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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트럼프의 설득력과 보수 라디오

원용석/사회부 부장

정치 경력이 전혀 없던 인물이 10개월 만에 대통령 선거 후보 지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정치 9단도 하기 힘든 일. 이쯤 되면 호불호를 떠나 도널드 트럼프가 '천재'임은 인정해야 한다. 이렇게 단기간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탁월한 소통 능력과 설득력이 그의 힘이다.

지난해 6월16일에 트럼프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 그가 곧바로 유력 대선후보로 급부상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지난 2010년부터 그는 폭스뉴스의 정치 논객으로 활동했는데, 주요 이슈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고 문제의 핵심을 날카롭게 집어내는 능력이 돋보였다. 다른 정치인들의 뻔한 '깡통 대답'과 확연하게 달랐다. 대중이 고개를 끄덕이게 할만한 설득력이 있었다.

풍자 만화가이자 설득화법 전문가인 스콧 딜버트도 "트럼프는 설득력에 있어 지구상 최고"라고 평했다. 그는 "이런 독보적인 능력이 있기에 그는 공화당 대선후보로 지명될 것이며, 11월 본선에서도 기록적인 압승을 거둬 백악관에 입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 지지 기계'로 봐도 무방한 주류언론(MSM)의 융단폭격에도 트럼프의 지지율이 오히려 상승곡선을 그릴 수 있었던 것도 결국 유권자들이 MSM 보도 내용보다 트럼프의 말에 더 많이 동의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대다수 후보가 유세장에서 주로 따분한 정책 얘기로 일관하지만 트럼프의 연설은 '스토리텔링'식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불법체류자의 총격에 아버지 앞에서 사망한 케이트 스타인리. LA에서 불체자의 총격에 고등학생 아들을 잃은 저밀 쇼의 비극을 이야기하며 트럼프는 정치인들의 한심함을 비판한다. 그리고 나서 지지자들에게 묻는다. "지금 이게 말이 된다고 보나?"

"범죄를 저지른 불체자들은 무조건 추방하고 영원토록 미국 땅을 밟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그의 말에 지지자들은 열광한다. 스타인리를 살해한 불체자는 다섯 번 추방된 뒤 샌프란시스코가 '피난처 도시'임을 악용해 다시 미국으로 들어왔다. 쇼의 사례도 마찬가지. 트럼프는 피난처 도시도 없애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경선 득표에서 트럼프는 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브라이트바트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금까지 총 877만6586표를 얻었다. 4년 전 공화당 대선후보로 지명됐던 미트 롬니 당시 후보보다 200만표 이상이 많다. 득표율이 무려 31.79%나 상승했다. '지지'가 아니라 '열광'이다.

트럼프의 경쟁자인 테드 크루즈와 존 케이식은 수학적으로 공화당 대선후보로 지명되는 데 필요한 과반 대의원(1237명) 확보가 불가능한 상태다. 과거의 경선 같았다면 불가능한 후보들은 진작 물러나는 게 매너지만 공화당 기득권에서는 절대 트럼프에게 밥그릇을 빼앗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금부터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관전 포인트는 보수 라디오의 행보다.

이미 글렌 벡과 마크 르빈은 크루즈 지지를 선언했다. 그런데 파급효과는 미미했다.

모든 시선은 보수 라디오의 '넘버 1' 수퍼스타인 러시 림보에게 쏠리고 있다. 그는 지난해 내내 언론을 향해 강펀치를 날리는 트럼프를 보며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해 트럼프 편인 것처럼 보였다가 올해 들어선 크루즈 옹호 일색으로 돌변했다. '넘버 2' 숀 해니티도 보수표를 좌지우지 할 정도의 영향력을 지녔다.

그는 경선 전에 지지 후보를 선언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최근 들어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대의원을 압도적으로 많이 확보한 후보가 공화당 대선후보로 지명돼야 한다"고 밝힌 데 이어 최근 크루즈와 인터뷰 중 언성을 높이며 "당신의 그 뻔한 대답에 신물이 난다"고 신경질을 냈다. 굳히기에 들어간 트럼프로선 든든한 원군 한 명까지 생기며 결정타를 날릴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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