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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주의 살며 사랑하며] 잃어버린 반쪽이 아닌, 온전한 한 영혼을 위하여

사계절이 다 나름 아름답지만, 그 가운데서 봄, 특히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는 말에 걸맞게 장미며 작약, 수국 등의 화려한 꽃들이 흐드러지는 향기로운 달이다. 동창생들이 선남선녀의 짝짓기를 마치고 무대의 주역으로 오르는 자녀들의 근황을 지구상 곳곳에서 알려오는 계절이기도 하다. 잃어버린 반쪽을 찾아냈다는 표현과 자부심이 영화처럼 근사한 동영상 곳곳에 스며있다. 잃어버린 반쪽은 그러나 그 출처부터가 허구다.

잃어버린 반쪽은 플라톤의 향연(Symposium)이라는 책에서 비롯되었다. 그 책에서 아테네의 시인이며 희극작가인 아리스토 파네스가 사람은 원래 남, 여, 양성, 세가지 성별이 있는데, 그 형상은 하나의 머리 양면에 얼굴은 둘이고, 팔 다리 손 발이 각각 두 쌍으로 네개씩이라 하였다. 성기는 앞 뒤 얼굴에 맞추어 하나씩인데, 남성은 앞뒤로 남성, 여성은 앞뒤로 여성이며, 양성은 남성과 여성의 생식기를 함께 보유한다고 하였다. 이들은 걷다가 몸을 둥글게 구부려 구르면 속력을 내기도 하는 등 막강한 힘과 지적 능력을 보유한 채 야심있게 신들을 공격하기도 하였으므로 제우스가 이를 보다못해 해결책을 내놓았다. 그들을 아예 없애기보다는 나누어 쪼개 놓으면 힘이 약해지나 숫자는 훨씬 많아져서 신들에게 이익이라는 판단에서 반쪽사람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래서 양면성 인간을 쪼개어 각자 정면을 향해 나아가게 하자 다른 한 쪽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고, 숫자상으로는 많아져서 널리 흩어졌다. 그 후로 인간은 자신의 몸에서 분리된 원래의 반쪽을 찾고자 하는 염원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데이트 상대나 평생을 함께할 배우자를 원하는 사람들은 비록 막연하나 잃어버린 반쪽이라는 환상적 문구에 연연한다. 그러나 첫눈에 가슴이 뛰는 상대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고 해도 그 대상이 가진 매력이 이유가 아니고 그 상대를 통해 자신이 평소에 가지고 있던 기대와 감상이 투사되어 나온 결과라고 밝혀졌다.



매력은 환상을 이끌어내는 능력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개개인마다 이미 이상적이고 낭만적인 이미지가 잠재되어 있기 때문에 심리분석가인 칼 융은 “모든 남자들이 자신 안에 이미 자신만의 이브를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사랑 때문에 죽는다거나, 그대 없이는 안 된다는 절규는 독립성과 성숙성에 문제가 있거나 다른 사람에게 의존해서 자신의 외로움이나 부족된 면을 채우고자 하는 간절함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진정한 로맨스는 환상을 통해 느끼는 감정이 아니고, 상대를 진심으로 대하고 그의 성장과 복지, 행복을 위하며, 그가 가진 감정 상태를 지켜주고 보호해주는 과정에서 파생되는 결과다. 그리워할수록 더 그리워지는 원리가 낭만의 전제다.

기다림이 필요 없는 세대, 장애나 어려움이 없는 만남은 그리움의 여지가 없고 따라서 로맨스도 부재다. 원하는 것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 소유로 만들고 상대방의 의사에 상관없이 자기가 원하는 행로로 나아가기를 강제하는 사람은 소유와 사랑을 오해하는 사람이다.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할 때 진실을 숨겨둘 장소에 대해 고민하였다고 한다. 천사들이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였다. 첫째의 제안장소는 가장 높은 산 꼭대기였고, 둘째는 깊은 바닷속, 셋째는 가장 먼 별나라였다.

신의 최종 결정은 그러나 뜻밖에도 전혀 달랐는데 진심으로 구하면 쉽게 찿을 수 있으나 억지로 힘을 쓰면 전 우주를 탐사할 능력을 감추고도 불가능한 곳이었다. 천사들은 다시 머리를 맞대고 궁리를 하였지만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때 창조자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진실을 숨길 자리는 바로 인간의 마음이라고.

곁에 있어도 여전히 그리운 사람이 있는가. 그 마음을 헤아리는 초조로움과 기대와 기쁨의 대상이 있는 삶은 향기로운 5월의 정원을 마음속에 들여놓은듯 싱그러울 것이다. 그리운 이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이나 천국을 그리며 소망하는 일- 다 마음에서 찿아낼 진실임이 분명하다. 잃어버린 반쪽이 아니라 숨겨진 진실을 구하는 삶- 낭만 가득한 삶일 것이다. [종려나무 교회 목사, Ph.D]


최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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