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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탐사] 한국 드라마 제2의 삶

홍석경 /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한때 지상파 방송사들은 외국 방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유일한 매개자였다. 중국·일본·대만·홍콩 등 동아시아 각국 방송사가 편성한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지자 이것이 동아시아의 한류를 알리는 시그널이 됐다. 고속 인터넷과 디지털 영상기기의 대중화에 힘입어 전 세계 일본 만화팬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대중문화물의 소비가 드라마와 다른 방송 프로그램으로 확대되기 시작했으며, 한국 드라마도 이러한 세계화와 디지털문화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팬들의 자막 달기를 통해 동아시아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한국 드라마 팬들을 겨냥한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2010년 전후로 생겨났는데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드라마피버(Dramafever)와 프랑스어와 영어로 자막을 다는 유럽의 드라마파시옹(Dramapassion)이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만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한드'가 핵심적 콘텐트다. 무료로 보던 한드를 유료로 제공하더라도 시청자 수가 늘어날 것, 즉 세계 한드 팬의 열성과 확대 가능성을 확신했기에 탄생할 수 있었던 서비스다.

이들이 원거리 배달도 하는 동네 수퍼마켓이라면 한드를 세계로 실어나르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등장한 넷플릭스는 대형 글로벌 유통업자라고 할 수 있다. 전체 가입자가 1억 명을 넘고 성장세가 놀랍기 때문에 머지않아 이 인터넷 콘텐트 유통업자의 영향력은 전 세계에서 가시화되리라 생각된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직접 제작해 방송함으로써 영화 유통의 기존 법칙을 깬 것처럼 2018년부터 방송 예정인 넷플릭스 자체 제작 한국 드라마는 한드 세계화의 제2막을 열 것이다. 현재 넷플릭스는 110편 정도의 크고 작은 한국 드라마를 방송하고 있는데 아시아에서 독자적 한국 콘텐트 네트워크를 구상하려는 지역 저작권자들과 방송권 거래가 원활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 덕에 안 보던 한국 드라마를 다시 보게 됐다는 한국의 미국 드라마 팬들을 볼 수 있게 됐다. 이와 마찬가지로 세계의 구독자들도 일부 동아시아 드라마 팬에게만 알려진 인터넷 통로에서 벗어나 한드를 넷플릭스 플레이 리스트에서 접할 수 있을 것이다. 한드 '굿닥터'의 미국 리메이크 성공과 더불어 한드는 이제 동아시아의 방송계를 넘어 제2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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