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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라운지] 삼복더위

[LA중앙일보] 발행 2018/07/27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8/07/26 17:34

오늘은 중복. 삼복더위의 가운데 왔다. 초복·중복·말복의 '복'은 '伏'으로 쓴다. '엎드릴 복'이다.

찌는 듯한 더위에 지쳐 엎어질 정도여서 이 한자를 쓴다는 설이 있고, 사람 '人'이 개'犬'를 잡아먹는 날이어서 그 글자를 쓰는 것이라는 설도 있다. 그러나 둘 다 아니다.

伏의 犬은 개가 아니라, 둘레의 '가'를 말한다. 사람의 행동이 끝 언저리(가장자리)까지 몰렸다는 뜻이란다.

예로부터 여름은 화(火), 가을은 금(金)의 속성을 갖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강철도 화염에는 녹아내리는지라, 가을 기운인 금이 일어서려다 여름의 화를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아 엎드리는 날이 복날이라고도 한다. 따라서 삼복은 자리 내놓으라며 덤벼드는 가을을 세 차례나 잇달아 무릎 꿇리며 불구덩 더위를 과시하는 기간이다. "여름 불기운에 가을의 쇠 기운이 세 번 굴복한다"는 시즌이기도 하다.

서양에서는 이 기간 더위를 'heat of the dog days'라고 한다. 'dog days'는 개를 먹는 날이라는 데서 나온 게 아니다. 천문학자들은 '시리우스(Sirius)'라는 별이 뜨면 후텁지근한 무더위와 극심한 가뭄, 갑작스러운 뇌우와 홍수의 전조 현상으로 여겼다.

시리우스는 가장 밝은 별이다. 이 별이 태양과 함께 뜨고 지면 그 열기가 합쳐져 가장 더운 날씨가 된다고 믿었다. 그런데 시리우스가 속해 있는 별자리가 '개 자리'여서 연중 가장 무더운 날들을 'dog days'라고 부르게 됐다. '개의 별'인 시리우스가 밤엔 뜨지 않고 낮엔 햇빛에 가려 보이지 않는 날들이 삼복더위(dog days)가 된 것이다.

그런데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가장 더운 시즌과 '개'가 이래저래 연결돼 있는 것이 신기하다. 아마도 개가 무더위 아래 혀를 내밀고 축 처진 모습이 뜨거운 더위를 상징해서인가 보다. 자연의 순리는 틀리지 않는다. 그 법칙에서 '조금' 벗어난 듯하면 인간사에서는 '이상'이라고 난리법석이다. 무더위도 결국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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