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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나무와 숲 함께 보기

박낙희 / 사회부 부장·OC담당
박낙희 / 사회부 부장·OC담당 

[LA중앙일보] 발행 2018/07/27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8/07/26 17:36

디지털 디톡스를 통한 종이신문의 재발견을 소재로 쓴 지난 칼럼(5월 3일자)에 대해 독자, 지인들로부터 공감된다는 연락을 다수 받았다. 그 중에는 생활 필수품이 돼 버린 탓에 스마트폰에서 잠시라도 떨어지기 어렵다면서 "스마트폰 스크린으로 보나 종이신문으로 보나 동영상을 보는 것이 아니면 똑같지 않나"라는 반문도 있었다. 뉴욕타임스의 유명 IT담당 기자가 체험을 통해 디지털 포맷은 속보성, 종이 신문은 깊이 있은 보도에 차이가 난다고 했는데 과연 실제로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이와 관련된 기사나 연구가 있는지 찾아본 결과 지난 2016년 카네기멜론대 제프 카프먼 교수와 다트머스대 메리 플라나건 교수가 공동 발표한 논문을 워싱턴포스트와 허핑턴포스트, 과학전문뉴스매체 유레카 알러트가 인용 보도한 것이 있었다. 논문과 기사는 글을 읽은 후 기억하는 내용과 관련해 디지털 스크린과 종이가 어떤 차이점을 보이는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다트머스대 틸트팩터랩이 진행한 이 연구는 20~24세 성인 300여 명을 대상으로 그룹을 나눠 같은 내용의 이야기를 각각 컴퓨터 스크린 PDF와 종이 인쇄물을 가지고 읽게 한 후 퀴즈를 통해 기억력과 이해력의 차이를 조사했다. 정답률을 비교해 본 결과 우선 추론이 필요한 추상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종이 인쇄물을 읽은 사람들이 디지털 스크린으로 본 사람들보다 66%대 48%로 훨씬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반대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내용을 묻는 질문에서는 스크린으로 읽은 사람들이 종이 인쇄물을 읽은 사람들보다 73%대 58%로 높은 성적을 나타냈다.

다른 실험에서는 두 그룹으로 나눠 가상의 자동차 4대에 대한 스펙이 적힌 데이터표를 각각 디지털 스크린과 종이 인쇄물로 나누어 읽게 한 후 표에 나온 자료를 기반으로 최고 성능의 차를 선택하도록 했다. 두 그룹간 데이터 상 성능이 가장 좋은 차량을 골라낸 비율을 비교해 보면 종이 인쇄물을 본 그룹의 66%가 정답을 맞춘 반면 디지털 스크린으로 본 그룹에서는 단지 43%만이 정답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실험의 결과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종이 인쇄물은 전체적이고 포괄적인 내용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고 디지털 포맷은 구체적이고 특정한 정보를 습득하는데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보를 분석하고 판단하는 데는 종이 인쇄물이 디지털 포맷보다 효율적이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디지털 신문이 빠르고 선택적인 정보 습득에 유리한 반면 종이 신문은 심도있고 폭넓은 정보를 제공한다는 주장과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는 듯하다.

실험 결과를 분석한 플라나건 교수는 "때때로 추상적인 사고를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유익하며 디지털 포맷이 가져오는 사고 방식의 부족한 점을 극복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카프먼 교수도 "하루 업무의 4분의3을 스마트폰, 태블릿, 랩톱 등 디지털 스크린과 함께 보내고 있다. 디지털 포맷을 통해 저널 기사를 보다가 막힐 경우엔 앞으로 프린트해서 볼 것"이라고 밝혔다.

흔히들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라고들 한다. 부분적인 단면만 볼 것이 아니라 더 넓게 총체를 봐야한다는 뜻으로 이 말에 적용시켜보면 디지털 포맷은 나무들을 파악하는데 유리한 반면 종이 인쇄물은 숲을 보는데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겠다.

시시각각 쏟아지는 데이터의 홍수 속에 정확하면서도 폭넓은 정보를 습득하고 이해와 분석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나무와 숲을 함께 볼 수 있도록 디지털 포맷과 종이 인쇄물의 장단점을 숙지하고 적절히 활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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