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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더하고 염분은 뺀 ‘쌈밥과 쌈장’

유자청과 견과류 넣은 해독 쌈장
감자·파프리카·두부 넣은 저염 쌈장

따뜻한 봄 햇살이 내리는 창가에 앉으면 유난히도 어머니의 옛 맛이 그립다. 품 안에 자식이 많은 탓에 특별한 별식을 일일이 챙겨주시지 못하더라도 부엌 찬장 열어 손에 잡히는 밑반찬 몇 가지, 장독대 항아리 뚜껑 열어 걷어 올리는 장아찌 몇 점, 작은 텃밭에서 봄동 몇 포기 뽑아 쌈밥을 푸짐하게 올려 내셨다.

생땅콩을 살짝 삶아 밥에 넣어 쌈밥을 만들면 오독거리는 식감과 고소함이 살아, 어린 입맛에도 매콤한 쌈장의 맛이 썩 맘에 들었다. 그 시절의 레시피를 일일이 기억하는 일 없이 단지 그 아련했던 맛이 추억과 버무려져 오랫동안 살아 있다. 참 신기한 것은 똑같지는 못하지만 더듬더듬 그 맛을 찾아 봄이 되면 쌈밥과 쌈장 만들기에 열을 올린다. 입이 터지도록 한 쌈 오물거리다 보면 비로소 봄날의 안식을 만끽한다.

강산이 몇 번 바뀐 2015년 LA의 어느 봄날. 내 식탁에 둘러 앉은 이들을 위해 나도 어머니가 되어 정갈한 쌈을 싸보련다. 쌈이란 거의 엇비슷하지만 우리 집만의 비법이 담긴 여러 가지 쌈장을 햇살 같은 밥상에 올려 본다.

배추쌈과 멸치쌈장



풋풋한 배추쌈에는 멸치 쌈장이 잘 어울린다. 먼저 다진 양파와 마늘을 팬에 살짝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볶아준다. 양파가 투명해지면 멸치가루 1큰술, 멸치액젓 1큰술, 된장 3큰술, 물엿 1큰술을 넣고 잘 볶아준다. 마지막에 깨와 참기름을 넣는다.

배추는 깨끗이 씻어 쌈장을 올려 생으로 먹어도 고소하고, 배추를 데쳐서 물기를 꼭 짜고 배춧잎 부분만 잘라 밥 위에 쌈장을 올려 돌돌 말아 접시에 담아낸다.

김치쌈과 땅콩버터쌈장

잘 익은 김치는 소를 슬쩍 훑어내고 이파리 부분만 잘라 놓는다. 말린 표고버섯을 물에 불리고 그 물로 밥을 짓는다. 표고버섯은 물기를 꼭 짜고 채를 쳐서 팬에 달달 볶다가 진간장으로 간을 하고 깨와 참기름을 넣는다. 미나리는 살짝 데쳐 줄기만 잘라 놓는다. 김치 위에 밥을 한 입 크기로 뭉쳐 올리고 표고버섯과 쌈장을 올린 후 돌돌 말아 미나리로 묶어준다.

땅콩버터쌈장은 된장 3큰술, 고추장 2큰술, 미소된장 약간, 땅콩버터 1큰술, 참기름, 깨를 넣어 골고루 버무린다. 여기에 청고추를 듬성듬성 썰어 넣고 버무리면 씹는 맛이 있어 풍미가 더 좋아진다. 땅콩버터가 들어가면 장의 군내를 잡아줘 맛이 부드러워진다. 견과류를 다져 넣어도 좋다.

해독밥상 쌈장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소개된 박찬영 한의사의 해독밥상 쌈장으로 몸의 독소도 줄이고 싱싱한 쌈밥도 즐긴다. 신선한 채소와 견과류, 발효가 잘된 장들은 혈액 속 독소를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쌈장을 만드는 황금 비율은 된장 3큰술, 고추장 1.5큰술, 다진 마늘, 물엿, 유자청, 표고버섯가루 1큰술, 다진 땅콩 1큰술을 넣어 잘 버무리면 완성. 너무 되지 않게 약간 묽은 듯 만들어야 염분 섭취를 줄일 수 있다.

깻잎쌈밥과 연어쌈장

깻잎은 참치나 연어와 같은 가공 생선류에 잘 어울리는 쌈. 이번엔 연어캔으로 쌈장을 만든다. 캔에 들어 있는 연어를 체에 받쳐 뜨거운 물에 한 번 씻어준다. 잘게 썬 양파와 팽이버섯을 연어와 함께 냄비에 넣는다. 여기에 고추장 1큰술, 된장 1큰술, 매실청 1큰술, 통깨, 그리고 들기름을 2큰술 넣어 물을 약간 넣고 조려준다. 자작자작해지면 청고추를 잘게 썰어 넣는다.

깻잎은 간장, 식초, 설탕에 약간 절였다가 부드러워지면 밥과 쌈장을 올리고 돌돌 만다. 양배추를 삶아서 연어쌈장을 넣고 말아도 맛이 잘 어울린다.

저염 쌈장

쌈장에 여러 가지 부재료를 듬뿍 넣고 만들면 염분 섭취를 줄일 수 있다. '감자쌈장'은 감자를 큼직하게 썰어 삶은 후, 포크로 잘 으깬다. 여기에 청고추를 송송 썰어 넣고 고추장, 된장, 마요네즈를 넣어 고루 섞는다.

'콩가루 파프리카강된장'은 파프리카, 애호박, 양파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뚝배기에 기름을 두르고 볶다가 양파가 투명해지면 물과 된장, 고추장, 고춧가루, 마늘을 넣고 끓인다. 재료들이 다 익으면 콩가루를 넣고 참기름을 넣어 마무리한다.

'검은깨두부쌈장'은 두부를 큼직하게 썰어 끓는 물에 데친 다음 한 김 식으면 곱게 으깬다. 검은 깨를 갈아 으깬 두부에 넣고 된장과 참기름을 넣어 고루 섞는다.

글·사진 = 이은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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