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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한국차의 ‘20만 마일’ 순위 도전

현대 엑셀이 미국 시장에 진출한 지 올해로 34년이 됐다. 일본 도요타가 미국서 판매를 시작한 것이 1958년이라고 하니 30년 가까이 늦은 데뷔였다.

하지만 대당 4995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앞세워 첫해 16만8800여대를 판매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여세를 몰아 ‘1대 가격으로 2대를 살 수 있다’는 믿기 힘든 광고로 수입 소형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내구성과 정비, 서비스 부문이 판매를 받쳐주질 못해 ‘가격만 착한 차’라는 이미지가 드리우기 시작해 이후 한국차를 그림자처럼 따라 다녔다.

이미지 쇄신을 위해 연구, 개발에 매진한 현대차는 1998년 10년 10만 마일 무상 보증제도라는 파격 프로모션을 론칭했고 이어 기아차도 동참했다. 꾸준히 진행된 품질 및 디자인 개선이 업계 최초의 장기 무상 보증제도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며 미국 내 한국차의 존재감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지난 6월 발표한 ‘2020 신차품질조사(IQS)’에서 기아차가 전체 공동 1위를 차지했고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브랜드 부문 1위, 전체 3위, 현대차는 전체 8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지난 해에도 제네시스, 기아차, 현대차가 각각 전체 1-3위를 휩쓸며 품질을 인정 받았다. IQS는 소유주들이 구매 후 첫 90일 동안 접수한 품질 불만 사례를 집계한 것이어서 소비자의 현장 평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오토트레이더가 발표한 ‘2020 베스트 보증 중고차 판매 프로그램’에서도 현대차는 비럭셔리 부문에서 3년 연속 최우수업체로 선정됐다. 이 같이 한국차의 초기 품질과 보증 서비스는 이제 자타가 인정하는 업계 최고 수준에 올라와 있다.

품질뿐만이 아니다. 전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발표한 2020년형 시판 차량 안전도 평가에서도 현대차 10개, 기아차 6개, 제네시스 3개 모델이 각각 최우수, 우수 등급 평가를 받았으며 현대차는 최다 우수 안전등급 모델 보유 업체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카MD가 최근 발표한 ‘엔진 점검등’이 들어왔을 때 수리비가 가장 저렴한 브랜드 순위에서 기아차와 현대차가 각각 1, 3위에 선정됐다.

판매량에서도 코로나19로 지난달 도요타 등 다수의 브랜드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하락세를 보였으나 현대차는 3개월 연속 상승, 기아차는 7월 역대 최대 기록을 수립하며 선전했다. 그렇다면 한국차들이 풀어야 할 다음 과제는 무엇일까. 사견으로는 역시 내구성 보강이 아닐까 싶다.

아이시카스닷컴이 지난 2018년 판매된 1380만대의 차량 데이터를 분석해 각 차량별 총 주행거리가 20만 마일이 넘는 차량 비율을 발표했다. 20만 마일이면 보통 연간 1만2000마일 주행으로 계산해 신차 출고 후 적어도 15~16년 동안 롱런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지 관리도 중요하겠지만 차량의 내구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쉽지 않은 일이다.

운행 중인 20만 마일 초과 차량 비율이 가장 높은 14개 모델을 살펴보면 도요타가 6개 모델로 가장 많았고 혼다 2개, 미국 빅3가 6개로 나타났다. 세단 차량 톱10에서도 역시 도요타가 5개, 혼다 3개, 빅3 2개 순이었다. 브랜드별로는 도요타, 혼다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으며 상위 15위까지 빅3, 유럽차들이 포진했을 뿐 한국차는 순위권에 보이질 않았다. 후발주자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으나 장기 보증 프로그램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하지 않나 싶다.

US뉴스앤월드리포트가 발표한 2020년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차 18개 모델 가운데 한국차 4개 모델이 포함되는 등 한국차의 품질과 내구성이 일취월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한국차들도 이제 20만 마일 주행 차량 순위권에 이름을 올림으로써 ‘초기 품질만 좋지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옛 이미지에서 완전히 탈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박낙희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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