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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한인 양복점…"5주 매출 단돈 170불"

수선도 안 들어와…회복할 수 있을까 절망감
“잠재된 수요 터질 때까지 버티겠다” 각오도

우모 커스텀 테일러의 존 임 대표가 제작한 패턴으로 재단하고 있다.

우모 커스텀 테일러의 존 임 대표가 제작한 패턴으로 재단하고 있다.

LA 이태리양복점의 임구영 대표가 원단 재고들을 살펴보고 있다.

LA 이태리양복점의 임구영 대표가 원단 재고들을 살펴보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대형 기성복 전문업체들이 줄줄이 파산 보호 신청을 하고 있는 가운데 한인 맞춤 양복업계도 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A 한인타운의 일부 한인 양복업체들에 따르면 정부의 셧다운 조치에 따라 모임, 교회예배 등 각종 소셜 이벤트가 금지되고 재택근무가 늘어남에 따라 양복에 대한 수요가 급감해 매출이 뚝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윌셔 불러바드와 사우스 웨스트모어랜드 애비뉴에 위치한 이태리양복점의 임구영 대표는 “셧다운 명령으로 지난 3월 중순 폐점했다가 5월 중순 재개장했다. 기성복 할인 판매 등으로 매출이 회복되나 싶었는데 지난달 2차 셧다운이 되면서 매출이 예년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IMF 당시에도 한국서 들여온 특가 정장 2000벌이 보름 만에 완판되는 등 영업은 잘됐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는 셧다운으로 양복 입을 일이 없어져 매장을 찾는 손님들 발길이 뚝 끊겼다”면서 “집에만 있다 보니 바지 허리 사이즈를 늘려달라는 수선이 종종 들어오긴 하지만 매출의 80%가 기성복 판매라 창업 35년 만에 처음으로 ‘한 벌구매 시한 벌 무료’ 특별 세일까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 대표는 “코로나 사태가 언젠가는 끝나지 않겠는가. 정장에 대한 수요가 잠자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살아남는 자가 강자’라는 말처럼 버틸 것”이라고 다짐했다.

기성복을 함께 판매하는 경우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사우스 버질 애비뉴 인근 윌셔 불러바드 선상에 위치한 맞춤 양복 전문점 우모(UOMO) 커스텀 테일러의 존 임 대표는 “내 생애에 이런 일을 겪게 될 줄은 상상조차 못 했다. 이전의 생활 패턴으로 복귀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프로운동선수, 연예인, 가수들의 맞춤복을 주로 만들었다는 임 대표는 “지난 3월 20일 폐점했다가 지난달 1일 재개장했다. 일감이 많을 땐 한 벌에 3000달러 전후하는 맞춤복을 한 달에 40세트 정도 수주했었는데 지난 5주간 170달러 번 것이 전부”라며 “파티나 라스베이거스 쇼도 못 하니 주문은커녕 수선도 들어오질 않는다. 이달 렌트비도 문제지만 리스계약이 끝나는 내년 중순까지 어떻게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타운의 일부 한인 업체들도 공장운영을 잠정 중단하는 등 비상 운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USA투데이는 최근 멘스 웨어하우스, 로드&테일러, 브룩스 브러더스, 앤 테일러, 로프트 등 유명 기성복 브랜드들이 줄줄이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온라인 쇼핑이 늘고 남성들이 옷을 구매하지 않는 데다가 코로나 사태로 정장이 필요한 이벤트가 사라지고 재택근무, 화상회의 등이 성행하며 수년 전부터 불고 있는 비즈니스 캐주얼화를 가속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업계가 소셜 라이프가 정상화되면 기성복 수요가 반등할 것으로 예측하는 반면 업계 분석가들은 팬데믹이 끝난다고 사람들이 과연 정장을 3-5벌씩 구매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며 헛된 기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낙희 기자 park.nak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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