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총알 다 떨어지기만 신께 기도했다"

처참한 테러 생존자들 증언
예배 중 '총탄세례'로 아비규환
용의자 범행 전 선언문 올려
"백인들 위해 침략자들 공격"
LA한인타운 사원도 경계강화

15일 오후 남가주 이슬람센터에서는 에릭 가세티 시장과 각 종교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 무슬림 여성이 눈물을 닦고 있다. 김상진 기자

15일 오후 남가주 이슬람센터에서는 에릭 가세티 시장과 각 종교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 무슬림 여성이 눈물을 닦고 있다. 김상진 기자

"사방이 피로 물들었어요."

"그저 그의 총알이 다 떨어지기만을 빌었습니다."

15일 호주 공영 ABC방송과 뉴질랜드 현지 매체 뉴스허브에 따르면 이날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생존자와 목격자들은 처참했던 당시 상황을 이같이 전했다.

사건이 발생한 모스크 두 곳 가운데 해글리 공원 옆 마스지드 알 누르 사원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람잔 알리는 "오후 1시42분쯤 총격이 시작했다. 그(테러리스트)가 들어오더니 마구 쐈다"면서 총격이 20분간 이어졌다고 뉴스허브에 말했다.



사원에서 기도 중이었다는 알리는 "내 옆에 앉아 있던 한 사람이 내게 일어나지 말라고 했다. 이후 총을 든 사람이 총을 그 사람의 가슴에 대고 쐈다. 내가 아는 사람이었는데…"라며 울먹였다.

그는 "피가 나한테 튀었고, '오 신이여, 지금 제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겁니까?'라고 생각했다"며 "내가 한 것은 신께 총알이 떨어지도록 기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드 아메드는 ABC뉴스에 "기도가 시작했을 때 매우 평화롭고 차분했으며 조용했다. 심지어 핀이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을 정도"라며 총기 난사 사건 직전 사원의 분위기를 전했다. 아메드는 그러나 "주예배당에서 갑자기 총격이 시작됐다"며 "나는 옆방에 있어 총격 상황을 보지 못했지만, 사람들이 피를 흘리고 절룩거리면서 내가 있는 곳으로 달려오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사건을 목격한 아마드 알마흐무드는 "테러범이 군복 스타일의 옷과 헬멧을 착용하고 있었으며, 모스크 내부에 총을 난사했다"며 "사람들은 문과 창문을 깨고 도망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테러범이 최소 40발을 쐈다고 덧붙였다.

▶"백인 위해 침략자 공격"=15일 호주 데일리 메일 등에 따르면 체포된 4명의 용의자 중 한 명인 호주 국적의 브렌턴 태런트(28)는 범행 수 시간 전 자신의 계획을 상세히 담은 74쪽의 온라인 선언문을 올렸다. 태런트는 '대전환(Great Replacement)'이라는 제목의 이 선언문에서 자신이 가진 불만, 해당 이슬람 사원을 선택한 이유, 브레이비크로부터 영감을 받았다는 내용 등을 상세히 알렸다.

그는 자신을 노동자 계층의 평범한 호주 백인 가정에서 태어난 보통 백인 남성이라고 소개하고는 자신 같은 사람들의 미래를 위해 결단을 내린 사람으로 규정했다.

선언문에 따르면 태런트는 단지 공격을 계획하고 훈련하기 위해 뉴질랜드로 왔다.

또 뉴질랜드처럼 세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지역조차 '대규모 이민'에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 나라를 공격 장소로 선택했다. 그는 2년 동안 공격을 계획했으며 최근 3개월 동안 구체적으로 후보지를 물색했다. 애초 다른 지역의 이슬람 사원을 표적으로 계획했으나 "훨씬 더 많은 침략자"가 있다는 이유로 이번에 범행을 감행한 알 누르 사원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또 침략자들에게 "우리의 땅은 결코 그들의 땅이 될 수 없고, 우리의 고국은 우리 자신의 고국"임을 보여주기 위해 공격하기로 했다며 "한 명의 백인 남성이라도 살아있는 한 그들은 결코 우리의 땅을 정복할 수 없으며 우리들을 대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LAPD, 한인타운 이슬람사원 등 경계강화=뉴질랜드 이슬람 사원 테러 소식이 알려지자 LA경찰국(LAPD)도 이슬람 커뮤니티 경비 강화에 나섰다. 15일 LAPD는 트위터 등을 통해 뉴질랜드 테러를 규탄하고 LA지역 이슬람 사원(mosques) 순찰 및 경비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LAPD는 이슬람 커뮤니티를 향한 모방범죄 및 위협을 방지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LAPD는 뉴질랜드 이슬람 사원 테러 사건 직후부터 LA한인타운 내 4가와 버몬트 애비뉴 남가주 이슬람센터(Islamic Center Of Southern California) 정문 앞에 순찰차 1대와 경관 2명을 배치했다. 이슬람센터 측도 무장경비원을 현관에 배치해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15일 오전 에릭 가세티 LA시장과 미치 오페럴 시의원(13지구)은 이슬람센터를 직접 찾아 뉴질랜드 테러 사건 피해자에게 애도를 표했다.

가세티 시장은 abc7뉴스 인터뷰를 통해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고 희생자가 너무 많아 슬프다. 무슬림과 모든 사람은 각자의 공간에서 안전하게 기도할 수 있어야 한다"며 테러를 규탄했다.

현재 남가주 내 이슬람 사원은 20개 이상이다. 뉴질랜드 테러 사건이 알려지면서 지역 이슬람 사원에는 추모객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LAPD와 LA카운티 셰리프국은 무슬림을 향한 혐오범죄 발생 때 무관용원칙을 적용한다고 강조했다. 셰리프국도 관내 이슬람 사원 순찰과 경비를 강화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