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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생명 살리는 헌혈? 내 몸 살피는 건강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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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7/07/19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17/07/18 19:29

일석이조 건강관리
헌혈 전 혈액검사로 몸 상태 확인
과도한 철분 빠져나가 혈압 강하
심장질환 예방, 신선한 혈액 생산

헌혈 10년차에 접어든 김창수씨는 "매달 헌혈할 수 있는 걸 고맙게 생각한다"며 "병이 있어 약을 먹거나 건강이 조금이라도 나쁘면 헌혈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헌혈 10년차에 접어든 김창수씨는 "매달 헌혈할 수 있는 걸 고맙게 생각한다"며 "병이 있어 약을 먹거나 건강이 조금이라도 나쁘면 헌혈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의료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혈액은 여전히 대체 불가다. 수혈이 필요한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유일한 수단이 헌혈인 이유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헌혈 인구는 286만 명. 혈액 자급자족을 위해 필요한 연간 300만 명에 조금 미치지 못한다. 헌혈이 좀처럼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가 꼽힌다.

그러나 헌혈이 내 건강을 지키는 데도 적잖은 도움이 된다면 어떨까. '세계 헌혈자의 날'(6월 14일)을 맞아 다른 사람은 물론 내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헌혈의 장점을 짚었다.
김진구 기자

서울 광진구에 사는 김창수(45)씨. 그는 2007년부터 매달 1~2회씩 헌혈해 오고 있다. 동생이 2주에 한 번씩 혈액 두 팩을 수혈받아야 살 수 있는 희귀 혈액병이었다. AB형인 김씨가 B형인 동생에게 직접 피를 나눠줄 순 없었다. 누군지 모르는 사람들이 해주는 헌혈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다.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시작한 헌혈은 지금까지 163회에 이른다.헌혈은 '남을 위해' 하는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김씨는 오히려 헌혈 덕에 본인이 건강해졌다고 역설한다. 김씨가 본격적으로 헌혈을 시작한 건 35세. 그도, 친구들도 모두 건강했던 시기였다. 지금은 건강에 틈이 많이 벌어졌다. 친구들 대다수가 '중년의 몸'으로 바뀌지만 그는 여전히 35세의 몸 상태를 유지한다고 자부한다. 종합검진에서 '주의' 또는 '위험' 경고를 받은 적이 한 번도 없다. 김씨는 그 이유로 헌혈을 꼽았다. 그는 "한 달에 한 번씩 내 건강 상태를 돌아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며 "언젠가부터 더 건강한 피를 나누기 위해 술·담배와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숙면을 취하는 게 습관이 됐다"고 말했다.

헌혈 1회 혈압 조절 효과 최대 6주

건강은 자신의 몸에 관심을 가지는 데서 시작한다. 전문가들은 관심의 계기로 헌혈을 추천한다. 헌혈할 때마다 측정되는 헤모글로빈, 백혈구·혈소판 수, 간 수치(ALT), 총단백 등을 통해 건강 상태를 전반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 B형·C형 간염을 비롯한 혈액 매개 감염병이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중앙대병원 차영주(진단검사의학과) 헌혈센터장은 "주기적으로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이를 계기로 건강관리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며 "(김씨처럼) 헌혈을 하기 위해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헌혈은 심장질환 예방에 간접적으로 도움을 주기도 한다. 독일 샤리테 의대에서 지난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주기적인 헌혈은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떨어뜨린다. 연구진은 고혈압 환자 146명과 일반 성인(정상 혹은 고혈압 전 단계) 146명에게 1년간 2~4회에 걸쳐 헌혈하도록 했다. 그 결과,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 혈압(정상 120㎜Hg 미만, 이하 단위 ㎜Hg)은 헌혈 전 평균 151.5에서 헌혈 2회째 137.7로, 3회째 137.1로, 4회째 135.0으로 떨어졌다. 건강한 사람은 헌혈 전 평균 123.7에서 2회째 119.7, 3회째 120.2, 4회째 119.9로 큰 변화가 없었다.

