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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호의 시사분석] 시카고 최장수 시의원의 민낯

에드 버크 시카고 시의원. 1943년생으로 올해 75세다. 지난 1969년 시카고 남서부를 지역구로 하는 14지구 시의원에 처음 당선된 이후 50년째 재직 중인 시카고 최장수 시의원이다. 당초 14지구는 버크의 아버지가 시의원으로 재직하고 있었는데 암으로 사망한 후 아들 버크가 물려받았다.

지난 2월 시카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버크 시의원은 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부패 혐의로 기소됐음에도 불구하고 무난하게 재선에 성공했다. 부패 혐의를 받고 있던 다른 시의원들이 사임하거나 낙선한 것에 비하면 건재함을 과시한 것이다. 단 자신이 속해 있던 시의회 재무위원회 위원장직에서는 물러나야 했다. 부인 앤 버크는 일리노이 대법관이다.

31일 버크 의원에 대한 추가 기소가 있었다. 이날 공개된 기소장에 따르면 어떻게 버크 의원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이권을 챙겼는지 상세하게 나온다.

주요 혐의는 갈취였다.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다른 사람으로부터 현금이나 재산을 챙기는 수법. 부정부패한 정치인들에게 가장 널리 적용되는 죄목이다.



버크 의원에 대한 추가 기소는 올해 초 그의 시청 사무실과 지역구 사무실을 급습한 FBI가 확보한 증거로 그 내용이 드러났다. 아울러 시의회 조닝위원장이었던 대니 솔리스 의원이 수사기관에 협조하면서 도청장치를 달고 두 사람간 대화를 고스란히 증거로 남긴 덕분에 밝혀질 수 있게 됐다.

버크 의원의 갈취 혐의는 크게 네 가지다. 구 중앙우체국 개발업자를 상대로 자신의 법무법인을 고용하도록 압력을 넣은 것과 필드 뮤지엄 직원 채용 관련 압력, 버거킹 비리, 이민 변호사 찰스 추이 관련 비리 등이다. 찰스 추이 변호사는 시카고 한인들에게 익숙한 인물이다. 주로 취업을 통한 비자와 영주권 신청을 대행했는데 그의 의뢰인 중에는 많은 한인들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 변호사는 자신이 투자한 쇼핑몰이 시청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뇌물을 제공하고 FBI에 거짓말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59페이지에 달하는 기소장에는 각종 이권을 위해 달려드는 하이에나 시의원의 모습이 상세하게 묘사돼 있다. 재개발을 위해 타주에서 온 업자를 지목하며 “아직 현금 등록기가 열리지 않았다”고 뇌물을 요구하기도 한 것이 단적인 예다. 버크 시의원은 이제 부패한 시카고 정치인을 상징하고 있다. 로리 라이트풋 신임 시카고 시장도 버크 의원에 대한 추가 기소가 알려지자 즉각적인 사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물론 버크 의원은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질 것이라면서 자신의 혐의를 일절 인정하지 않고 있다. 막대한 시 재정을 낭비하고 이로 인한 각종 세금과 수수료 인상의 원흉으로 지목된 부패 시카고 정치인의 말로는 이제 곧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은 아니다. 유권자들의 관심이 멀어지고 감시가 느슨해지는 순간 제2의 버크 의원은 언제라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버크 의원이 이러한 혐의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곰곰히 따져봐야 할 것이다. [객원기자]


박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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