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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건이 그라이스를 만났을 때’

랭킹 776위 양건, 캐디없어 클럽측에 요청
‘초짜’ 캐디 “우승하면 마스터스 같이 가자”











무명의 한국 아마추어 골퍼 양건이 17일 존스크릭 애틀랜타 애슬래틱 골프클럽 하일랜즈코스(파71, 7490야드)에서 열린 제114회 미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아마추어 세계랭킹 776위의 선수가 돌풍을 일으킨 것이다. 그러나 이변의 주인공 양건 만큼이나 이번 대회에서 주목을 받은 이가 있다. 바로 캐디로 나선 리처드 그라이스(55)씨.
양건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마땅한 캐디가 없어 대회장소인 애틀랜타 애슬래틱 클럽에 캐디를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랭킹 776위의 백을 들어줄만한 캐디가 없었던 것. 클럽 측은 수소문 끝에 회원인 리처드 그라이스를 소개했고, 두 사람은 대회 1주일 전부터 연습라운드를 통해 호흡을 맞췄다.
미국골프협회(UAGA)에 따르면 그라이스는 지난 2001년, 2011년 PGA 챔피언십에서도 진행요원과 같은 자원봉사자로 활약한 바 있다. 핸디 9의 실력을 갖춘 그는 다트머스 칼리지에 재학중인 딸의 골프경기에 캐디로 나선 것을 제외하곤 캐디 경력이 전무한 ‘초짜’다.
그의 직업도 캐디에 어울리지 않는다. 그는 현재 ‘앨스턴 베어드’(Alston and Baird)라는 법률회사에서 일하는 변호사다. 이 로펌은 ‘가장 위대한 아마추어골퍼’라는 수식어를 가진 골프선수이자 변호사 바비 존스가 파트너로 근무했던 곳으로도 잘 알려져있다.
초짜 아마추어 선수와 실력파 변호사의 실랑이는 연습 때부터 실제 경기까지 이어졌다. 연습 라운드 후 양건이 그라이스에게 감사의 표시로 돈을 건네려고 하자, 그라이스가 완강히 거부한 것. 그라이스는 이에 “돈을 벌기위해 캐디를 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우승하면 마스터스에 같이가자”고 말했다.
경기 중에도 둘은 클럽 선택을 놓고 의견대립을 보이기도 했다. 확률이 높은 방법을 선택했던 그라이스와 달리, 양건은 공격적인 자기방식을 주장했던 것. 그라이스는 애틀랜타 저널(AJC)과의 인터뷰에서 “그에게 조언을 할 때마다 내가 코치가 아니라는 생각을 거듭해야했다”며 “조언은 했지만, 대부분 선수의 판단에 맡겼고, 결과적으로 우승을 거머쥐었다”고 말했다.
대회 우승으로 양건은 내년 마스터스와 US오픈, 그리고 브리티시 오픈 출전권을 따냈다. 그는 내년 마스터스 대회에 그라이스와 함께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연습 때 장난으로 건넨 말이 기적같이 이뤄진 것이다.




권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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