혈압 강하 효과는 일시적인 데 그치지 않는다. 같은 연구진이 별도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혈압 강하 효과가 최대 6주간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대사증후군 환자 64명에게 첫 주엔 300ml를, 4주 후엔 250~500ml를 헌혈케 했다. 국내에서의 1회 헌혈량(320ml·400ml)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후 6주가 지나 수축기 혈압을 측정했더니 헌혈 전 평균 148.5에서 130.5로 떨어졌다. 수축기 혈압이 140 이상일 때를 고혈압으로 진단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2회 헌혈로 고혈압에서 벗어나 고혈압 전 단계(120~140)가 된 것이다.

고혈압·대사증후군환자 심장병 위험↓

연구진은 헌혈과 함께 혈액 속 철분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철분은 정상일 때 혈액 속에 5% 정도 포함돼 있다. 적으면 빈혈을 일으키지만 많으면 심혈관질환의 원인이 된다. 핏속에 철분이 많으면 피가 끈적끈적해진다. 이 혈액이 혈관을 타고 이동할 때 혈관 벽에 마찰을 일으키고 미세한 상처를 남긴다.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에서 혈관 벽이 두꺼워진다. 두꺼워진 혈관 벽은 더 쉽게 상처를 받고 결국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약간이지만 피가 신선해지는 장점도 있다. 적혈구는 수명이 120일 정도다. 골수에서 만들어져 온몸을 돌며 산소와 영양분을 세포에 전달하고 이산화탄소를 수거한다. 수명을 다한 적혈구는 간과 비장에서 분해돼 배출된다. 만들어진 지 10일 된 적혈구와 100일 된 적혈구는 능력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 오래될수록 산소 전달 능력이 떨어진다. 헌혈로 피가 빠져나가면 우리 몸은 손실분을 보충한다. 1회 헌혈량은 전체 혈액의 7~8%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신선한 피가 이를 대체하게 된다.

게다가 헌혈을 주기적으로 하면 피를 만들어내는 기능 자체가 향상된다. 혈액 생산 명령을 내리는 '조혈(造血) 인자'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정기적으로 헌혈하면 적혈구·혈소판·혈장이 생산되고 임무를 마친 뒤 소멸하기까지의 주기가 짧아진다. 결국 더 신선한 혈구세포가 늘어난다.

tip
헌혈에 대한 오해와 진실 키 성장에 필요한 칼슘 유출은 극미량


키가 안 크고 골다공증에 걸리기 쉽다?

-키 성장 또는 골다공증과 관련된 영양소는 칼슘이다. 반면에 헌혈로 빠져나가는 성분은 철분이다. 칼슘의 유출은 극미량이다. 헌혈 후 음식 섭취로 금방 채워진다.

골수에 무리를 주고 노화가 빨리 온다?

-골수는 피가 모자란 만큼 만들어낸다. 오히려 주기적인 헌혈은 골수가 피를 만들어내는 기능을 향상시킨다. 전 세계적으로 헌혈이 노화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는 없다.

만성 빈혈을 일으킨다?

-전체 혈액량의 15%는 비상시를 대비한 여유분이다. 1회 헌혈(320ml·400ml)로는 몸에 큰 무리를 주지 않는다. 1~2일이 지나면 일상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회복된다.

헌혈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헌혈에 사용되는 모든 기구(바늘·혈액백 등)는 무균 처리돼 있으며, 한 번 사용 후 모두 폐기한다. 2005년 2월 1일 이후 헌혈한 혈액에 의한 감염사고는 단 한 건도 없다.

혈관이 좁아진다?

-혈관은 외부로부터 바늘이 들어왔을 때 반사적으로 수축하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곧 본래의 상태로 회복된다. 헌혈의 횟수와 혈관 수축은 아무런 연관이 없다.

의사는 헌혈하지 않는다?

-오히려 일부 의료진은 의료 현장에서 감염 위험이 커 헌혈에 적합하지 않다. 고위험 환경에서 근무하지 않는 의료진은 헌혈이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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