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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주의 살며 사랑하며]교회 변질의 역사

누군가 오늘날의 교회를 두고 시장이나 극장과 하등 차이가 없다고 말하고, 또 누구나 교회가 시장보다 누구의 추문을 듣거나 퍼뜨리기에 더 편리한 장소라는 것을 안다라고 평하는 것을 듣게 된다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오늘날의 교회는 세상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서나 흔히 보여지는 대부분의 추태를 그대로 경험하는 장소로 이해되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내용이 콘스탄티노플의 주교이며 유명한 신학자로 4세기에 살았던 요한 크리소스탐이 했던 불평이라는 것을 알고 나면 놀라움과 함께 허탈해진다. 교회의 변질된 모습이 그토록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증거하기 때문이다.

초대교회는 성령의 역사가 활발한 카리스마적인 교회였다. 예수가 제자들에게 그들의 삶과 목회에 있어 성령의 힘과 능력을 기대하도록 가르쳤으므로 초대 교인들은 초자연적인 능력을 당연시 했다. 초대 교인들은 가정집에 모여 즉흥적인 예배를 드리면서 성령이 각 개인에게 역사하기를 기대했다. 방언과 예언, 치유와 기적이 행해지는 것이 기대되고 또 당연시 되었다. 사도행전에서 바울서신에 이르기까지 기적과 영적인 은사들은 그리스도교인들의 삶에 매우 흔했던 일임을 보여준다. 하나님의 능력으로 사람들이 개종되고 새로운 교회들이 세워져 갔다.

그렇듯 초자연적인 일을 행하던 교회 시대가 312년 콘스탄틴 황제의 개종을 기점으로 저물기 시작하고 대신 교회가 이 세상에서의 권력을 행사하는 시대의 시작이 되었다는 것은 일종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313년 밀라노 칙령에 의해 국가의 인정을 받게된 교회는 이제 정치적, 사회적 위상을 높이려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가 되었다. 일단 기독교가 국가의 종교가 됨으로써 다른 종교를 가지는 것은 처단을 감수할 위험한 일이 되었기 때문에 교회는 결과적으로 이단과 온갖 종교적인 사상과 행위, 심지어는 해이해진 도덕성까지도 수용되기에 이르렀다.

국가와 병합된 이후로 교회는 로마의 정치적 모델을 교회의 법에 적용시켰다. 예를 들면, 교회 건물은 앞 정면에 왕좌같이 높이 올려진 단상이 있고, 거기에 교황의 자리가 놓이고 아래쪽으로 줄줄이 놓여진 자리에 교인들이 앉도록 세워졌다. 교회 건물 자체가 초대교회처럼 교인들이 한자리에서 살아있는 예배를 드리는 일이 불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교회는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이 높은 격식을 갖추어 의례를 주도하면 교우들은 수동적으로 관망만 하는 위치가 되었다. 흔히 볼 수있는 웅장한 성당과 오늘날의 초대형급 교회들의 형태와 같다.



초기 교회에서 보여지던 은사들이 주춤해지자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은사중단론을 믿는 자들이 생겨났다. 은사중단론은 방언이나 축사, 치유은사 등 성령의 은사가 12사도를 끝으로 중단되었다고 가르치는 이론이다. 은사중단론자들은 성령은 더 이상 개인이나 기적적인 일들을 통해 역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은사중단의 근거를 성경의 완성과 연결시켜서 주장한다. 교회의 기준은 성경만으로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성경 어디에도 성령에 의해 행해지는 일이 중단될 것으로 말한 구절은 없다. 오히려 히브리서(13:8)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같다”는 말씀이 있고, 요한복음 (14:15-16)에서 우리에게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키리라/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리라”고 성령을 약속하고 있다.

성령의 일을 방해하는 진짜 장애에 대해 요한 크리소스탐은 “성령의 일을 방해하는 것은 성령이 이제 그쳤는지 지금도 일하시는지가 아니라, 믿는 사람들의 삶 속에 성령이 원해지고 환영을 받는지 아닌지에 달려있다” 고 정의했다. 살아있는 신앙을 원한다면 성령을 인정하고, 원하고, 바라는 자세가 필수요건이다. [종려나무 교회 목사, Ph.D]


최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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