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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출산 한국아동' 미국 몰려온다

<상> 산후조리원 출생아의 귀국
LA서 국적이탈신고 60건 반려
"생활근거지 미국 아닌 사례"
어바인 등 OC서 유학문의 급증
"30~40%는 시민권 한국아동"
장기거주시 국적이탈도 가능
병역 면제 새수법 악용 우려

#. 오렌지카운티 브레아의 한인 홈스테이집에 머물며 중학교에 다니는 김모(13)군은 요즘 미국 생활에 푹 빠져있다. 두 달 전 미국에 온 김군은 브레아 공립학교 친구들과 어울리며 고민도 생겼다. 김군은 "엄마가 시민권자라고 어릴 때부터 알려줬다. 나중에 군대 안 가도 된다고 했는데 크면 한국에 돌아가고는 싶다"고 말했다. 김군의 부모(아버지·의사)는 "원정출산 때 고생은 했지만 아이가 미국 공립학교에서 무상교육 혜택을 누려서 좋다"고 흡족함을 표했다.

#. 지난해 선천적 복수국적 이탈신고를 접수한 LA총영사관은 신청서 약 60건을 '반려'했다. 2018년 LA총영사관이 접수한 국적이탈 접수 건수는 총 1182건, 이 중 신청서를 반려한 60건은 소위 원정출산이 의심되는 사례다. LA총영사관 관계자는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국적이탈을 하려면 한인 2세처럼 생활의 근거지가 미국이어야 한다. 국적이탈이 반려된 이들은 한국에서 장기간 살았던 이들"이라고 전했다.

어바인과 풀러턴 등 OC 조기유학생 대상 홈스테이 업계는 요즘 '새로운 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그동안 홈스테이 업계는 한국 국적 조기유학생이 주요 손님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시민권자 자녀를 둔 한국 부모의 문의가 부쩍 늘었다.

풀러턴에서 조기유학생 대상 홈스테이를 운영한 지 1년째인 이모(40대)씨는 "지금 우리 집에 머무는 아이 3명 중 2명이 시민권자 중고등학생"이라며 "한국에서 오는 연락 10건 중 3~4건은 시민권자 자녀를 둔 부모들 문의다. 이들 부모는 시민권자 자녀가 미국에서 가디언(법적보호자)만 찾으면 공립학교를 공짜로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고 말했다.



원정출산 유행 붐이 시작된 지 10여 년. 미국 시민권을 거머쥐고 태어났던 한국 아이들이 하나둘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 한국에서 원정출산이 유행하기 시작한 건 2000년대 초반. 이전까지 원정출산은 부유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이 되자 원정출산은 중산층까지 퍼져 LA 등 미국 한인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이 호황을 이루기도 했다.

급기야 2005년 홍준표 국회의원은 원정출산에 의한 국적이탈을 제한하기 위해 국적법을 개정하기에 이른다.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2세가 불이익을 당하게 된 선천적 복수국적법이다.

원정출산을 했던 부모들은 선천적 복수국적법을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되레 시민권자의 혜택에 집중하고, 복수국적법을 숙지해 일찌감치 자녀 조기유학을 선택하고 있다.

시민권자 자녀는 미국 초·중등 공립학교 무상교육 혜택을 보장받는다. 동시에 남자아이는 미국 장기거주 사실을 증명하면 만 18세 때 국적이탈 또는 병역유예(사실상 면제)까지 가능해서다. 인터넷 포털 네이버의 한 조기유학준비모임 카페(회원수 2만2750명)에는 시민권자 자녀를 둔 한국 부모들 문의가 수시로 올라온다.

"중3 시민권자 아이를 위한 샌타로사 공립학교 추천해 주세요.", "시민권자 아이를 LA나 라케냐다, 패서디나쪽 공립학교에 보내고 싶어요." "초등 5학년 시민권자 아이 부모입니다. 미국 공립학교 유학을 알아봅니다." "초등 4학년, 6학년 시민권자 아이 엄마인데 11년 만에 미국 가요." 초·중등 자녀가 시민권자라고 밝힌 한국 부모들은 약속이나 한 듯 '미국 현지 공립학교'와 홈스테이 가정을 찾았다. 일부는 "아이가 시민권자인데 몇 살 때 부모초청이 가능한가요"라며 노년까지 대비했다.

LA 동부에서 조기유학생 대상 교육컨설팅 업체 아이비포커스 에듀케이션을 운영하는 김준영 대표는 "한국 의사·변호사·교수 중 자녀만 시민권자인 부모가 많고 아이들이 크면 미국으로 보낸다"면서 "시민권자 아이는 한국에서 외국인학교에 다니다 대학은 미국으로 오는 경우, 중고등학교 때부터 미국 공립학교로 진학하는 경우로 나뉜다"고 전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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