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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사람들] 올해 첫 시집 발간 송인자씨

“공부를 일찍 시작 못한 게 아쉬워요”

1975년 남편을 따라 시카고로 이민 온 송인자(사진)씨 수중엔 달랑 800달러가 쥐어져 있었다. 목사님이 사는 주택 2층에 살며 50달러를 주고 산 중고차를 끌고 다녔다. 당시 목사님을 따라 부흥회를 다니고 믿음 많은 교인들과 어울리는 생활을 했다. 첫 단추가 중요하다는 말은 나중에야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우리 가정에 믿음의 큰 축복을 예비하신 것 같아요”라는 그는 뒤돌아보건대 그 때의 믿음 생활로 두 아들을 키우며 어려운 초기 이민 생활을 극복했다고 회상한다.

어느 새 큰 아들은 뉴욕대를 졸업하고 해외에 머물며 자기하고픈 일을 하며 살고 있고 막내는 전문직에 종사하며 세 손녀를 안겨주었다.

송 씨는 우체국에 근무하면서 여러 타인종과 어울리며 함께 일을 했다. 힘들었다. 휴식 시간에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외로움을 달랬다. 시는 그때부터 쓰기 시작했다. 전자상을 하던 남편이 휴일 아침 스토어를 열기 전 다운타운 네이비피어에 데려다 주면 남편이 업소 문을 닫고 올 때까지 커피 마시고 책을 읽고 글을 썼다.



6년 전 은퇴한 송씨는 이즈음 남편과의 여행을 즐기고 있다.

옐로우스톤을 가던 중 산에서 텐트를 치고 잤는데 늑대와 곰의 습격을 걱정하며 밤을 지새웠다고. 나이아가라 48미터 폭포를 쳐다보며 마치 지구 한 모퉁이가 무너져 내리는 듯한 느낌을 갖기도 했다.

그는 여성회 합창단, 라인댄스, 문인회원, 예지문학회원, 문경문인으로 정신 없이 뛰어다니다 보니 “백수가 과로로 쓰러진다는 말이 실감이 간다”고 토로했다.

송씨는 2014년 서울 문학 시 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올해 ‘시는 노예다’라는 첫 시집을 발간했다.

그는 “글을 쓸수록 나의 부족한 갈망이 채워지지 않더라구요. 결국 늦은 나이지만 경희사이버대학 미디어 문예창작과에 입학했습니다”고 말했다.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나이지만 최선을 다해 열공하고 있어요.” 송씨는 시험이 있을 때마다 강의내용을 몇 십번씩 읽어야 한다고 고백했다. 무엇보다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에 전율을 느끼곤 한다고. 그리고 장학금을 받아 남편을 깜짝 놀라게도 했다. 그는 나이 드는 것에 대한 미련은 없었는데 조금 더 일찍 공부를 시작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털어놨다.

“누구나 공감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그는 자신에게 힘들다고 여기는 일들이 주위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다면 그것이야말로 ‘행복’일 것이라고 속삭인다.


James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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