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서 기싸움 벌인 미·중, G20서 휴전할까
트럼프-시진핑 별도 회동
"합의할 수 있으면 할 것"
무역협상 돌파구 마련 주목
미국과 중국은 지난주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충돌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관행 지식재산권 절취 국영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을 놓고 가시 돋친 말을 퍼부었고 이에 시 주석은 펜스 부통령과의 회담을 패스하면서 "세계는 보호주의와 일방주의에 '노'라고 말해야 한다"고 맞섰다. 양국의 충돌로 APEC 정상회의는 1993년 첫 회의 이후 처음으로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못하고 대신 의장성명을 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2일 추수감사절 휴가를 보내고 있는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은 관세 때문에 매우 간절히 합의를 원하고 있다"며 "우리는 합의를 할 수 있으면 할 것"이라고 말해 두 정상이 직접 담판을 통해 타협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달 30일부터 이틀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별도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지난 7일 대중 외교통인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비롯한 중국 정부 고위 인사들과 면담했고 9일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류허 중국 부총리와 전화 통화를 했다. 중국 측 협상단을 이끄는 류 부총리는 므누신 장관 등과 사전 협상을 위해 이미 아르헨티나로 향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중국을 자극하는 강경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9월 18일부터 이달 22일까지 트위터에 중국과 관련된 글을 5번밖에 올리지 않았다. 앞서 SCMP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중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을 미국 측 협상 대표단에서 제외했다고 보도했다.
펜스 부통령이 APEC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몰아붙이며 악역을 자처한 것도 두 정상의 직접 협상을 압박의 마지막 출구로 남겨놓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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