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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한인 시의원 '어게인 2004'

지난 2004년 11월, 오렌지카운티에선 일대 사건이 벌어졌다. 어바인 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최석호, 강석희 후보가 'OC 최초의 한인 시의원 동반 당선' 기록을 세운 것이다.

당시 3석이 걸린 선거에 나선 후보는 모두 7명. 승리를 점치기 어려운 선거 구도였지만 최, 강 후보는 2위와 3위로 나란히 당선됐다. 적지 않은 한인들은 "두 명의 한인에게 표가 분산되면 둘 다 낙선한다"며 걱정했다. 그러나 다수의 한인들은 최, 강 후보 모두에게 표를 줘 이들의 당선을 도왔다.

14년이 흐른 올해 11월, OC 한인사회에선 두 한인이 또 한 번 '시의원 동반 당선'에 도전한다. 무대는 CO한인상권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각되고 있는 부에나파크다.

1지구에선 써니 박, 2지구에선 정재준 후보가 각기 시의원 선거에 출마한다. 이 선거는 외형상 2004년 어바인 시의원 선거와 매우 유사하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우 큰 차이가 있다.



가장 큰 차이는 시 전체가 아니라 지역구별로 선거가 치러진다는 것이다. 1지구 주민은 1지구 시의원, 2지구 주민은 2지구 시의원을 뽑는 것이다. 14년 전, 어바인 한인들은 최, 강 두 후보 모두에게 표를 줄 수 있었지만 올해 부에나파크 한인 유권자들은 박, 정 후보에게 동시에 표를 줄 수가 없다.

한인사회 분위기도 14년 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2004년 당시 한인사회에선 "당적에 관계없이 무조건 한인 후보를 둘 다 당선시켜야 한다"라는 주장이 중론이었다. 반면, 현재 부에나파크 한인사회엔 정치적 이해에 따라 입장을 달리 하는 이가 꽤 있다.

과거부터 타인종 시의원들과 인연을 맺어왔기 때문에 그들 편에 서는 이들, 소속 정당에 따라 지지 여부를 결정하는 이들, 각종 인허가 등의 이유로 시의 눈치를 봐야 하는 이들, 이것저것 따질 필요없이 일단 한인 시의원을 배출해야 한다는 이들이 혼재한다. 이런 상황을 굳이 한인사회의 분열로 치부할 필요는 없다. 한인사회의 정치적 스펙트럼이 확대됐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또한 다수의 한인은 여전히 두 한인 후보가 모두 당선돼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한다.

또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정치력이 미약한 한인사회 입장에선 한인 시의원이 있어야 유사시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수는 당연히 다다익선(多多益善)이다.

최근 LA한인타운 임시 홈리스 셸터 건립 논란, 방글라데시 주민의회 선거구 획정안 투표 과정이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LA에선 평소 지한파, 친한파로 불리던 타인종 시의원들에게 기대다가 "더 이상 타인종 정치인의 현금 자판기가 되지 말자"며 분노한 일도 이미 여러 차례 있었다.

한인 시의원 등장 이전의 어바인과 이후의 어바인은 많이 다르다. 어바인에 오래 산 이들은 그 차이를 실감한다. 믿기 어렵겠지만 한인 시의원 두 명이 배출되기 전까지 어바인 시내엔 한인마켓이 단 한 곳도 없었다. 지금은 한인 비즈니스가 시 전역에 퍼져 있다.

부에나파크의 한인 상권도 밀러 오 시의원 시절 많은 발전을 이뤘다. 이번 부에나파크 시의원 선거는 OC 한인사회 정치력 신장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

현재 OC한인사회는 정치적으로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불과 4년 전까지 5명에 달했던 OC 및 인근 지역 한인 시의원 수는 현재 단 한 명으로 줄었다. 오는 11월, 부에나파크에서 두 한인 후보가 동반 당선, 2004년의 쾌거를 재현하길 바란다.


임상환 / 사회부 부장·선임 OC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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