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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사람들] 중장비 무역업 은퇴 이어기씨

“손자에게 영어로 자장가 들려줘야죠”

1979년 가족 이민으로 도미한 이어기(사진)씨는 UIC에서 전기를 공부했다.

중장비 부품 무역업에 종사한 그는 한국, 중국, 일본을 다니면서 발품을 팔았다. 단순히 아시아산 중장비 부품을 가져와 팔기보다는 이곳 실정에 맞도록 재가공 한 후 판로를 개척하는 자신만의 마케팅을 펼쳤다.

한 예로 한국에서 유행한 ‘온풍기’의 경우 자신의 아이디어를 가미, 미국에서 제품 생산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결국 이 씨의 아이디어는 한국의 지인에게 전수돼 한국과 미국에서 대박을 터뜨렸다고 한다.

얼마 전 은퇴 후 부인과 함께 서부로 자동차 여행을 떠나 7천 마일 이상을 운전했다. “애리조나를 거쳐 라스베가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을 거쳐 캐나다까지 올라갔었죠. 외딴 지역에 들러 한국식당 주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죠. 힘들어도 열심히 사는 모습에 감동을 받기도 하구요.”



사우스 배링턴에 거주하는 그는 지인들 사이에 핸디맨으로 불린다. 히터나 에어컨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달려가 수리해주곤 한다.

오하이오 클리블랜드 출신의 부인은 10세 때 도미한 1.5세. 두 딸은 배링턴 고교를 나와 모두 직장 생활을 한다. 큰 딸은 일리노이대학 어바나 샴페인을 졸업하고 샌프란시스코에서 디지털 관련 회사에, 작은 딸은 아메리칸 유니버시티를 졸업하고 워싱턴 DC에서 Trial 변호사로 뛰고 있다. 타인종 큰 사위는 철인 3종 선수다.

마라톤, 싸이클, 수영을 하는 그는 세계적인 대회에 출전한 정도의 수준급 실력이라고 귀띔한다.

평안도 출신 부모님을 둔 이 씨는 미 중서부 이북도민연합회는 물론 무역협회, 한미장학재단 등을 통해 한인 사회 활동에 적극 참여했지만 환갑을 지나면서 마무리했다.

그는 은퇴 연금을 받기 전 몇 가지 삶의 목표를 갖고 있다.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영어 클래스를 다시 공부할 겁니다. 미국 성당에 출석해 영어로 미사를 보는 것을 시도해야죠. 지난 4월 첫 손자를 봤는데 영어로 자장가 정도는 불러줘야 하지 않겠어요.”

이 씨는 시카고 한인사회가 점차 고령화 되어가지만 한인 2세들이 약진해 주류사회에서 당당히 코리안 아메리칸의 위상을 세워주기를 기대한다. 한인 커뮤니티 역시 여기에 Priority를 두었으면 한다고 했다. 코리안의 정체성을 유지하되 주류사회서도 당당히 서는 것, 이어기씨가 그리는 미래 코리안 아메리칸들의 그림 한 컷이다.


James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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