠돌고 있다.

가족을 돕기 위해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바로 취업을 할까도 생각해 봤지만 부모님과 학교 선생님이 대학에는 반드시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스마엘은 "나는 아버지에게 자랑거리다"라며 "아버지는 매일 다른 사람들에게 아들이 버클리에 다닌다고 말한다"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학업을 이어가는 이유를 말했다.

대학생활은 만만치 않았다. 지금도 캠퍼스에서 일을 하고 있으며 저소득층에게 음식 재료를 나눠주는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는다. 동생들을 위해 시리얼과 수프를 챙겨 나오던 그는 "주거문제를 해결하자는 이야기는 매번 나오지만 문제는 여전하다"며 "나는 최선을 다했지만 한 발 앞으로 나가면 상황에 떠밀려 뒤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의 꿈은 대학원에 진학해서 선생님이 되는 것. 하지만 가장 이루고 싶은 것은 부모님에게 제대로 된 주거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가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자니 그에게는 한푼의 돈을 쓰는 것조차 죄책감이 든다. 매번 점심시간 때마다 6달러짜리 도시락을 먹고 싶지만 가족을 생각해 더 싼 샌드위치를 먹는다.



▶주소 없어 푸드스탬프도 못 받아

20살의 동생 에드워드만이 이스마엘을 도울 수 있다. 에드워드는 채봇 칼리지에서 수업을 들으면서 올리브 오일 회사에서 일을 한다.

하지만 형제의 수입을 합쳐봤자 1000달러 남짓. 트레일러 방세 650달러를 내고 나면 교통비를 충당하기도 버겁다. 주소가 일정치 않아 푸드 스탬프를 비롯한 저소득층 지원을 받기도 힘들다. 1년에 2만 달러 정도를 학자금 대출로 받을 수 있지만 이 돈은 대부분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들에게 들어간다.

그는 졸업을 빨리 해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 싶어하지만 이마저도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 학기에는 여동생들을 돌보기 위해 수업을 두 개만 들었다. 졸업은 늦어졌다.

오후 8시가 지난 시간에야 그는 일과가 끝난다. 에드워드는 일을 마치고 와서 달걀로 저녁을 먹는다. 이스마엘은 남은 달걀이 별로 없으니 한 개만 먹으라고 잔소리를 했다. 요리를 할 때는 난방기구를 틀 수 없다. 전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여동생을 돌보고 자신의 숙제를 다 끝낸 자정이 넘어서야 그는 겨우 눈을 감을 수 있다.

ABC 방송 후속보도에 따르면 이스마엘 차무는 이제 수도와 전기가 없는 집마저도 잃게됐다. 트레일러 주인이 집을 비워달라 요청해 새로운 주거지를 찾고 있지만 동생과 자신이 파트타임으로 버는 돈 1000달러로는 구할 수 있는 집이 거의 없다. 결국 이들 가족은 지난 14일 '집'이 없어졌다.

언론들은 이스마엘의 생활이 캘리포니아 대학생의 주거문제를 상징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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