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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 투표 열기에 깜짝 놀랐다"

방글라데시계 1호 변호사 사비르 아메드씨 인터뷰

방글라 대변 변호사 부재에
직장 관두고 로스쿨에 진학
성실하고 친절 한인과 비슷
우리도 한인들 이해할 필요


지난달 27일 리틀 방글라데시를 뱅뱅 돌다 한 이슬람 식당에 들어갔다. 식탁에 앉아 쉬는 손님과 주인장을 귀찮게 하며 이것저것 묻다 식당 주인이 막 식사를 시작한 남성에게 나를 보내버렸다. 흰 와이셔츠를 입은 남성은 오른쪽 맨손으로 커리를 먹고 있었다. 오후 3시쯤 늦은 점심을 먹고 있던 손님은 리틀 방글라데시 1호 변호사 사비르 아메드(52.사진)였다. 그는 16세 때 캘리포니아로 가족 이민을 왔다. 산타모니카 칼리지를 졸업해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졸업했다. 가난한 방글라데시를 돕기 위해서였다. 그 뒤 1년 정도 보험회사에 다니다 그만두고 로스쿨에 진학해 23년 전 변호사가 됐다.

-왜 이민왔나.

"아버지가 방글라데시에서 새우 유통업을 했다. 돈도 많이 벌고 정당 활동도 해 본국에서는 꽤 알려진 정치인이었다. 하지만 방글라데시는 파키스탄으로부터 독립하고 새 정부가 들어선 뒤 경제 문제, 부정부패 등 시국이 어지러웠다. 아버지는 가족들에게 더 나은 삶의 기회를 주기 위해 미국으로 이민을 선택했다. 아버지는 이곳에서도 방글라데시 새우를 수입해 미국에 유통하는 일을 했다."



-변호사가 된 계기는.

"경제학을 배워 가난한 방글라데시를 돕고 싶었다. 그러다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던 중 커뮤니티에 방글라데시 변호사가 없어 법률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이민 관련 문제 뿐만 아니라 범죄, 이혼 등 다양한 문제로 법률적으로 어려움 겪고 있었다. 나는 다시 로스쿨에 진학해 변호사가 됐다. 그러다 10년 전 과로로 인해 집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당시 어머니가 바로 발견하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방글라데시는 어떤 민족인가.

"친절하고 배려심이 깊다. 음식이 있으면 나눠 먹기를 좋아한다. 정치에도 관심이 많다. 방글라데시가 파키스탄에서 독립할 때 전쟁이 벌어져 9년간 300만 명이 죽었다. 그 때문에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과 커뮤니티 등 정치 현안에 대해 민감하다."

-지도를 보면 인도가 방글라데시 국경을 둘러싸고 있다. 인도와 다른 점은.

"방글라데시는 히말라야 산맥에서 시작한 브라마푸트라강과 북인도쪽에서 내려온 파드마강이 국토를 관통하고 있다. 곳곳에 퇴적지형인 삼각주가 생긴다. 매년 어마어마한 땅이 흙으로 뒤덮였다가 다시 풀이 나고 그곳에서 사람들이 또 살아간다. 이것을 수천 년 동안 반복했다. 이 때문에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생존력이 강하고 독립정신이 있다."

-몇 달 전 한인타운 분할안이 통과되지 못했다.

"우리는 아직 그 많은 지역을 가져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많은 것을 배웠다. 아주 놀랐다. 투표 참여자의 80% 이상이 한인들이었다. 그 점을 아주 높이 평가한다. 또 방글라데시 커뮤니티가 한인사회를 이해하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한인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방글라데시 음식도 매운 편이다. 그래서 한식도 좋아한다. 조그만 접시에 담아주는 반찬도 좋아한다. 우리 두 민족 다 성실하고 친절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인들은 한인타운을 빠르게 성장시켰다. 내가 일하는 건물도 한인소유다. 같은 이민자로서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 서로 도우면서 살아갔으면 한다."


황상호 기자 hwang.sang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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