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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하면 차 되사준다?” 현대차 중국시장 역발상 통할까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4/04 23:47



현대자동차그룹이 중국 시장 부진 만회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다. 베이징현대 딜러 전시장의 모습.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의 역발상은 이번에도 통할까.

현대자동차그룹이 부진에 빠진 중국 시장 부활을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내놨다. 차량을 구입한 뒤 1년 이내에 실직해 유지가 어려워지면 차를 되사주는 제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고객의 마음을 사고, 부진에 빠진 현대·기아차 실적을 끌어올리려는 승부수다. 현대차그룹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어슈어런스(Assurance·확신) 프로그램’이란 이름으로 비슷한 마케팅을 미국에서 진행해 큰 효과를 봤다.

2009년 미국의 추억, 또 통할까



베이징현대 직원이 고객차량의 실내소독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차그룹은 5일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가 각각 ‘신안리더(心安?得,·마음의 평온과 다양한 혜택을 드립니다) ‘아이신부두안(愛新不斷·사랑하는 마음은 끝이 없다)’이란 이름의 고객 케어 프로그램을 4월부터 시작했다고 밝혔다.

‘신안리더’는 차량 출고 후 1년 내에 ▶실직으로 차량이 필요 없어지면 차량 반납으로 남은 할부금을 대납하고 ▶사고를 당하면 동일 모델 신차로 교환해주며 ▶출고 한달 내 마음이 바뀌면 다른 모델로 바꿔주는 등의 프로그램이다.

‘아이신부단’은 ▶실직·전염병 등 소득이 없어지면 6개월간 할부금을 대납해주거나 차량 반납 조건으로 동일 금액의 위로금을 주고 ▶출고 1년 내 주행거리·사고이력 등 조건을 충족하면 다른 신차로 교환해주는 등의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둥펑위에다기아 직원이 고객에게 신형 K3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기아자동차





공격적 마케팅으로 위기 극복
현대차그룹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의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자 구매 후 1년 안에 실직하면 차를 되사주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당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 일본 도요타 리콜 사태 등으로 현대차의 시장 점유율이 급증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당시 경험을 되살려 중국 시장의 반등을 끌어내겠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노림수다. 일단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완만해지면서 자동차 판매는 회복하는 분위기다.

현대차그룹의 사정도 조금씩 나아졌다. 현대·기아차의 3월 중국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현대차 -22%, 기아차 -28%)해 2월(-82%)보다 다소 개선됐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현대차 미주법인은 실직자의 차를 되 사주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으로 시장점유율을 올렸다. 사진 HMA





미주·유럽 등의 자동차 판매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에서 소생 기미를 보이는 중국 시장에서 승부수를 걸겠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베이징시의 노후차 폐차 보조금 제도에 대응해 보조금을 고객에게 선지급하고 추가 보조금을 얹어준다. 코로나19 여파로 대면을 꺼리는 고객을 위해 비대면 채널과 찾아가는 서비스를 활용해 구매 상담에서부터 차량 배송까지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도 10년 만에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이 재가동됐다. 현대차와 제네시스 미주법인은 고객이 비자발적으로 실직했을 때 할부금을 6개월간 유예해주는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제살깎아먹기’ 재연은 안 돼
2009년 어슈어런스 프로그램 가동으로 재미를 봤던 현대차가 수년 뒤 인센티브(판매촉진비), 재고 증가로 어려움을 겪었단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대차 미주법인(HMA)이 실시하고 있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 코로나19 사태로 실직하면 최대 6개월간 할부금을 면제해 준다. 사진 HMA 홈페이지





현대차는 2010년대 중반 과도한 인센티브 부담으로 수익률이 낮아지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 부재, 현대차-제네시스 딜러망 분리 혼란 등이 겹치면서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이 도로 급강하한 경험도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수년간 글로벌 권역본부를 신설해 책임 경영을 하고 인센티브와 재고를 줄이며 수익성을 회복했는데 무조건 같은 전략은 통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자산가치가 급락했을 때에 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등으로 대응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대차그룹은 미주·유럽 물류와 판매 네트워크가 사실상 ‘셧다운’됨에 따라 수출용 국내 생산 재조정도 검토 중이다. 수요 급감에 따라 국내 완성차 공장의 경우 생산계획을 주 단위로 짜 대응 중인데 일부 수출 물량의 경우 감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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