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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환자가 여자 4배, 자폐증 실마리 찾았다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12 08:04

기초과학연구원, 암·수 생쥐 실험
암컷에서 증세 막는 특이성 확인
구체적인 원인 물질 규명이 숙제

말아톤, 레인맨, 내 이름은 칸.

자폐증을 다룬 영화다. 이들 영화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자폐증을 앓고 있는 영화 속 주인공이 남성이라는 것이다. 이유가 뭘까. 통계적으로 자폐증 환자는 남성이 여성보다 4배 정도 많다. 자폐증은 1943년 의학계에 처음으로 보고됐다. 자폐증은 대체로 아동기에 발병한다. 다른 사람과 상호관계가 형성되지 않고 정서적 유대감이 없어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지내는 발달 장애다. 발병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남성 자폐증 환자가 많은 이유를 밝히기 위해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그리고 자폐증에 대한 비밀이 조금씩 풀리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남성 자폐증 환자가 많은 이유를 뇌 속 신경세포 불균형에서 찾았다고 12일 밝혔다. IBS 시냅스 뇌 질환 연구단은 CHD8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일으킨 암·수컷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CHD8 유전자 돌연변이는 자폐증 환자에서 발견된다.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킨 암컷과 수컷 생쥐를 관찰하자 성별 행동 변화가 달랐다. 수컷 생쥐는 자폐증 환자와 유사한 행동 변화를 보였다. 반면 암컷 생쥐는 자폐증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뇌 속 신경세포인 뉴런 활성도를 측정한 결과 CHD8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킨 수컷 생쥐에게선 흥분성 뉴런 활성도가 증가했다. 김은준 IBS 단장은 “자폐증 발달을 막는 특이성이 암컷 생쥐에게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실험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연구단은 뇌 속 뉴런에 주목했다. 뇌 속 신경세포의 활동은 크게 흥분과 억제로 나뉘는데 CHD8 돌연변이를 일으킨 수컷 생쥐에게선 흥분성 뉴런과 억제성 뉴런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시스템이 무너진 것을 확인했다. 반대로 CHD8 돌연변이 암컷 생쥐에게선 흥분성 뉴런과 억제성 뉴런 사이의 균형이 유지됐다. 암컷 돌연변이 생쥐에게선 CHD8 변이에 대응한 특이 유전자 발현 증가가 확인됐다. 돌연변이를 일으킨 수컷 생쥐보다 암컷 생쥐의 뇌에서 더 많은 유전자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연구단은 암컷 생쥐의 뇌에서 CHD8 돌연변이에 대응하기 위해 특이적 유전자 발현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연구단은 돌연변이 암컷 생쥐의 뉴런 균형을 유지하는 분자 수준의 유전자 발현 과정에 대해선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하지 못했다.

정화진 IBS 연구위원은 “향후 연구를 통해 분자 수준에서 뉴런 균형을 유지하는 물질에 관해서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폐증은 인종과 지역과 관계없이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더 많다. 그동안 성염색체와 호르몬 등 남성 쏠림 현상을 찾으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진전이 없었다. 김은준 연구단장은 “자폐증의 발병 원인 규명 및 치료에 한 걸음 다가간 연구”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온라인판에 지난달 14일 게재됐다.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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