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커뮤니티 광장] 탈북자 문제에 관심을 가진 이유

김홍식 / 은퇴 의사

우리 동네에서 그동안 탈북자 25명을 구출했다는 얘기들이 알려져 멀리 동부에 있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서 인터뷰하고 싶으니 전화번호를 알려달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개인 이름이 부각 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해 답을 안 했는데 어떻게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모두들 똑같이 자기가 특별히 한 것이 없다며 사양을 하는데 어떻게 그렇게 겸손한 동네가 있느냐고 묻기에 그 이유는 말씀 드리겠노라고 하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첫째는 모두들 함께한 일이기에 개인이 나타나는 것을 원치 않는 것이요, 다음으로는 바로 며칠 전 미국인들의 탈북민 구출 모금 행사를 보고 온 우리들로서 한국인이란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왔는데 우리가 몇 푼 보탰다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른 커뮤니티에 자극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인터뷰를 했습니다.

첫 질문은 무엇이 그 일에 관심 가지게 된 동기냐는 것이었는데 그것은 내가 나 자신에게도 해오고 있었던 마음 속 질문이기도 했었습니다.

소위 '좋은 일'에 관심이 있다 해도 많은 것들 중 왜 하필이면 이 일이냐 하는 것입니다. 정신과 수련을 받을 때 했던 숙제들 중 그 사람이 왜 그런 성격의, 또 그런 문제를 가진 사람이 되었는가를 그의 성장과정을 조사하여 이론적 결론을 도출해 내는 것이 있습니다.

어느 개인의 인격이나 성격 형성은 환경의 영향을 받게된다는 것은 당연한데 돌아보면 나는 의과대학으로부터 계산하면 만 60년을, 출생부터라면 80년을 사람의 '생명'과 관계되는 환경에 젖어 있는 사람입니다.

은퇴마을에 들어올 때는 무엇을 하며 나머지 생을 마무리할까 하는 생각은 누구나 할 것인데 각자 자기 생각에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에 여생을 바치고 싶은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그러기에 내가 '생명'을 택하게 된 것은 당연한 귀결인 것 같습니다. 내가 고아원을 했던 사람이었다면 고아 사업에, 건축가였다면 노숙자 주거문제에 관심을 가졌을 것입니다.

만약 대형 사고로 응급실에 환자들이 몰려 온다면 어느 환자를 먼저 치료해야 하는지의 우선 순위를 빨리 결정하도록 훈련되어진 것이 의사라는 직업입니다.

노숙자, 고아, 밥 굶는 사람, 옷 못 입는 사람, 학교 등록금 못 내는 사람을 차에 태우고 간다고 하여 모든 차량들이 길을 비켜주지 않습니다. 다만 앰뷸런스 사이렌이 울릴 때 차들이 비켜주는데 그것은 생명이 그 무엇보다 가장 우선 순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내가 생명과 직결되어 있는 탈북자 문제를 선택해야 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정이었습니다. 더욱이나 이 일은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영과 육 두 생명을 동시에 구출할 수 있는 최적의 일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