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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세 살 버릇 영생 간다

유도성 / 원불교 원달마센터 교무

아마존의 한 지역에는 희귀 나무군이 있어 그 숲이 관광객 유치에 큰 공헌을 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아름답고 울창한 나무들이 죽기 시작하며 숲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알아보니 어떤 바이러스가 퍼져 나무 뿌리와 줄기가 상하기 시작한 것이 그 원인이었다. 수 백, 수 천년간 온갖 천재지변을 겪고도 살아난 열대 우림이 눈에 보이지도 않은 작은 바이러스로 인해 다 죽어버린 것이다.

이 지역에 퍼진 바이러스와 같이 작고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우리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습관'이다. 미미한 낙숫물도 오랜시간이 흐르면 결국 밑에 있는 바위에 구멍을 내듯, 미비하게 보이지만 반복적으로 행하는 좋지 않은 버릇, 잘못된 말.행동 등의 습관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인생에 큰 영향을 준다.

어떻게 해야 바람직하지 않은 습관을 고칠수 있을까? 여러 방법 중 하나가 명상이다. 남을 판단하고 함부로 말을 하거나, 화를 내는 등 마음의 결함 혹은 습관의 근본을 보면 마음이 안정 되지 않거나 힘이 없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개를 산책시킬 때 개가(외경) 너무 크고 힘이 세면 사람이(마음) 개에게 끌려 가는 것과 같이, 마음의 힘보다 외경의 힘이 커지면 우리는 하지 말아야 할 생각.말.행동을 하게 된다.

자주 화가 난다거나 불필요하게 예민해 지는 것은 우리가 마음에 힘을 잃은 까닭이며, 그 이유 중 하나는 마음이 너무 '피곤'하기 때문이다. 주먹으로 공을 칠 때 공에 바람이 꽉 차 있으면 주먹이 튀어나가지만 바람 빠진 공을 치면 주먹이 공 위에 남아 있다. 즉 마음이 힘을 잃게 되면 마치 공이 탄성을 잃은 것과 같이 좋지 않은 기억.원망 같은 부정적인 마음이 튕겨나가지 못하고 계속 남아 있게 된다.



육신은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강해지지만 머리를 너무 많이 쓰는 현대인에게 마음은 쉴수록 강해진다. 보디빌더 말에 따르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 근육이 강해지는 순간은 운동 후 휴식을 취할 때다. 쉼없이 생각하고 정신노동을 하는 우리가 좌선.명상.산책.운동 등으로 마음을 쉬게 해주면 이는 저절로 충전되고 힘을 얻는다. 자신이 예민하며 부정적인 생각이 많다고 생각하면 정신적으로 너무 피곤하지 않은가를 생각해 보고 잘 휴식해야 한다.

휴식하는 날, 일요일을 'Holiday'라고 한다. 하나님이 천지를 6일간 창조하시고 마지막 7일째 휴식을 했다는 뜻에서 하나님의 날, 혹은 '거룩한 날(holy day)'에 그 어원을 두고 있다. 휴식이란 다음의 창조를 위한 중요하고도 거룩한 것이다.

기도도 마음의 힘을 얻고 습관을 고치는 좋은 방법이다. 선과 명상이 램프라면 기도는 손전등과 같다. 램프는 그 빛이 사방으로 뻗어가고 손전등은 그 빛이 한 곳을 비치듯, 명상을 하면 우리 마음의 결함이 서서히 고쳐지고 여유를 얻게되며 기도를 하면 그 공덕이 특정한 방향으로 간다.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 대종사의 말씀에 따르면 "기도의 감응은 그 사람의 정성에 따라 무위 자연한 가운데 상상하지 못할 위력을 얻게 되는 것이라, 말로써 이를 다 증거하기가 어려우나 가령 악한 마음이 자주 일어나 없애기 힘들 때 정성스럽게 기도를 올리면 자연 중 그 마음이 나지 않고 선심으로 돌아가게 되며, 악을 범하지 아니하려하나 전일의 습관으로 그 악이 자주 범하여지는 경우에 그 죄과를 실심(實心)으로 고백하고 후일의 선행을 지성으로 발원하면 자연히 개과천선의 힘이 생기기도 하나니, 이것이 곧 감응을 받는 가까운 증거의 하나이며, 과거 전설에 효자의 죽순이나 충신의 혈죽(血竹)이나 우리 구인의 혈인이 다 이 감응의 실적으로 나타난 바이니라." 불교에서는 좌선과 명상 전.후에 잠깐 묵상으로 기도하면 그 공덕이 기도한 내용 방향으로 회향이 되기에 선과 기도를 결합해 수행을 하기도 한다. 기독교에서 기도가 하나님의 힘을 빌리고 우리 마음의 결함을 고치는데 이용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버릇을 고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나쁜 버릇이 나오려고 하는 그 순간에 마음을 멈추고 자기 결심을 이행하는 것이다. 원불교의 한 교도님은 담배를 끊기로 마음 먹었는데, 담배를 피우고 싶을 때마다 "야 이놈!"하고 자기 자신을 호통쳤다고 했다.

어찌 밥 한술에 배가 부르고 많은 세월속에서 익혀 온 습관이 하루 아침에 바뀌겠는가? 우리가 자기 전 혹은 시간 여유가 날 때 마다 하루를 돌아보며 자기가 고치고자 하는 습관을 지속했는지 혹은 유혹의 순간에 자기 자신과 싸워 습관을 고치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를 반조하는 것이 훌륭한 방법이다. 공자님의 법을 이은 증자는 하루에 3번 멈추고 자기 자신을 성찰했다고 하지 않은가? 설사 우리가 어떤 습관과 자기 의지, 결심과 싸워서 현실에서 졌다 하더라도 그 싸움의 과정에서 우리의 마음 근육과 힘은 성장한다. 우리가 실행의 힘을 얻는 방법 중 하나는 "모든 일을 작용할 때 즉시 실행되지 않는다고 낙망하지 말고 정성을 계속하면 끊임 없는 공을 쌓을 것이니라"고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말씀하셨다. 습관의 개조, 훌륭한 인격의 양성도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염두에 잊지 말고 끊임없는 공을 쌓자. 나쁜 습관을 선.명상.기도.일상생활 속 강한 결심.유념.실천력으로 극복하면 우리 인생에도 환희의 교향곡과 같은 아름다운 멜로디가 울려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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