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우울증? …남과 비교만 안 해도 좋아져
'생스기빙' 스트레스 탈출법
올해부터 간소화 할 만
사별 가족 잊으려 말고
추억 공유하면 힐링 돼
몇 년 전 은퇴한 이모(67)씨는 연말연시가 다가오면서 마음이 심란하기만 하다. 이씨는 “은퇴 전 이맘때면 각종 연말 모임이며 선물 준비로 분주했는데 은퇴 후 경제적으로 쪼들리면서 선물 준비며 땡스기빙 파티에 참석하는 것도 부담스럽다”며 “그러다보니 내가 너무 무능력하고 쓸모없어진 것 같아 우울하다”고 털어놨다. 이씨 외에도 육체적, 정신적 질병을 앓거나 배우자나 가족과 사별 한 시니어들도 명절이면 우울감으로 힘들어 한다. 이처럼 홀리데이 시즌이 다가오면서 우울해 하는 시니어들이 늘고 있다. 명절 스트레스로 힘들어 하는 시니어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스트레스 없이 땡스기빙을 보내는 법을 알아봤다.
◆현실적 계획 세우기=시니어를 위한 비영리재단 헬스에이징(healthinaging.org)에 따르면 많은 미국 시니어들이 할러데이 블루스(holiday blues)로 힘들어하는데 그 이유는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 삶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 두려움 ▶사별한 가족에 대한 그리움 ▶경제적·건강상 어려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디디허쉬 정신건강서비스센터 크리스 전 한인담당자는 “많은 한인 시니어들이 은퇴 후 경제적으로 힘들어지면서 이전보다 초라한 할러데이를 보내는 것 같다며 힘들어 한다”며 “이는 한인 사회 특유의 체면 문화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여 진다”고 설명했다.
비단 경제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삶에서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은 너무 많다. 자녀들의 바쁜 스케줄로 생스기빙을 함께 못 보낼 수도 있고 소소하게는 생스기빙 디너 메뉴가 마음에 안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자녀가 생스기빙 당일에 올 수 없는 상황이라면 가족모임 일정을 조정할 수 있고 직접 저녁식사를 준비할 수 없는 형편이라면 외식이나 케이터링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심리상담사들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집중해 우울해 하기보다는 현실에 맞는 계획을 세우면 행복한 명절을 보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간소화하기=매년 생스기빙이면 생스기빙 분위기 물씬 나게 집 장식을 하고 터키를 굽고 손님들을 초대해 파티를 열어왔지만 한해가 다르게 힘에 부친다면 올해부터라도 이를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 데코레이션은 상징적인 것 몇 가지만 거실과 식탁에 내놓으면 되고 생스기빙 디너 메뉴도 간소화하거나 케이터링하면 스트레스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사별한 가족 추억하기=명절이면 사별한 배우자나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우울감이 더 커질 수도 있다. 그래서 명절 때 가족들이 다 같이 모인 자리에선 고인의 이야기를 되도록 삼가려 한다. 이에 대해 크리스 전 한인담당자는 “가족 모임에서 일부러 사별한 가족 이야기를 회피할 필요는 없다”며 “옛날 앨범을 보며 고인을 함께 추모하는 것이 마음에 쌓아두는 것보다 훨씬 더 힐링이 된다”고 조언했다. 또 사별한 가족으로 인해 한없이 우울해 하기 보다는 현재 당신을 사랑하고 도와주는 이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에 집중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새로운 전통 만들기=배우자 혹은 자신이 질병으로 거동이 불편해졌거나 자녀들과 생스기빙을 함께 보낼 수 없는 형편임에도 이전에 해왔던 명절 전통을 고집하는 것은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힘들게 하는 것이다.
심리상담가들은 “내가 바꿀 수 없는 불가능한 것에 연연해하며 우울해 하기보다는 현재 상황에 맞는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 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즉 매년 생스기빙엔 가족들과 야외활동을 많이 했지만 올해는 그럴 수 없는 여건이라면 할러데이 조명을 잘 해놓은 지역을 드라이브하거나 TV로 콘서트를 관람하는 것도 방법. 또 자녀들과 함께 할 수 없다면 화상 채팅으로 대화하거나 가까운 이웃을 초대해 각자 음식을 마련해 오는 팟럭(potluck)파티를 계획해 보는 것도 좋겠다.
이주현 객원기자 joohyunyi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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