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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사람들] 음악으로 교회•이웃 봉사 민병찬씨

“베풀면 더 큰 은혜 받죠”

다섯형제의 장남인 민병찬(사진∙80)씨는 형제 초청으로 1987년 시카고 땅을 밟았다. 도착 후 동생이 미리 준비해둔 시카고 남부 63가 금가게를 운영했다. 이후 쥬얼리 가게들을 사위들과 파트너로 운영하면서 어렵지 않게 이민 생활을 꾸려왔다.

“좋은 시절에 비즈니스를 했어요. 체류 신분에 어려움을 겪던 한인들을 도와주기도 했죠. 지금 모두 잘 살아가고 계시니 뿌듯합니다.” 그는 금은 먼지까지 팔 수 있는 비즈니스로 재고 문제가 없었고 외려 밑천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금 비즈니스는 경기와 반비례하는 특성을 갖고 있죠. 경기가 나빠지면 금 가격은 상승하거든요”라고 덧붙였다.

대전이 고향인 민씨 집안은 1960년대 인근에서 잘 알려진 부호였다. 어려운 이웃집에 연탄을 들여주기도 하고 장학금도 자주 기탁했다. 민씨는 당시 아코디언을 연주하고 노래를 잘 부르던 부친을 뚜렷하게 기억한다.

몰톤그로브에 사는 민씨는 1남4녀를 뒀다. 모두 시카고 지역에 살고 있는데 하나 같이 음악을 잘한다.



큰 딸은 아버지합창단에서 피아노 반주를 한다. 5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 숙명여대 경제학과를 거쳐 시카고에서 음대 석사까지 마쳤다. 둘째 딸은 유니크루즈 비즈니스를 시작한지 얼마 안 된다. 충남대 영문과 출신인데 바이올린은 물론 피아노, 아코디언 연주 솜씨가 남다르다. 셋째 딸은 고교 때부터 바이올린으로 일본에 연주를 갈 정도였다. 나일스 H마트 내에서 문방구점을 운영하고 있다. 넷째인 아들은 NIU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는데 가업을 이어받아 로렌스길에서 쥬얼리 비즈니스를 한다. 교회서 기타와 드럼으로 봉사하고 있다. 서버브 초등학교 교사인 막내 딸은 첼로와 피아노 연주가 뛰어나다.

민씨 역시 1960년대 대전라디오방송국에서 주최한 ‘시민위안의 밤’ 행사에 나가 노래를 하곤 했다. 아들에게 비즈니스를 물려준 그는 이즈음 1주일에 한 두 번은 꼭 한인 양로원에 들러 연장자들께 가요를 선사한다. “아직은 고음 처리가 되더라구요. 한인 연장자들에게 옛 가요를 불러드리는데 인기가 좋아요.” 단골 레퍼토리는 ‘홍도야 울지 마라’, ‘목포의 눈물’, ‘두만강’, ‘동숙의 노래’, ‘불효자는 웁니다’, ‘찔레꽃’ 등이다. 가요와 함께 옛날 변사처럼 멘트를 삽입해 노래의 배경까지 풀어내니 인기가 좋을 수밖에 없다.

다섯 자녀로부터 손주 10명을 둔 민씨 가족은 교회 봉사에도 앞장 선다. 샴버그 한인교회에 출석하는 민씨는 찬양대에서 노래하고 큰 딸과 아들은 연주로 봉사한다.

얼마 전 그는 한국에 가서 남아있던 부동산을 정리하고 돌아왔다. 친인척들에게 섭섭지 않게 챙겨줬다. 민씨는 “이웃을 돕고 베푸는 게 단순한 선심이 아니더라구요. 나중에 은혜를 받게 됩니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서 말입니다”고 말했다.


James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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