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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60주년 그후 <3>…전쟁 고아들 입양돼 미국으로

미군과 결혼 전쟁 신부들도
남편 따라 미국으로 이주
상처 탓 한인 사회와 거리

예수사랑나눔선교회의 이영배 선교사 부부는 매주 일요일 애틀랜타 다운타운 홈리스 쉘터에서 무료 급식 봉사를 한다. 주중에는 식당을 하고 주말에는 70~100인분의 음식을 만들어 노숙자들에게 대접한다.

1954년생인 이 선교사는 전쟁고아다. 그는 참전용사인 아버지가 전투중 부상으로 사망한 뒤 5남매의 손을 잡고 월미도 영종보육원을 찾아갔다. 이 선교사는 “고아로 자라 배고픔이 어떤 것인지 누구보다 잘 안다”며 “월미도 주둔 미군 해병대 아저씨들이 준 옥수수와 우유를 먹고 자랐고, 명절 때마다 준 초콜릿과 막대사탕을 준 아껴먹었던 기억이 선하다”고 회고한다.

이 선교사는 “노숙자 중에는 주한미군 출신도 많다”며 “미군 원조를 먹던 고아가 커서 미국 노숙자에게 한국음식을 대접하는 것이 마치 운명같다”고 말했다.

▷숨겨진 상처 ‘전쟁고아’= 한국전쟁은 전사자와 부상자 뿐만 아니라 고아들을 양산했다. 이들중 상당수는 미국에 입양됐다. 1950년부터 1964년까지 미국에 입양된 전쟁고아는 5348명에 달한다. ‘애틀랜타 한인이민사’는 한국전쟁중 부모가 사망하거나 가족을 잃어버린 아이들이 애틀랜타에 입양되기 시작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1950년대 후반 주한미군으로 복무한 스탠 피셔(71) 씨는 남녀 고아 2명을 입양했다. 피셔 씨는 “한국 주둔 당시 부대 차원에서 위문간 고아들을 잊지 못했다”며 “미국에 돌아오고 나서 그들이 다시 생각 나 한국 고아를 입양했다”고 밝혔다.

피셔 씨의 두 자녀 역시 변호사와 비즈니스맨으로 성장했지만 한인사회와 교류는 적다. 한인들을 위한 시민권강사로 활약하는 피셔 씨는 “자녀들이 아쉽지만 한국에 대한 관심은 없다”며 “자녀들의 판단을 존중할 뿐”이라고 말한다.

이렇듯 전쟁고아와 입양아들은 한국인의 핏줄임에도 불구하고 미주 한인사회와 적극적으로 어울리지 못한다. 한인사회의 보수성과 순혈주의, 입양아라는 출신 때문에 성장해도 한인사회를 멀리하고 있다.

입양아 출신 작가 제인 정 트렌카 씨는 “미국내 한국출신 고아들의 숫자가 적지 않지만, 입양인들은 여전히 한인과 접촉하고 한인사회에 진출하길 꺼려한다“입양인들은 한인들에게 끊임없이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하도록 요구받곤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잊혀진 이름 ‘전쟁 신부’= 전쟁 신부(war bride)들은 미주 한인사회에서 소외된 또다른 그룹이다. ‘애틀랜타 한인 이민사’에 따르면 한국에 주둔한 20대 미군 청년들이 한국여성들과 교제하면서 결혼해 미국으로 이민온 여성들의 숫자가 1950년부터 1964년까지 6000여명으로 추산된다.

남동부에 산재한 미군기지 주변에는 아직도 전쟁신부들을 흔히 볼수 있다. 조지아주의 경우 포트베닝 육군기지가 위치한 콜럼버스, 도빈스 공군기지가 위치한 마리에타에서 전쟁신부들이 머물렀다. 콜럼버스 반석장로교회 박성만 목사는 “미군과 결혼한 전쟁신부들은 60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을 잊지 않고 남편과 함께 한국교회를 찾으며 한미관계를 잇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전쟁신부들은 이른바 ‘양공주’라는 편견을 피해 한인사회와의 접촉을 피하기도 한다. 40년전 미군과 결혼한 김 모 씨는 “‘양공주’라는 말이 듣기 싫어 한국사람이 없는 곳으로 피해가서 살기도 했다”며 “한인들이 드문 노스캐롤라이나, 테네시주에는 미군 남편과 사별하거나 이혼한 후 고독한 노후를 보내는 전쟁신부들의 사연도 드물지 않게 들려온다”고 밝혔다.

이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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