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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말] 옷과 상징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

우리가 옷을 입고 싶은 대로 입기 시작한 지는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아무 옷이나 입고 싶다고 입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왜냐하면 옷은 상징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나를 상징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옷이다. 에를 들어 옷만 봐도 남자인지 여자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치마를 입고 있으면 여자다. 유니섹스 패션이 유행이라고 하면서 남녀의 구분이 없는 옷을 입게됐다고 하지만 아직도 치마를 입고 다니는 남자는 거의 없다.

유니섹스는 비교적 여성이 남성의 영역도 함께 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예전에는 여자 옷의 단추 방향도 달랐다. 여자의 의상은 편함보다는 불편함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유니섹스가 남성의 여성화라는 느낌보다는 여성에 대한 차별을 없앤다는 의미가 훨씬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전히 남성 정장과 여성의 블라우스 등은 보기만 해도 남녀의 구별이 가능하다.

아직도 여성에 대한 상징이 더 많은 것은 여성성을 강조하기 때문인지, 차별의 요소가 남아있기 때문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하이힐에 핸드백, 그리고 원피스에 립스틱은 여성임을 알려준다. 그래서 우리는 남자가 저런 복장과 장식을 하고 있으면 여장을 했다고 말한다. 여성성의 상징처럼 생각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언제부터인가 택시운전사가 제복을 입지 않는다. 영화 '택시 운전사'를 보면서 눈치 채지 못했을 수도 있겠으나 그 시절에는 모든 택시 운전사는 제복을 입었다. 아직도 일본의 택시 운전사는 거의 제복을 입고 있다. 택시 운전사에게 제복은 어떤 의미였을까? 제복은 보통 자부심인 경우가 많다. 군복이나 교복 등이 그런 경우가 많다.



제복은 차별의 의미이기도 하다. 경우는 조금 다르지만 졸업식에서 입는 옷을 보면 분명히 드러난다. 학사, 석사, 박사의 가운이 다르다. 단순한 차이만이 아니다. 디자인이나 화려함이 다르다. 아마 가격도 큰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복도 학교에 따라 차이가 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복은 차이가 뚜렷하다. 맵시의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종종은 사립과 공립이 다르다. 특목고와 일반고의 차이도 있다. 학교를 소개할 때 교복의 디자인을 장점으로 내세우는 학교도 있을 정도다.

병원에 가면 간호사의 옷 색깔이 다른 경우도 있다. 아직도 정확히 구별은 못하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은행에 가도 마찬가지다. 은행에서는 제복을 입지 않은 사람이 더 높은 사람인 경우도 있다. 제복을 입으면 똑같은 사람으로 보이기 때문에 나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일부러 사복을 입어 구별하는 것이다. 이렇게 제복을 살펴보면 차이와 차별을 느끼게 된다.

옷은 상징이다. 수많은 상징이 담겨있다. 단순히 몸에 걸치는 물건이 아니라는 말이다. 개인에게도 옷은 상징의 역할을 한다. 오늘 어떤 옷을 입고 나가는가에 따라 가는 장소가 달라지기도 하고 만나는 사람이 달라지기도 한다. 집에서 입는 옷이 다르고, 잘 때 입는 옷이 다르고, 출근할 때 입는 옷이 다르고, 여행할 때 입는 옷이 다르고, 등산할 때 입는 옷이 다르다. 옷은 나를 나타내는 상징이기도 하고, 집단을 나타내는 상징이기도 하고, 사람을 나타내는 상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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